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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샤인 연주리 Jun 10. 2020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 것인가

지금 여기 이곳이 행복이구나

나에게 누가 행복하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태어나서 지금이 가장 행복한 시기라고 서슴치않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회사에서도 행복하냐고 물으면 그럴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중요한 프로젝트를 맡아서 문제없이 잘 처리하면 너무 신이 나는데, 점심시간이 되어서 밥 같이 먹을 친구하나 없는 날이면 군중 속의 외로움에 몸서리 치기도 한다. 수백명이나 되는 직원들 속에서 함께 마주앉아 식사할 사람이 없는 나의 처지라니...


 그러다가도 식사 후에 5만개가 넘는 제품 중 판매중인 제품을 취합해서 자료를 만들어야 하는데, 엑셀이 딱딱 맞아떨어지면 그게 또 모라고 모니터와 묘한 교감을 느끼며  다시금 희열을 느낀다. 그런데 또 제품 중 판매중인가 아닌가 애매해서 담당자에게 물어본 후 작업을 진행해야 하는 데 담당자가 아무리 친절하게 전화를 하고 이메일을 보내고 부탁에 부탁을 거듭해도 답을 주지 않으면 속에서 열불이 난다. 조용히 키보드와 마우스 클릭 소리만 나는 사무실에서 나 혼자 소리를 지를 수도 없으니 마음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 마음 같아서는 담당자를 찾아가 주먹을 들이대며 나의 이메일에 지금 당장 응답하라고 소리치고 싶다.


이렇게 회사에서는 기뻤다 슬펐다 마음속에 요동이 엄청나다. 그러나 그것을 밖으로 드러내서는 안되기에 (왜 드러내면 안되는 지 생각해 보았는데... 그 이유는 첫째, 아무도 그렇게 하지 않으니까. 둘째, 화를 겉으로 드러냈다가는 조용한 회사에 엄청난 이슈를 일으키며 문제아로 찍힐테고, 그러면 부끄러워서 다시 회사에 나오지 못할 것 같으니까) 참고 또 인내해야 한다.  웃긴 것은 신나고 기분 좋은 일도 회사에서는 소리지르면서 환호성을 지른다거나, 아싸, 야호 같은 구호를 외칠 수가 없다. 나의 감정을 조용히 성숙하게 처리해야 하는 곳이 직장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너희와 있을 때에는 내 마음에 Up & Down 이 없다. 늘 기쁘고 늘 좋다. (단, 나의 건강이 별로 좋지 않은 날은 제외) 너희들과 있으면 대체로 행복한 감정이 넘쳐 흐른다. 나의 변덕스러운 감정이 너희를 만나면 호수의 물결처럼 잔잔해진다. 가끔 호수가 이상기후를 만나기도 하고, 번개를 맞은 듯 요동칠 때도 잇지만, 그래도 대부분은 평화로운 감정이 몸에 늘 스며들어 있다.


너희에게는 화가 나면 "엄마 화났어. 안 그러면 좋겠어." 라고 표현도 할 수 있고

기분이 좋으면 "엄마, 좋은 일 생겼어! 엄마 이야기 좀 들어줄래?" 하고 나의 기쁨을 공유할 수 있다.

눈치 보지 않고 나의 감정에 솔직할 수 있기 때문에 너희와 있으면 늘 마음에 평온함이 깃들어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아이들에게 집과 부모는 안식처라고 말들하지만

나에게는 너희들과 함께 있는 게 '마음의 안식처'이다.

그곳이 어디이든 너희와 함께 있을 때 내 마음은 가장 편안하고 내 육체는 가장 좋은 에너지를 갖는다.


그래서 내가 너희를 낳고 이렇게 행복하다고 매일 느끼게 되었나 보다.

"나는 행복해" 라고 말할 수 있는 내가 되었다니, 정말 감사하고 또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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