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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피디의 제작노트 Oct 24. 2021

부부에게 주어진 미션!

반갑다! 가족상담


# 근거없는 희망


여의도 사무실 회의 

이제 2주일간의 관찰촬영이 끝났다, 

김피디, 최작가, 조연출, 서브작가 이렇게 회의실에 앉아 있다.


현장에서 찍고 인터뷰한 장면은 최작가가 모니터링 해서 주요 포인트를 정리했다.

조연출은 주요장면을 가편집 하고, 서브작가는 전문가 선생님들과 연락해 스케줄표를 

작성했다.

이런 결과물들이 하나하나 제작진 앞에 놓여진다.


한 달 전에 가족들과 첫 인터뷰 미팅을 하고, 내부 회의를 거쳐 2주전에 첫 촬영을 시작했다. 

그리고 2주간을 가족들과 함께 보내며 촬영한 김피디. 촬영한 영상을 변환에서 웹하드에

올리고 영상을 정리하는 조연출, 

올려 진 영상을 빠짐없이 매일 모니터 하고 김교수에게 상황을 전달하는 최작가. 스케줄 관리

와 자료조사를 병행하는 막내작가.

이렇게 모두 바쁜 2주를 보냈다. 하지만 다음 주 부터는 더욱 바빠 질 것이다.


이제 본격적인 솔루션 프로그램이 시작된다, 전문가와 제작진이 긴밀하게 연계되어 작전을 

펼치는 시기다. 작전의 목표는 하나. 화성가족을 변화시키는 것 이다.

여러 가지 프로그램이 진행되면, 실천해야 할 과제가 가족들에게 주어진다. 이 후 과제를 

실천하는지, 가족들의 행동변화가 있는지 이런 내용은 또 카메라에 담겨질 것이다. 

무엇보다 팀웍이 중요하다.


주요 장면을 보면서 벌써 2시간째 회의 중이다.


          김피디    아빠 표현에 의하면 ‘갑자기 없던 게 튀어 나왔다‘고 하네. 

                       아무래도 병구를 아들로 인정하지 않는 것 같은데?

          서브작가  엄마가 불쌍해요 두 남자 사이에 끼어서..

          최작가    결정적인 사건 말 이예요 병구가 칼 들고, 아빠가 야구방망이를 

                       들었던 사건, 아빠가 돌아서는 결정적인 사건이었어요.


김피디가 걱정스럽다는 표정으로 말한다.


          김피디    맞아, 그런 극단적인 사건을 딛고 서로 관계가 회복될 수 있을까?

          최작가    잘해 왔잖아요?  병구는 아직 정확하게 심정을 알 수 없어요?

          김피디    그래도 병구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겠다는 것은 본인도 좀 잘해 

                       보려는 의도는 있는 것 같은데..


최작가가 그래도 걱정이 되는지 한마디 한다.


          최작가    이번 케이스는 너무 힘들다. 앞이 안보이네

          김피디    어쨌든, 최대한 2달간 노력해 보자고, ,,, 잘 되겠지!


김피디는 걱정하는 제작진에게 근거 없는 희망을 던지고 회의를 마무리 했다.


#반갑다! 첫 가족상담


김피디는 대학로 연구소로 서둘러 차를 몰고 간다. 오늘은 첫 가족상담이 있는 날이다.

11월 중순의 대학로, 날씨는 이미 가을을 훨씬 지나가고 있었다.

제법 차가운 바람이 불어온다.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뒤편에  가족상담을 전담할 김교수의 연구소가 있다. 


먼저 도착한 최작가와 막내작가는 이미 구성안을 인쇄해 순서대로 정리하고 있다. 

김교수가 반갑게 맞이한다. 김피디는 상담을 촬영하기 위해 카메라 세팅을 시작했다, 


최작가는 어제부터 아내와 통화하며 변동사항이 없는지 체크했다. 

연구소 지도까지 아내에게 전달하며, 시간에 맞춰 도착 할 것을 신신당부 했다. 

‘아직 까진 순조롭다’는 최작가의 싸인에 고개를 끄덕이는 김피디.

‘병구가 핑계를 대고 가지 않겠다‘고 하면 큰 낭패다. 모든 일정이 꼬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화성에서 자고 같이 와야 했나?’ 불안한 김피디.


# 화성 아파트 / 오전 11시 풍경

분주한 화성 가족들이 보인다. 

아침 겸 점심을 먹는 아빠와 두 아이. 엄마는 싱크대에서 이미 병구의 밥을 챙기고 있다.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리는 병구의 모습도 보인다.

이들이 한 가족이 된지 5년. 처음으로 모두 함께 외출을 하는 날이다, 

소풍은 아니지만 엄마의 마음이 들뜬다.


오후2시에 가족상담이 약속 돼 있다, 엄마의 바람은 하나이다.

‘이번 프로그램을 계기로 아빠와 병구의 사이가 좋아졌으며’하는 간절한 바람이다, 

그 첫 발을 내딛는 날이기 때문이다


대학로 연구소.

최작가가 김피디에게 ‘화성 가족이 출발했다’는 얘기를 들려준다.

‘다행이네’ 가볍게 말을 하고 김피디는 다시 촬영 세팅을 한다.


김피디의 경험으로 보면 첫 상담부터 불발되는 경우가 종종 있어 왔다.

가족 중에 어느 누군가 가지 않겠다고 버티거나, 출발하기 전에 소소한 다툼은 

싸움으로 번지기도 한다. 뭐 하나 손발이 맞지 않는 것이다.

마음 맞춰서 다 같이 출발하기도 쉽지 않다.


김피디는 저번 프로그램에서 참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인천에 사는 가족들이 떠올랐다.

3개월을 거의 악몽에 가까운 시간을 보냈다. 

백수아들과 공무원 아버지 간의 다툼. 그리고 아들의 가출이 반복되었다.

아들은 상담날짜만 되면 외박하고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상담일정과 솔류션은 계속 

미뤄졌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여자 친구가 임신한 사실까지 들어나면서 한바탕 난리를 치렀다. 

결국, 김피디는 편집 할 기간에 10여 일 간 집을 못 들어간 일도 있었다. 


화성에서 대학로까지는 제법 긴 거리다. 교통이 막히지 않아도 1시간30분은 족히 걸린다.


순간 아빠의 차에 관찰 카메라를 세팅했어야 했나? 김피디는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차안에서 상담실까지 오는 과정에서도 가족들의 진솔한 모습이 나오기도 한다.


김피디는 종종 질문을 받는다

‘우리 사이가 어떻게 하면 좋아질 수 있을까요?“

그럴 때 한 번 씩 권하는 방법이 있다.


‘가족들이 싸울 때 카메라로 찍어 두세요. 핸드폰도 괜찮아요.

그리고 분위기가 좋을 때 다 같이 보세요. 그러면 자기의 모습이 어떻게 변하는지 알게 되요. 

보는 것만으로도 싸움이 줄어들 거예요. 괴물 같이 변한 자기 모습에 놀랄 테니까요“

세상에 많은 사람들 중에서, 화가 나고 분노하는 자기 모습을 본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바로 효과가 나타나는 방법 중에 하나다. 김피디의 경험치에서 나온 해답이다.


어쨌든. 시계는 2시를 가리키고 있다. 

화성 가족들은 2시 5분이 되어서 도착 했다. ‘다행! 이제 시작되네’ 

김피디는 괜한 걱정에 스스로 겸연쩍어 하면서 가족들을 반긴다.


# 30분도 안돼 끝나?


연구소 상담실.

김교수와 가벼운 인사를 하고 모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아빠, 엄마, 병구 그리고 맞은편에

는 김교수가 자리를 잡았다, 

김피디는 이들의 시선이 머물지 않도록 사각지대를 찾아 카메라를 세팅 시켰다. 

최대한 상담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예상대로 아빠 옆에 엄마 그리고 병구 이렇게 앉았다. 불편한 사람은 옆에 

나란히 앉지 않는다. 엄마는 늘 중재자 역할을 했으니까. 자연스럽게 아빠와 병구 사이가 

자기자리라고 생각한다.

김피디는 아빠와 병구가 나란히 앉아 있는 것을 본적이 없다. 자리가 사람관계를 나타내 

준다. 앉아 있는 위치에 따라 사람들 간의 심리적 거리를 알 수 있는 것이다.


상담이 시작되었다. 

아빠의 병구에 대한 불만과 엄마의 비난을 지켜보는 김교수.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고 

가만히 듣고 있다.

상대방에 대한 비난과 불만은 결국 말싸움이 되어 가고 있었다.

상담은 30분도 되지 않아 중단되었다.

상대방의 얘기를 경청하기에, 이 가족은 아직 역부족인 상태인 것이다.


#아내의 계속되는 지적질

김교수는 각자 일대일 상담을 하기로 했다. 

모두 상담실을 나가고 엄마가 김교수와 마주 앉았다.


김교수가 엄마에게 먼저 말을 건넨다.

    김교수   어머니가 중간에서 제일 힘들 것 같아요? 화면을 보니까 ‘폭발 직전’이라

             고 하셨는데 무엇이 제일 힘 드세요?


    아내    저 이는 술을 먹으면 유난히 아들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와요.

            양말을 문 앞에다가 벗어 논다, 거기에서부터 시작해서 수건 제대로 안 걸어

            논다, 먹고 난 건 제자리에 갖다 놔 야지, 아들에 대한 잔소리가 끝이 없어요.

            그게 맞는 말이긴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애다. 애한테 너무 강압적으로 그렇게

            그렇게 하지 말라고 이야기를 하면, 남편은 등치를 봐라 어디 애냐? 

            그러다가 둘이 싸우면 “이젠 당신 필요 없으니까 나가도 돼”하고 방으로 들어가

             버리는 거예요. 이젠 진짜 나가버리고 싶어요 


엄마는 요즘 마음상태를 솔직하게 털어 놓는다.


     김교수   어머님은 댐으로 말하자면 넘쳐서 무너지기 직전 이예요,  

                 살면서 아들에게 가장 섭섭했던 일은 뭐였어요?


     아내     병구가 한 말 ‘엄마는 내가 어렸을 때 잘했어요’ 그 말이 제일 상처가 되요.

                내가 그렇게 엄마 없이 컸기 때문에, 병구만큼은 엄마 없이 키우고 싶지

                않았는데..‘엄마는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잘했냐’그 말에 난 또 상처를 받고.. 


 어느 새 엄마의 눈에는 눈물이 맺힌다. 서럽고 힘들었던 5년간의 생활이 생각난다. 

 최작가가 건네준 티슈로 눈물을 닦으며 상담을 이어 나간다.

 능숙한 상담가는 자기 얘기부터 꺼내는 법이다. 김교수가 말을 한다.


      김교수  저도 부부싸움 할 때도 있고 때론 자식이 미울 때도 있어요, 그렇지만 

                 또 미울 때가 있으면 좋을 때가 있으니까, 마이너스가 플러스 되어서 

                 덮어 주고, 하면서 살고 그렇잖아요? 현재 이 가정은 마이너스만 기억되고

                 있는 거죠.문제가 뭐냐고 물어봤잖아요, 

                 근데 다들 남의 문제 이야기는 잘해요. 

                 남편이 자녀를 조금 더 부드럽게 대했으면 좋겠다 또 남편은 아내가 

                 아이를 감싸지 않았으면 좋겠다. 자녀도 부모님이 나를 이해했으면 좋겠다.   이런 거죠. 

                 그럼 가장 먼저 내가 변화해야 한다면 무엇부터 바꿔야  할까요?


엄마는 자신도 ‘큰아들에게 집착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남편에게 요구하고 원하는

대답이나 반응이 나오지 않으면, 남편에게 불평했다.

그리고 자기와 아들에 대한 입장을 받아들이라고 강요했다. 그리고 남편의 행동에 항상 

가르치듯이 결론을 내리고 행동을 요구 하곤 했다. 


부부싸움을 하면, 상대방의 잘못을 곱씹고 상대방의 실망감에 분노가 더해진다.

이런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다, 

그럼 내가 실망시킨 것은 무엇일까? 한 번쯤 생각해 봤을까?


            김교수    내가 남편을 대할 때 지시적으로 하는 게 문제라고 보시는 거죠?

            아내      네 

            김교수    그런데 그걸 고치려고 해보셨어요?

            아내       답답해서..조금 고치려고 노력을 하고 있긴 한데, 이게 잘 되지는 

                         않아요 


아내는 남편에게서 종종 그런 말을 듣는다. ‘내가 왜 너의 지시를 받아야 돼!’

‘넌 늘 지적질을 하잖아!’  상대방의 행동이 변하려면 내가 어떻게 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김교수가 그 질문을 시작한다.


           김교수   예를 들어서 남편이 병구한테 부드럽게 대했으면 좋겠다고 하셨죠 

                       만약에 진짜 잘 되어서 남편이 병구한테 부드럽게 대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상상해보세요. 

                      그럼 지적질을 안 하게 될 거라고 생각하세요?

            아내     하겠죠 

            김교수   그런 거예요 

            김교수   남편이 자녀에게 부드럽게 대하면 문제가 다 해결될 거 같지만 

                        그 보다 먼저 내 자신이 바뀌어야 되는 부분이 있는 거죠, 

                        왜? 내가 더 잘 안다고 생각하니까.  어떻게 생각하세요?

아내는 자신 없이 대답한다.

            아내     노력해봐야죠~

그리고 김교수는 다음과 같은 조언을 했다

아내가 원하는 데로 남편의 행동이 변한다면, 부부 사이에 문제가 다 해결되는 것은 

다. 남편이 병구에게 부드럽게 대해도, 아내의 지적질과 지시적인 말투는 바뀌지 않는 

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부부사이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것이다.



# 내말은 왜 안 먹히지?


엄마가 나가고 아빠가 들어온다.

남편의 불만을 찬찬히 듣고 있는 김교수. 

원래 그런 아이라는 남편, 무슨 얘기를 해도 듣지 않는다는 불평부터 시작한다.

‘선생님에게 욕해서 정학먹고, 전학 가서 또 선생님에게 욕하고, 오토바이를 10번이나 훔쳐서

경찰서에 가서 수없이 데려왔다는 얘기까지..

아빠의 익숙한 레퍼토리다. 김교수는 모르는 척 아빠의 하소연을 듣고 있다.


그리고 ‘사고 치면 엄마와 둘이서 속닥거리고,  자기한테는 돈이 필요 할 때 만 얘기한다‘는 

것이다. 끝까지 이야기를 들은 김교수는 아빠에게 질문을 한다.


           김교수    그러면 아빠로써 왜 그런 말이 전혀 안 먹혀 들어간 걸까요?

           남편        ...

남편은 거기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늘 병구가 사고를 치니까 내가 이렇게 

행동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김교수는 ‘아빠의 말을 듣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집중하며 물어본다.


          김교수    아이가 나를 만만하게 여긴다고 보시는 거죠 

          남편       그렇죠 

          김교수    혹시 만만하게 보일 일을 하셨어요? 

                       어떤 점을 만만하게 보는 것 같으세요? 

          남편       어느 순간 덩치가 커지면서 뭐라고 그러면 눈을 위 아래로 뜨고 덤비는 거예요

                      칼도 두 번인가 들고, 그런걸 보니까 저도 갈수록 좀 불안하고..

                      요즘 그런 거 뉴스에도 많이 나오고 하니까요.

그것은 남편에게 잊지 못할 사건이다. 그때부터 병구에게 ‘정나미가 떨어졌다’고 말한다.

           김교수   겁이 나시구?

           남편     눈알이 풀려가지고 칼로 덤비고 죽인다고 덤비고,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 이나 하니까.. 


  작년에 아빠와의 갈등이 극에 달했을 때, 병구가 칼을 들고, 아빠는 야구방망이를 들고 

  엄마는 병구의 칼을 손으로 잡으며 막아서던 장면이 다시 떠올랐다. 

  말리는 아내가 안쓰럽기도 했지만, 그 이후 아빠는 병구에 대해 마음을 놓았다.


            김교수   좋습니다, 그러면 여기서 제가 이야기 할게요, 병구에게 틀림없이 

                        문제가가 있을 거예요. 만만하게 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어요, 

                        그건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그러면 제가 한번 정리 해볼게요 분명히 이 아이한테 잘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다가도 정나미가 떨어지시죠, 첫 번째는 얘가 협조를 

                        안 하기 때문이죠? 

            남편      아예, 협조를 안 하죠 

            김교수   두 번째는 아내가 내 말을 잘라 버리기 때문이죠 그러면 이 아이가 

                        협조를 하면 좋겠고, 아내가 내 말을 잘라 버리지 않으면 좋겠죠. 

                        그렇게 이해할게요.


아내는 늘 남편의 말을 다 듣지 않는다, 특히 병구문제로 싸울 때는 남편의 말을 잘라버리고

지시적으로 말을 한다, 남편은 늘 그게 불만이었다. 부부사이에 대화가 되지 않는 것이다.


부부사이에 싸우지 않고 대화하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

그냥 말을 들어주면 된다, 그리고 가끔씩 추임새를 넣어주면 된다, “그래” “그렇구나” “맞아”

가족 간에 늘 불편한 상대가 있다면 들어주기를 연습하고 실천해 보자. 

이런 간단한 방법으로 상대방을 변화 시킬 수 있다.

오히려 상대방이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날이 올 것이다, 내 말에 귀를 기울이며....


#부부에게 주어진 미션


이어서 부부상담이 이어진다.

상담실로 들어오는 아내, 이제는 부부가 김교수와 마주 앉았다.

김교수가 두 사람에게 한번 씩 눈을 마주친다, 그리고 김교수의 말을 따라 하게 한다.


“친하게 지내요”

“상대방의 눈을 보고 해야 합니다”

“나랑 친하게 지내요”

긴장된 분위기가 조금은 말랑말랑해 진다. 

웃음을 짓고 있는 아내에게 김교수가 물어본다.

         김교수    남편은 많이 좋아하시죠?

         아내       ...

 대답을 머뭇거리는 아내, 김교수가 다시 질문을 바꾸어 물어본다.

         김교수   남편을 처음 만났을 때 좋아하셨죠?

         아내   너무 좋아했죠 


아내는 병구가 이 집에 처음 왔을 때를 생생히 기억한다.

          아내   처음에 데려 왔을 때는 ‘불쌍하고 그런데 같이 있어야지’ 그 말에 

                   저는 진짜 홀딱 반했어요. ‘너무 자상하고, 저렇게 배려심 깊은 사람은 

                   세상에 저 사람 밖에 없을 거야‘ 라고 생각 했는데..”


남편이 아내의 말을 받아서 얘기한다.

          남편   “정이 없다가도 ‘저 새끼 내 보내면 갈 때도 없는데’라고 생각되고, 

                   측은한 마음도 들고, 그러다가 불쌍해서 잘 해주려는 마음을 먹으면 

                   3일도 못가고 ..” 

길게 한숨을 내 쉬는 남편! 

김교수가 ‘자신의 문제’가 뭔지에 집중하며 상담을 이어간다


           김교수   그러니까 어차피 이 아이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죠. 

                       그건 이 아이의 문제예요! 자녀문제인데..

                       그리고 아들을 감싸고 도는 것은 아내의 문제예요. 근데 지금 

                       우리가 사람이 변하려면 남의 문제만 이야기 하는 게 아니라 

                       내 문제도 알아야 되거든요, 내 문제가 뭐냐 하는 거잖아요?


아직까지 ‘나의 문제가 뭔지’ 모른다는 표정이다. ‘내가 뭘 잘못했는지, 뭘 고쳐야 하는지 

왜 묻냐‘는 표정이다

           김교수   그건 이렇게 생각하면 돼요. 만약에 이 자녀가 모범생이라고 해봐요 

                       물건을 훔치지도 않고, 학교에서 공부를,,, 반에서 한 2등 한다고  쳐보세요, 만약에요

                       그런데 이 아이의 단점이 뭐냐면 양말을 아무데나 벗어놔요, 음식을 먹고

                       아무데나 버려서 냄새가 나요, 모범생들도 그런 아이들이 있거든요.  그런데 그런 습관을 

                      고쳐 주고 싶잖아요. 그럼 말도 부드럽게 하고 ,  이런 저런 이유도 붙이고 해서 알아 듣게 

                      하잖아요.  근데 아빠는 그런 면이 부족 한 거 같은데 어때요?


      남편     네, 맞습니다 

     김교수   정말 그렇게 생각하세요 그렇다면 그걸로 정하죠,

                 아들에게 부드럽게 말하는 것 괜찮을 까요?

     남편    노력해볼게요 

유능한 사람은 상대편의 마음부터 끌어당긴다. 그리고 해야 할 일을 이해시킨다.

이건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 상담자에게서 신뢰부터 확보하는 것이다. 

그 것을 잘 알고 있는 김교수는 다시 말을 건넨다.


        김교수    일단 우리가 오늘은 저하고 마음을 맞추셨으니까 저는 좋아요 

                     아버님 제가 처음 만났을 때부터 아버님하고 약간 친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혹시 느끼셨어요? 저는 어때요?

        남편       처음에 봤을 때는 인상이 냉정하게 보이던데, 보니까.. 편해요

        김교수    감사합니다 


부부는 각자 집으로 돌아가서 해야 일을 약속했다. 다음 주 상담까지 미션을 받은 것이다

“엄마는 지시적으로 말하지 않기, 

 아빠는 병구에게 부드럽게 말하기“


이 미션은 김피디와 최작가를 통해 김교수에게 전달 될 것이다.

‘부부의 약속이 지켜지고 있는지, 노력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그리고 당부의 말을 잊지 않는다

               김교수   "이제 자기 자신이 달라지는 걸로 목표를 잡으신 거죠. 다른 사람이

                           변하는 것은 나의 일이 아니 예요. 좀 전에 합의한 것 기역 하시죠. "


그리고 말다툼을 할 때 주의사항을 이야기 한다.

‘기분이 좋을 때는 말을 길게 하고, 기분이 나쁠 때는 한마디만 하고 그 자리를 떠나라’

고 부탁한다. 보통은 그 반대이다,

기분이 나쁠 때 말을 많이 하면 더 큰 싸움으로 번지는 법이니까.


그나저나 병구의 상담은 잘 진행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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