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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둥벌거숭숭이 Mar 13. 2024

나와 데이트하기에 최적의 장소

영화의 전당 라이브러리, 영화도서관

봄이 오는 중이다.

급격히 추웠다가 볕이 따사롭고, 맑은 하늘에서 갑자기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오늘 날씨가 딱 그랬다.

변덕스러운 완연한 봄이다.

꽃봉오리가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걸 보니

외투를 벗을 즈음이 되면 꽃바람이 눈과 마음을 간지럽히겠지.

오늘도 처음 가는 곳을 간다.

영화도서관이라니. 듣기만 해도 설레는 장소다.

영화의 전당 안에 위치해 있다고 한다.

아침부터 부지런히 움직여 그곳에 가려한다.

그냥 아침에 보면 기분 좋아지는 1등 샷

나도 1등을 꿈꾼다. 꿈은 좋은 거고 좋은 것은 영원한 거니까.

설레는 마음을 담아 로또도 한 장 구매했다.

절로 웅장해지는 1등이다.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영화의 전당 안에 위치한 영화도서관(4층)

비가 오기 전 하늘은 청명하다.

청명한 하늘과 웅장한 영화의 전당은 아침부터 마음을 탁 트이게 한다.

1월 1일, 명절과 월요일만 쉬는 영화도서관은 주말에도 즐길 수 있는 좋은 곳이다.

다만 만 15세 이하 친구들은 성인 보호자와 함께 이용 가능하니 참고하시길.

류이치 사카모토 음악감상 함께 하실까요

1층 체험관에서 레드카펫 체험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으로 올라가면 된다.

입구 바로 옆에 류이치 사카모토 음악에 관한 자료와 음악감상 공간이 있었다.

음악과 함께하는 시작이라니. 입구부터 힐링이다.

잔잔한 피아노 멜로디에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힌다.

역시 일찍 도착하면 사람들의 소음보다는 넓은 공간에 조용히 울리는 공명과 잔잔한 소음에 마음이 평화로워진다.

높은 천장과 탁 트인 창에 비치는 자연광에 실내지만 갑갑함 없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영화, 드라마 각본집과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공간

영화도서관답게 영화각본집이 있었다.

친숙한 제목도 있고 낯선 제목도 있다.

아무거나 집어서 열어보니 외국어다.

다양한 자료가 배치되어 있구먼.

찬찬히 둘러보니 드라마 각본집도 있었다.

멜로가 체질, 재벌집막내아들, 나의 해방일지 등 최근까지 재밌게 봤던 드라마의 각본집이었다.

좋아하는 대사들을 눈으로 읽으니 머릿속으로 그 장면들이 생생히 떠올랐다.

잠시 낭만에 취한다.

화장실 가는 길과 화장실

영화도서관은 화장실 가는 길도 예쁘고, 화장실 마저 공간이 주는 힘이 있었다.

화려한 조명이 예쁜 사진 찍기에 최적의 장소구나.

아무도 없는 틈을 타 잽싸게 한 장 건진다.

영화도서관 안의 포토존

포토존이 따로 만들어져 있다.

고로 여기서 편하게 예쁜 샷을 건지시면 된다.

영화감독인 척 포즈를 잡고 찍으시면 된다.

풍경은 알아서 당신을 빛내줄 것이다.

멀티미디어실 이용안내

멀티미디어실이 있다.

신분증만 제출하면 영화를 편하게 볼 수 있다.

혼자 볼 수 있는 공간이 있고 여럿이서 함께 볼 수 있는 공간도 있다.

다수의 인원들도 수용 가능하니 도전해 보실 친구들도 한 번 경험해 보시길.

영화도서관 3층 영화 포스터 전시실

3층과도 연결되어 있었다.

천천히 계단을 내려가면 역대 좋은 영화의 포스터들이 전시되어 있다.

익숙한 그림도 있고 낯선 그림도 있다.

하나같이 멋있었다.

그동안 영화의 전당에서 상영되거나, 영화제 수상작들, 추천작들을 살펴볼 수 있었고, 여기서 고른 영화를 멀티미디어실에서 감상할 수도 있었다.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멀티미디어실과 각본집, 영화 관련 서적들과는 조금 동떨어진 곳에 있어서 아이들이 재밌게 떠들면서 즐길 수 있는 공간이었다.

지브리에서 나온 영화 관련 책이 있어서 나도 무척 이 공간이 좋았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동화로 보니까 이것도 참 재밌었다.

소파에 앉아 느긋하게 동화책 읽는 기분은 참 오묘하고 마음에 자란 털이 복슬복슬해지는 느낌이었다.

스트리밍실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 바로 옆은 스트리밍실이었다.

부산국제영화제 역대 출품작들을 선정해서 전시해 놓은 곳이었다.

사진을 보고 한 장 골라 자리에 앉아 바코드를 찍으면 영화를 볼 수 있는 공간이다.

곧 부산영화제도 시작하겠지.

올해에도 많은 좋은 영화들을 만날 수 있겠지.

벌써부터 기대감이 샘솟는다.

그리고 전시 자체가 깔끔하고 예쁘게 되어있어서 어디에서 사진을 찍어도 이쁘게 나온다.

부산 영화제 출품작들과 소지품 사물함

여행객들이 와서 즐기기에도 좋다.

소지품 사물함이 여러 군데 배치되어 있다.

특히, 멀티미디어실을 이용할 때는 소지품 반입을 금지함으로, 사물함을 이용해야 한다.

가볍게 영화도서관 곳곳을 누빌 수 있다.

놀랍게도 이 모든 것이 무료이다.

천국이다.

영화 원작만화와 창밖의 풍경이 보이는 좌석

영화 두 편을 내리보고 이제 배고파서 나가야지 했는데, 갑자기 발길을 잡은 책이 있었다.

사랑스러운 만화책이 여기 있었다.

홀린 듯이 책장에서 뽑아 좌석에 앉았다.

잠시 수영강을 내려다보며 앉은자리 감상을 했다.

탁 트인 전경에 포근한 의자, 개인 전등에 바로 앞은 콘센트까지.

나갈 수가 없는데요?!

정신없이 책을 읽다 보니 어느새 저녁이 되었다.

밥생각을 잊게 하는 완벽한 놀이공간이었다.

혼자만의 데이트를 즐기기에 이보다 더 좋은 공간이 있을까.

비를 피해 찾은 곳이었지만, 지상 천국을 나는 찾고야 말았다.

음악, 영화, 책, 만화, 기타 깔끔한 편의시설.

한 번 들어가면 나올 수 없는 개미지옥 같은 곳에서 가까스로 이성을 부여잡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

인간은 먹고 살아가야 하니까.

영화도서관도 도서관이므로 취식은 불가하다. 하지만 음료는 가능하다.

그렇게 고픈 배를 부여잡고 아쉬운 발걸음을 내디뎠다.

좋았다.

진짜 좋았다.

이 장소를 찾은 내가 대견했다.

매일매일 오고 싶다.

혼자 사색을 즐기기에도 좋고, 친구, 연인과 함께해도 더 좋을 것 같다.

도서관이 따분하고 흥미가 없는 분이라면 나는 기꺼이 부산 센텀시티에 위치한 영화도서관을 추천한다.

다 준비된 공간이다. 당신은 그냥 들어와 골라서 즐기기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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