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머릿속에 물음표가 둥둥 떠다닌다. 내일 오전 강의가 있어서 자야 하는데, 자꾸 춤 생각이 난다.
‘나에게 춤이란 무엇일까?’
8월 31일 일요일, 내가 다니는 댄스학원에서는 다른 지부 선생님과 교육생분들이 함께 모여 중간 점검 실기를 봤다. 이번 9기에는 총 여섯 명이 오디션을 준비 중이다. 여러 사람 앞에서 네 곡의 춤을 추고 나니, 긴장과 설렘, 재미와 아쉬움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실제 오디션에서는 에어로빅, 힙합, 걸스, 나이트(레트로), 근력, 자유곡, 티칭까지 총 여섯 가지를 본다.
오늘은 그중 근력과 자유곡을 제외한 네 곡만 시연했다.
그럼 오늘의 내 점수는?
평균 70점!
엘빅 80, 힙합과 걸스 70, 나이트(레트로)는 50점(내일 선생님께 여쭤볼까? ㅋㅋ)
특히 레트로는 내게 가장 어려운 파트였다. 집중력도 흐려지고 긴장감도 떨어진 마지막 순서에서, 결국 안무 전체를 통째로 잊어버렸다. 연습 때도 유독 헷갈리던 구간이라 더 아쉬웠다.
틀린 부분을 복기하며 남은 기간 어떻게 연습할지, 마음을 다잡아 본다.
[셀프 피드백]
⭐️ 안무 숙지율 80%
전날 동기 언니와 함께 연습하고 촬영하면서 익힌 덕분이다. 특히 동작에 별명을 붙이니 순서가 훨씬 잘 기억됐다. 아직 몸에 익지 않은 구간은 거울 없이도 나올 때까지 반복 연습할 예정. 선생님이 말씀하신 대로 “안무 숙지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가수 비의 영상을 기억하자 : 리허설 때 틀리면 무대에서도 틀린다. 연습 시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동작이 몸에 완전히 새겨져야 연습을 제대로 한 것이다.
⭐️ 긴장보다는 즐거움으로
레트로에서는 긴장 탓에 실수했지만, 그 경험 덕분에 깨달았다. “긴장하지 않으려면 결국 연습뿐이다”
⭐️ 좌절 대신 점검으로
틀렸다고 주저앉기보다, 왜 틀렸는지를 분석한다. 지나간 건 이미 지나갔다.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건, 지금부터 다 최선을 다하는 일이다.
[아쉬운 점 & 개선 방향]
✔️ 루틴 순서 완벽하게 익히기
— 반복, 반복, 또 반복. 몸이 기억해야 진짜 내 것이 된다.
✔️ 음악의 흐름 살리기
— 순서에 신경 쓰느라 음악을 놓쳤다. 이제는 카운트가 아니라 ‘느낌’으로 춰야 한다. 동작의 연결과 스토리를 만들어가자.
[앞으로의 연습 계획]
⭐️ 매일 4가지 루틴 반복하기
— 틀린 부분은 바로 메모하고 집중 연습. (예: 걸스_가슴 웨이브 / 힙합_암 웨이브 / 레트로_리듬감 보완 등)
⭐️ 피드백 기록하기
— 선생님 조언과 내 메모를 정리해서 지하철에서도 읽기.
⭐️ 근력운동 재개하기
— 춤의 기본은 코어 힘. 힘이 있어야 춤이 더 멋있어 보인다.
⭐️ 영상 촬영 & 모니터링
— 보기 민망해도, 내 동작을 봐야 수정이 정확하다.
⭐️ 자유곡 연습
— 카운트로 정확히 익힌 뒤, 음악 속도 80 → 90 → 100%로 올리기. 선생님의 설명처럼, 나도 다른 사람에게 카운트로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익히자.
[힙합 셀프 피드백]
- 다운할 때 팔은 조금 더 천천히 올리고 내리기 (선생님 말씀처럼, 박자를 ‘다 쓴다’는 느낌으로)
- 다운 시 다리는 더 깊게 내려갔다가 확실하게 올라오기
- 다리를 벌렸다가 모을 때는 점프하듯 뛰지 말기 / 발을 끌어 모으듯 자연스럽게 연결하기
- 내 몸짓은 아직 가볍고 방방 뜨는 느낌. 조금 더 묵직하게, 무게감을 실어서 다운 후에 올라오자. (표정도 웃기보다 집중된 무드로?)
- 가벼워 보이지 않게 팔에 힘 주기. 팔꿈치 쓰기
- 팔을 90도로 들 때는 공간을 크게 써서 동작이 크고 시원하게 보이도록. 마지막 동작에서는 팔을 흩날리지 않고 정확히 마무리하기.
- 손 크로스는 대칭으로 모양 잡기
- 중심 이동은 확실히. 몸통이 중간에 머물지 않도록, 무게를 정확히 실어주기
- 박스 스텝 시 다리 올릴 때는 니 리프트처럼 (스킵 아님)
- 삐삐 춤에서는 다리는 천천히 들더라도 팔 동작은 넣어보기
- 쓰리 스텝도 깔끔하게 정리해 보자
- 주먹인지 손 펴기인지 명확하게 구분.
- 동작에 강약을 확실히 주기.
수정하고 싶은 부분이 여전히 많다. 나도 더 잘하고 싶다. 멋지게 춤추고 싶다. 머리로는 분명히 이해했는데, 몸이 그걸 완전히 알아듣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머리로 인지하고, 몸으로는 한 번에 하나씩 수정하자.
중간 점검 전날, 제시카 선생님이 말했다.
“어제 연습 많이 했나 봐~ 이전보다 동작이 달라졌는데?”
그 한마디에 온몸의 피로가 사라졌다. 칭찬이 귀한 분이라, 그 말을 마음에 꼭 새겨 두었다.
올해 5월에 오디션을 보셨던 선배님 두 분은 이미 취업하셨다고 한다. 멋있었다. 자격증을 따고 자기 길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며 다짐했다.
“나도 자격증 따면 춤으로 무언가에 꼭 도전해야지 ”
이제 수업도 얼마 남지 않았다. 지금부터는 복잡한 고민 대신 오디션만 생각하기로 했다. 아쉬움보다 즐거움을, 완벽보다 진심을 남기고 싶다.
잘하는 척, 멋 부리는 척보다 기본에 충실해서 배운 대로 나답게 춤추고 싶다.
무엇이 될지는 몰라도,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으로 춤을 춘다면 굳이 무언가 되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다.
“나에게 춤이란 무엇인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아마 이거 아닐까.
“지금 이 순간 살아있음을 사랑하게 만드는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