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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한끼 Jul 14. 2024

비 오는 날 단상

새벽부터 비가 많이 내렸다.

주말출근하려고 했는데 계획을 변경하고

큰아이 학원에 데려다주었다.


비가 너무 많이 오고 도로에 물웅덩이도 깊어서

조심조심 운전했다.

뒤차가 빵빵거리며 앞질러가도 신경 쓰지 않았다.

큰아이 학원에 데려다주길 잘했구나 싶었다.

엄마 역할을 잘하고 있을 때 뿌듯해진다.



집에 와서 둘째 아침을 챙겨주고 하염없이 창밖을 쳐다보았다.

혼자 있으면 기분이 끝없이 가라앉는다.

고민해도 해결되지 않으니 생각하지 않으려 잠만 잤다.

잠결이 빗소리가 종종 들렸다.


최근 들어 어쩐 일인지..

 전화가 많이 왔다.


한동안 연락이 끊겼던 친구,

싱글맘으로 살아가는 친구,

임용된 지 얼마 안 되어 힘들어하는 친구,

지난달 공무원 시험을 치룬 동생,

지금 직장 동기인 동생..


전화가 오면 한 시간 가까이 대화를 나눈다.


얘기 잘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는가 보다.

그리고 내 생각을 말할 때 귀담아들어주는 대화는 나에게도 위로가 된다.

그렇게 소통하면서 크고 작은 고비를 넘기며 내 기분도 조금씩 나아진다.



혼자지만 혼자가 아닐 수 있다.

같은 고민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함께 걸어가는 동지들이 있어  힘이 된다.



밤 10시 큰아이가 학원에서 마치고 왔다.

그리고 수다를 떤다.


아이의 얘기를 듣다 보면 나도 어느새 여고생 감성이 된다.

막연한 미래에 대한 불안과 기대감..

사람들 관계 속에서 설렘과 희망이 싹트는 큰 아이의 마음이 순수해 보이고 사랑스럽다.


소통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는 요즘이다.


정작 내 깊은 마음을 말하지 않아도 좋다.

적당한 거리의 사람관계도 좋다.


한때 시절인연도 좋다.

사람들 속에 섞여있는 느낌이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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