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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숲정원 Feb 14. 2024

Nature


오후 2시 무렵 햇살이 비쳐 드는 방

푸른 구슬 세 알을 점심으로 먹고 잠이 들었다

빛의 수호는 아직 길지 않다


오후 3시부터 햇살이 사그라드는 방

수호의 바짓가랑이를 붙들어

진흙 같은 눈꺼풀을 가까스로 들어올렸다

그 사이로 드러난 진실의 전경은

최전방의 모래 해변


옆으로 드러누운 영혼의 둔덕을

파도는 거치지 않은 적 없다

해안가의 높은 절벽도 긴 방파제도 아니고

파도의 발치에서 젖어드는 몸


대신 태어난 운명의 지점들

숲길로 구부러진 해송도 둑도 아니고

최전방에서 파도와 몸을 치대는

영혼의 쓸림


그대들은 높은 곳에서 아름다워할 수 있다

이 자연의 전시품을 향한 눈을

아련히 뜰 수 있다

영혼의 익사에 감탄하는 그대들이여


오후 5시 무렵 어스름이 밀려드는 방

깨어난 육체

젖은 영혼을 끌어

침대에서 일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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