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견디던 몸을 털면
가시와 바늘들 수두룩 떨어졌다
우주에서 너도 수두룩 쪼개졌는데
너의 아침은 나의 따귀를 때렸고
너의 점심은 뒷걸음질 쳤고
너의 저녁은 냉담하여 차라리 나는
이끼로 덮인 습지로 가서 몸을 누였다
너의 밤이 너의 새벽이 거기 있었고
낙엽을 떨구듯 털어도 털어도
채 떨어지지 않는 가시와 바늘들 있었다
너의 밤이 그걸 왜 품고 있느냐고 품고 있는 게 이상한 거라고 했고
이 캄캄한 우주에서 새빨간
침엽수의 맨살을 엿보고 입을 다물었다
그리하여 너의 새벽이 곁으로 다가와
아침과 점심, 저녁과 밤을 지날 때까지 바람 한 점 껴안지 못했노라며
이제 새벽의 고요에 함께 몸을 담그자고
조심히 옷을 벗겨 가시와 바늘을 떼주었다
순간 한 점 온풍
고요를 머금은 구멍들로 깃들어
영원의 망울
태아의 눈을 하고 잠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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