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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천둥벌거숭숭이
Jul 19. 2024
Oneday... someday is here.
영화 이프온리가 말하는 사랑에 대하여
비가 오면 생각나는 영화들이 있다.
화양연화, 중경삼림, 프러포즈데이
, 살인의 추억
등등
그중에서도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영화가 있다.
오늘은 이프온리를 보기로 했다.
벌써 7번째 시청이다.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것은 명작이기 때문일까.
결말이
뻔한 사랑이야기지만, 또 보고 싶은 것은 배우의 사랑스러움일까.
아니면 주인공이 느끼는 감정에 공감하고자 하는 마음일까.
그래서 사랑이란 무엇일까.
사만다와 이안은 사랑하는 사이다.
함께 생활하며 서로의 생활을 공유하지만, 사만다 마음 한 구석에는 충만하지 않은 공간이 있다.
엄마의 결혼식으로 인해 2주간 이안과 떨어져 지내야 한다.
직장생활로 바쁜 이안을 알지만, 함께 해주길 원하는 건 자신의 이기심일까.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기대일까.
이안의 생일 선물로 중고시장에 가서 가죽재킷을 샀다.
더 좋은 걸 선물해 주고 싶지만, 그가 부담스러워할 것 같아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 10달러에 선물을 구매했다.
매사에
덜렁거리는 사만다와 일에 흠뻑 취해있는 이안은 겉으로 보기에 잘 어울리는 커플이다.
오늘은 이안의 생일이기도 하지만, 사만다의 대학 졸업 연주회가 있는 날이기도 하다.
이안은 잊어버렸지만, 금방 사과하고 사태를 수습한다.
오전에 있었던 투자자와의 미팅에서 예기치 못한 사고가 일어난다.
이안이 몇 달간 준비했던 미팅이기에 사만다도 이 미팅이 중요한 사실을 알고 있다.
그가 늘 가지고 있던 서류봉투가 집에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에게 전달하기 위해 미팅장이 찾은 것이 사고라면 큰 사고였다.
예기치 못한 사고에 이안은 당황하여 오랫동안 준비했던 미팅 자리에서 실수를 하고 결국
투자계획은
철회되었다.
실수에 대한 결과는 먼 곳으로의 출장이었다.
씁쓸한 결과지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을.
하루종일 머리 아픈 일들의 연속이지만, 그녀의 연주회에는 참석해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의 일이니까.
그렇게 잡아 탄 택시가 이상했다.
이안의 수심 가득한 얼굴을 읽은 택시기사가 연인과의 문제를 바로 잡아내고 가볍게 충고를 한다.
그는 택시기사의 충고 덕분에 그녀를 위한 꽃을 사들고 연주회장으로 가게 된다.
성공리에 마친 졸업 연주회.
사만다가 일하는 학교에서 그녀를 축하해 주기 위해 어린 제자 올리버가 찾아왔다.
그녀에게 축하를 하는 모습이 사랑스러웠지만, 이안의 눈에는 그런 모습들이 보이지 않는다.
다만 미리 예약해 두었던 식당 시간에 맞춰서 도착하기 바쁘다.
사만다와 마주한 식사 테이블에서 오늘 있었던 일을 이야기한다.
그녀가 회사 미팅자리에 와서 투자유치를 실패했고, 그래서 머리가 복잡하다는.
그리고 앞으로 해야 할 일에 대해 생각하느라 그녀의 이야기가 머릿속으로 들어오질 않는다.
그녀는 그런 그의 모습이 서운하기만 하다.
그녀가 엄마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간다는
곳의 명칭을
말할 때마다 다르게
이야기한다.
자신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지 않는 남자에게 화가 난다.
그에게 나는 항상 뒷전이구나.
나에게 있어서 그는 항상 첫 번째인데.
미국인인 내가 그를 위해 영국에 남아 그의 곁에 있을 뿐인데.
사랑하는 사이에서 버틴다는 말을 하는 이안에게 사만다는 엄청난 서운함을 느낀다.
너를 사랑하고 함께 있는데도 충만한 느낌이 들지 않아.
엄마 결혼식에 갔다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거야.
그렇게 이별을 고하고 그녀는 식당 문을 나선다.
나가자마자 바로 택시를 잡고 그녀는 떠나려 한다.
가까스로 잡은 이안은 택시 문을 열고 그녀를 잡으려 한다.
함께 갈 거냐는 택시 기사의 말에 이안은 주저한다.
머뭇거리는 그를 보고 더 실망한 그녀는 문을 닫고 떠나버린다.
그렇게 눈앞에서 그녀가 황망히 떠나가고, 곧이어 믿을 수없는 일이 벌어진다.
사랑하는 방법을 알려준 그녀에게 나의 사랑을 주지 못한 채 이대로 이 세상에서 사라져 버리는 것일까.
사진 출처 : 이프온리 다음 포털사이트
떠나고 나서야 깨닫는 순간이 있다.
사람에 지치거나, 장소에 지치거나.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로 떠났던 그 순간을 훗날 후회하는 날도 분명히 존재한다.
아쉬움일까. 혹은 미련일까.
눈앞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버렸다.
잡을 수도 있었는데, 순간 주저했다.
그녀를 위해서 내가 해줄 수 있는 것과, 내가 포기해야 하는 것들을 생각했다.
계산적인 나
자신
보다 그녀를 더 사랑했음을 그녀가 떠난 후에야 깨닫게 되었다.
너무 늦었다.
그녀가 그동안 써 놓았던 일기장을 읽으며 얼마나 내가 계산적이었는지.
사랑한다고 했지만, 그녀를 외롭게 했던 나의 사랑을 마주해 버렸다.
울다 지쳐 쓰러진 밤이 지나고 눈을 떴을 땐, 믿을 수없는 일이 일어났다.
바로 그녀가 눈앞에서 자고 있는 것이다.
타임슬립.
데자뷔 같기도 한 오늘이 더없이 놀랍고 놀랍다.
그녀가 하는 말, 행동 모든 것이 어제와 똑같다.
오늘 하루가 꿈이면 안된다.
그녀를 다시 잃을 수는 없다.
어제의 일을 반추하며 겪었던 일들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지만, 운명은 녹록지 않다.
정해진 일은 반드시 일어나야 하는 것이다.
나에게 사랑하는 법을 알려준 그녀에게 나의 진심을 보여줘야 한다.
그녀가 미팅자리에서 실수하지 않게 회의 노트를 손에 계속 들고 있고, 그녀와 하루를 재미나게 보낸다.
급하게 잡은 약속이지만, 나를 사랑해 주는 그녀는 모든 것을 나에게 맞춰준다.
그녀에게 사랑은 온전히 나 자신을 주는 것이다.
어두운 과거를 숨기고 싶은 나와, 나의 모든 것을 알고 싶어 하는 그녀 사이에서 방황하던 나였지만,
기꺼이 그녀에게 나 자신을 숨김없이 보여준다.
나의 어두운 시절마저 기꺼이 사랑해 주는 그녀가 더없이 좋다.
그런 그녀에게 커다란 선물을 해주고 싶다.
그녀가 몇 날 며칠을 그리고 불렀던 그녀의 자작곡을 사람들 앞에서 부를 기회를 만드는 것.
마지막 하루를 망설임 없이 나 하나만 있으면 된다는 그녀에게,
자신의 꿈은 언젠가, 나중에로 미루는 그녀에게 특별한 하루를 선물하고자 한다.
망설임은 시간을 늦추기만 할 뿐이다.
그녀가 그린 악보를 75장 복사하여 단원들에게 나누어 주고 지휘자 선생님에게 부탁한다.
평소의 나라면 생각도 못할 일이지만, 사랑하는 그녀를 위해서라면 이제는 못할 것이 없다.
Love will show you everything.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것은 위대한 사랑의 힘이다.
그렇게 선물 같은 하루를 보낸 그녀는 그의 사랑을 잊지 못할 것이다.
이프 온리에서 하루를 시작하는 장면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은 멋지다.
그런 사람의 하루에서 틈틈이 나를 기억해 주고 나의 안부를 묻고 나와 함께하는 미래를 생각해 주면 그런 사람은 더없이 충만한 사랑을 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만의 사랑을 한다.
그 사랑의 크기는 저마다의 숫자마다 다양하다.
사랑하는 사이에도 그 크기는 같다고 할 수는 없다.
사람마다 가진 재량이 다르기 때문이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배려하고 양보하면서 함께 손잡고 걸어가는 것이 삶이라고 생각한다.
함께 하는 것은 서로에 대한 배려이다.
그러다 보면 어느 한쪽이 기울어질 때도 있다.
한쪽이, 자기가 더 사랑한다고 생각해서 지칠 때.
그 관계의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
호의가 계속되면 둘리가 되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이에 호의란 말이 성립되지 않을 수도 있다.
내가 좋아서 했던 일들이 그 사람에게 당연한 일이 되고, 주기만 하는 마음이 채워지지 않을 때.
그 관계는 끝이 난다.
조금만 더 버티면 내가 더 잘될 거니까 그때 편하게 살자.
조금만 더 고생하자.
힘든 이 순간을 함께 견뎌야지. 누군가의 양보로만 그 관계가 지탱될 수 있을까.
버티는 관계가 과연 사랑하는 사이에 사용할 수 있는 단어인가.
사랑을 해 본 사람이라면 안다.
사랑은 노력도, 쇼핑도, 영원한 것도 아니다.
나에게 사랑은 상대방이 싫어하지 않는 것을 하지 않는 일이다.
좋아하는 것을 많이 해주다가도 싫어하는 것 하나만 해도 싫어지는 것이 사람이고 사랑이다.
상대방이 싫어하지 않는 것을 하지 않는 것은, 나에게도 그렇게 해주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어서이다.
이러한 기대가 무너질 때 실망을 하게 된다.
사랑할 때는 좋은 말만 해주고 싶다.
이래서 네가 싫다. 좀 고쳐주면 좋겠다.
처음에 사랑할 때는 잘 나오던 말이 시간이 지날수록, 관계에 지칠수록 하기 주저하게 된다.
내가 이 말을 하면 바로 이 관계가 끝이 나는 것은 아닐까.
지금 당장은 헤어지기 싫은데, 작은 모습에서도 싫다고 말하는 나를 싫어하지는 않을까.
상처주기 싫은 마음과 상처받기 싫은 마음이 합쳐진다.
그렇게 어그러진 관계는 이미 끝이난 것인데, 그때는 차마 모르고 그렇게 흘려보낸 시간들.
지금은 알지만 그때는 몰랐던 것들.
해야 할 말들은 언젠가, 나중에 미루다 보면 안 하는 것이 아니라, 꼭 하게 되는 말이다.
언젠가... 나중에는 지금 해야 하는 것들이다.
미루고 미루다 보면 정작 필요할 때는 못하게 된다.
이 영화는 처음 몇 번 볼 때는 사랑이야기였다.
사랑의 크기와 서로에 대한 기대와 실망을 담은 영화라고 생각했다면.
그 관람 횟수를 늘려보니 또 다른 것들이 보인다.
언젠가 해야 하는 것들을 미루지 말고 지금 당장 해 보이는 것.
그것은 사랑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것.
내일 당장 지구가 없어진다면 내가 오늘 하루 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해 보는 것.
내가 바라는 것은 내가 즐거운 것.
좋은 사람들과 만나고 좋은 생각을 하고, 내 주변사람들에게 좋은 말을 해주는 것.
기록적인 폭우로 우리나라에만 벌써 2500대 이상의 차들이 침수되어 폐차되었다.
약 230억 정도의 재산피해라고 한다.
그중에 한 차가 내 지인의 차였다.
뭐라 위로할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더 좋은 일이 생기려고 그러나 보다.
더 좋은 것은 네가 안전하게 살아 돌아왔다는 것.
예상치 못했던 엄청난 양의 비와 물에 갇혀 오도 가도 못한 신세로 차 안에 갇혀있었지만,
어디 다친 곳 없이 무사히 돌아왔다는 것.
당분간 허리가 휘겠지만, 너의 맘에 드는 예쁜 새 차로 갈아탈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라고.
더 좋은 일이 너에게 일어날 것이라고.
해 줄 수 있는 것이 비록 가난한 말뿐 일지라도.
너의 슬픔보다 밝은 앞날을 바라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너에게, 당신에게 더 좋은 오늘이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당신의 Oneday... someday is here.
지금 더 즐기고 더 웃자.
keyword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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