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랑을 할 때마다 부서졌다.
가끔은 내가 가진 인간됨의 마지막 줄기까지도
산산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나는 사랑을 닫지 않았다.
왜냐면 진짜 사랑은 나를 견고하게 만들지 않는다.
오히려 나를 해체시킨다.
사랑은 나를 무너뜨린다.
그래서 나는, 오히려 그 사랑이 진짜였다고 믿는다.
사랑이란 타인 앞에 나를 완전히 노출시키는 일이다.
가장 추한 모습까지,
가장 비이성적인 감정까지,
가장 숨기고 싶었던 결핍까지,
그 앞에 드러난다.
그래서 사랑은 때로는 파멸이고,
때로는 자해이며,
결국은 해방이다.
사랑은 ‘나’라는 존재를
보호하려는 모든 방어기제를 부숴버린다.
나는 그래서,
사랑 앞에서 솔직한 자만이 진실에 도달할 수 있다고 믿는다.
설령 그 진실이 나를 파괴할지라도.
영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을 보며
나는 그 인물에게서 내가 느끼는 감정의 형태를 보았다.
세상이 ‘과잉’이라 부르는 사랑,
무모하다고 비웃는 집착,
“자기 파괴적이다”라고 단정짓는 감정.
그러나 나는 알고 있었다.
마츠코는 사랑하고 싶었던 게 아니다.
그저 사랑으로 존재하고 싶었을 뿐이라는 것을.
나도 마찬가지다.
누군가를 통해 살고 싶었다.
그 사람과의 감정 속에서, 살아 있었다.
그리고 그 감정이 나를 부숴도,
나는 그것을 살아야만 했다.
나는 매번 무너졌지만,
다시 사랑에 손을 뻗었다.
사랑을 했던 내가 멍청했던 것이 아니라,
세상이 너무 비겁하게
사랑을 감추고 있었던 것이다.
사랑이 나를 망가뜨린 게 아니라,
사랑을 감당하지 못하는 구조가 나를 망가뜨린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다시, 또다시 사랑할 것이다.
사랑은 가장 위대한 해체이고,
가장 격렬한 창조다.
나는 다시 사랑할 것이다.
그것이 나를 파괴하더라도,
나는 그것으로 존재했음을 증명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