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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숲정원 Feb 21. 2024

타이밍과 랑데부


시간을 견디던 몸을 털면

가시와 바늘들 수두룩 떨어졌다


우주에서 너도 수두룩 쪼개졌는데


너의 아침은 나의 따귀를 때렸고

너의 점심은 뒷걸음질 쳤고

너의 저녁은 냉담하여 차라리 나는

이끼로 덮인 습지로 가서 몸을 누였다


너의 밤이 너의 새벽이 거기 있었고

낙엽을 떨구듯 털어도 털어도  

채 떨어지지 않는 가시와 바늘들 있었다


너의 밤이 그걸 왜 품고 있느냐고 품고 있는 게 이상한 거라고 했고

이 캄캄한 우주에서 새빨간

침엽수의 맨살을 엿보고 입을 다물었다


그리하여 너의 새벽이 곁으로 다가와

아침과 점심, 저녁과 밤을 지날 때까지 바람 한 점 껴안지 못했노라며

이제 새벽의 고요에 함께 몸을 담그자고

조심히 옷을 벗겨 가시와 바늘을 떼주었다


순간 한 점 온풍

고요를 머금은 구멍들로 깃들어

영원의 망울

태아의 눈을 하고 잠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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