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사람이 누구야?
난 항상 망설임 없이 부모님이라 대답했다.
그들은 내가 아는 사람 중 가장 올곧고 도덕적인 분들이기 때문에.
내가 초등교사가 되던 날, 아빠는 모든 지인에게 밥을 사셨다. 딸에 대한 자랑스러움으로.
젊은 나이에 대기업 임원까지 달았지만
회사 내부의 권력 싸움으로 이른 은퇴를 해야 했던 그는 딸이 안정적인 직장을 가지기를 바라셨기 때문이다.
그래서였을까,
항상 말 잘 듣는 장녀로 살아왔던 나는 초등교사를 그만두겠다는 말을 전하기가 정말이지 두려웠다.
가족을 사랑하는 만큼 엄하셨던 아버지 앞에선
쉽사리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분명 실망하실 거라 생각했다.
걱정을 가득 안고 말했다.
초등교사 그만두겠다고, 한 번 사는 인생 작가라는 꿈을 좇고 싶다고.
지금 쓰는 소설이 출판사와 계약을 맺었고,
올해 10월 세상에 나올 예정이라고.
얼마 전, 아버지는 아끼는 만년필을 내게 주셨다.
"작가는 글을 모으는 사람이란 말을 들었다.
이 펜으로 글을 모으고,
아이디어를 기록하여
이야기로 엮어내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다."
라는 쪽지와 함께.
이 펜으로 글을 써 내려가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용기가 생긴다.
부모님의 따뜻한 응원과 지지가 담겨 있기 때문이겠지.
"요즘 번역물이 쏟아지는데 누가 국내 소설을 읽어?"
"유명인이 아닌 이상 니 책은 안 팔려."
라는 세상의 부정적인 목소리에 흔들리지 않고
작가라는 꿈을 좇을 수 있는 용기는 아마도,
부모님께서 보내주신 무조건적인 지지 덕분인 것 같다.
그래서 오늘도 세상의 부정적인 목소리 대신
할 수 있다는 내 안의 조그마한 목소리를 따라
계속 이 길을 걸어가 보려 한다.
간절한 마음으로 걸어가는 이 길의 끝은,
끝까지 걸어가야만 알 수 있을 테니까.
누군가 꿈 앞의 도전에서 망설인다면,
나 역시 작은 응원의 목소리가 되고 싶다.
내가 써 내려가는 글 역시 누군가에게
아버지의 만년필처럼 지지와 연대의 목소리가 되기를 바란다.
오늘도 꿈을 꾸는 모두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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