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서의 첫 시작지는 하이드파크다. 어제의 피로와 긴장감(지갑 분실)을 좀 잊고자 우선 숙소 근처에 있는 하이드 파크를 거닐기로 했다. 일단 계획은 하이드 파크 산책과 공원내 있는 겔러리를 보고 주변 거리를 다닐 생각이다.
숙소에서 조금 걸으면 되지만.. 문득 걷기 싫다는 생각에 버스를 타고 공원 입구쪽에 내려 들어갔다.
하이드파크는 정말 큰 곳이었다.
그냥 도심에 숲을 옴겨 둔것같은 그런 곳.. 그리고 그 속에 많은 사람들이 정말 이것 저것을 하며 공원을 즐기고 있었다. 운동도 하고 산책에 배회에.. 노래를 하는 사람도 있고.. 학생들이 단체로 놀고 있기도 하고.. 뭐 그런 자연스런 공원의 모습이었다.
다만, 어떤 인공적인 요소는 거의 없는 그런 곳이었다.
원례 정원하면 영국식 정원이 상당히 유명하다. 그리고 그 영국식 정원의 가장 대표적인 곳이 이곳 하이드파크라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이곳을 돌아보니.. 그냥 온전한 숲이 었다.
공원을 온전한 숲 혹은 자연 그대로 하는 것이 영국식 정원의 지향점이 아닌가..문득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공원은 거의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준다.
충분히 이름없는 풀꽃들을 잡초라 생각할 수 있고, 잔디밭은 무성한 풀로 길게 늘어지 있지만, 특별히 손된 흔적없이 공원의 생물들은 자라고 있었다. 그냥 무성한 숲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고.. 그렇다고 잔디 관리를 안하는 것은 아니었다. 사람들이 주로 활동하는 공간 지역의 잔디는 관리가 잘 되어 있다.
그리니까. 적절한 관리와 방임이 그대로 이루어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세세하게 관리하기에는 공원이 정말 크다. 공원내에는 큰 호수가 있는데.. 여기에는 새가 정말 많이 있고. 왠지 그냥 자기 터전처럼 살고 있다. 아낌 없는 새때를 하이드파크 공원에서 볼 수 있다.
실제 가보면 수많은 백조와 기타등등의 새들이 서식지처럼 살고 있다. 혹 조류를 무서워하는 사람이라면 일정 거리를 두고 봐야할 정도로 많은 새들이 한가롭게 터전으로 지내고 있다. 호수에서 배를 타는 사람들도 있고..
하여간 하이드 파크의 주인은 저 새들이 아닌가 생각할 정도로 많은 새들이 이곳에 있다.
빽빽한 런던에 이런 큰 도시속 정원은 뭔가 다른 공간의 여유를 주는 것 같기는 하다. 비싼 땅임에도 그 땅값 이상의 무형의 가치를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것 같다. 물론, 많은 대도시들이 큰 공원들을 품고 있는 이유기도 할 것이다. 서울, 파리, 뉴욕 등등... 다만, 이곳 하이드 파크는 뭐 랄까.. 사람의 인의적인 그런 느낌은 별로 들지 않는 다는 점이 차이가 아닐까..그런 생각을 한다. 음.. 도교 같은 일본 도심의 공원(일본 정원도 상당한 유명세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사람이 만들어 낸 인공미와 자연의 조화랄까..뭐 그런)과는 좀 비교될 수 도 있겠다. 그런 생각을 해본다. 도심 속에 자연을 상당히 만끽할 수 있는 그런 느낌이랄까.. 굳이 외곽의 숲속을 안가도 숲속같은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뭐 이런 느낌도 나온다. 큰 들판을 걷는 기분이릴까... 날이 좋은 날은 저 잔디밭에 사람들이 일광욕을 즐긴다.
공원을 관리하는 사람들은 이런 차를 타고 다니며.. 작업을 하고 있었다. 거기에는 로얄파크라는 휘장이 쓰여져 있다. 참고로 영국에서 "THE ROYAL" 이 들어가면 왕실소유 혹은 왕실 관리의 그 무엇이라는 의미를 가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곳 하이드 파크도 왕실 소유 관리 공원인 것이다.
하이드 파크 내에는 몇몇 독특한 장소(?)라 할 만한 곳이 있다. 내가 들린 장소를 열거해 보면 우선 <SPEAKERS' CORNER> 라는 곳이다. 자유롭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말할 수 있는 일종의 자유발언대라고 생각하면 된다. 물론, 그런 의미가 있지만.. 내가 있던 기간동안은 뭐 떠든 사람은 없고 몇몇 노숙인 들의 안식처(?)로 사용되고 있었다.
그다음은 '서펜타인 겔러리 : serpentine gallery'다. 이곳은 매년 세계적인 건축가의 페빌리온이 1년에 1작가씩 전시된다 (<서펜타인 파빌리온>이라 한다). 이곳은 공원내에 두개의 겔러리로 구성되어 있으며.. 나름 전시수준도 한 특징을 하는 곳이다. 나의 이번 런던 여행 첫 목적인 겔러리 투어의 시작점이다. 다만, 이날은 휴관일인 관계로 볼 수 없었지만.. 다른 날 방문할 수 있었다.
작은 겔러리지만 결코 작지 않은 전시물로 꽉 차있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겔러리 방문기에 적을까 한다.
그리고 또 서펜타인 북쪽(?)겔러리(정확한 명칭은 서펜타인 새클러 겔러리다.) 옆에는 독특한 카페 혹은 레스토랑이자 공간인 건물이 있다.
이곳은 곡선 건축으로 명성이 높은.. 국내에선 동대문 디자인센터(DDP) 건축가로 알려져 있는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건물이다. 작지만 그녀의 건축설계 특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건축물이라 할 수 있다. 처음에는 모르고 봤지만 보는 순간 건축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그녀의 이름을 떠올리는 건 어렵지 않았다.
그리고 또.. 내가 이곳에서 의미있게 본 공간은 다이애나 황태자비의 추모공간이었다. 사전에 알고 간 곳은 아니고 공원을 거닐다가 뭔가 견건한 느낌으로 관리소 혹은 경비소 같은 분위기가 있어 들어가보니 다이애나 황태자비의 추모공간이었다.
추모공간 안에는 상당히 독특한 인공구조물이 있는 시냇물처럼 흐르는 형태로 되어 있다. 큰 타원을 그리며 만들어져 있는데.. 물의 시작점에서 양갈래로 흐르고, 흐르는 공간은 어떤 곳은 거칠고 어떤 곳은 부드럽고 그런 형태로 되어 있어, 마치 그녀의 일대기를 보는 듯한 형상을 볼 수 있다.
위의 사진처럼 고요한 곳이 있는 가하면 거친부분 등등 여러 표면 형태를 가지고 있다. 음.. 참고로 이 공간 내에서는 추모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노래 등등 과도한 행위는 할 수 없다고 안내되어 있다. 한 사람의 인생을 상당히 독특한 방법으로 표현하며, 추모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독특했다.
그 외에도 하이드 파크 내에는 여러 공간이 있어 보였따. 이 곳 외에는 특별하게 기억되는 곳은 없었지만, 커다란 숲을 거니는 그런 정서를 주는 공간이 하이드 파크가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해본다.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