나는 바보입니다

by 신성규

세상에는 늘 ‘천재’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보통의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생각하며,

남들과는 다른 길을 걷는다.


하지만 이 ‘천재’라는 이름이 반드시 찬사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천재가 서 있는 자리는 종종 외로움과 오해, 그리고 고립이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익숙한 틀에서 벗어나지 않으려 하고,

낯선 생각과 다른 목소리를 불편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순간 나는 깨달았다.

‘바보들 사이에서 천재는 결국 바보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천재라는 것은 나의 본질이 아니라,

주변 환경과 타인의 시선이 만든 허상일 뿐이었다.

내가 아무리 명석한 생각을 품어도,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순간,

나는 바보가 되어버린다.


그리하여 나는 결심했다.

‘바보가 되자.’


이 결심은 포기가 아니다.

오히려 내 안의 자유를 위한 선택이었다.

천재라는 이름에 얽매여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것보다,

바보라는 옷을 입고 세상과 섞이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바보가 된다는 것은 무지하거나 어리석음을 인정하는 게 아니다.

바보가 된다는 것은 겸손을 선택하는 일이며,

남들의 눈높이에 맞춰 소통하는 기술이다.

또한, ‘모른다’를 인정하는 용기이기도 하다.


내가 바보가 되기로 결심한 순간,

나는 오히려 더 많은 사람과 연결되었고,

더 깊은 공감을 얻었으며,

나 자신의 또 다른 면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 바보 속에서

내가 진짜 원하는 자유와 평화를 만났다.


바보가 되기로 한 나의 선택은

누군가를 속이거나 외면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를 숨기면서도,

진심으로 살아가는 방법이었다.


그래서 나는 묻는다.


과연 진짜 천재는 누구인가?

세상의 잣대에 맞춰 홀로 고립된 자인가,

아니면 바보의 옷을 입고도 자신을 잃지 않는 자인가?


나는 오늘도 바보로 산다.

하지만 그 바보 속에서

천재보다 깊은 지혜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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