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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주영 Nov 20. 2019

김장김치 맛이 그리울까 봐요.

늙은이라 오지랖이 넓어유~

엘리베이터로 이동하는 도중 전화가 왔다.

블루투스를 귀에 꼽고 " 여보세요? 네~ 회원님~^^"

매주 수요일 오전 10~1시까지는 설렘으로 외부 강의로 수강생분들을 만나러 간다. 부족한 저를 좋아해 주시고 아껴주시는  회원님들 이시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 하지만  버킷리스트로 그림에 도전하신 멋진 황혼을 살아가고 계시는  분이다.

전시회를 함께 치르고 유대관계가 더 돈독해지고 뒤풀이 장소에서 개인적인 고민들을 서로서로 이야기했다.

올여름 친정엄마의 수술 이야기를 전해 들으시고 김장김치를 보니 제 생각이 나서 전화를 주셨다고 하셨다.

" 김장김치 맛이 그리울 거 같아 전화했어요.~"

사실 울컥할 뻔했다.

감동 그 차체이다. 김치로 인해 나란 사람이 누군가의 생각 속에서 떠오를 수 있다는 것이 너무 감사한 일이었다.

나눔은 이래서 행복한 것 같다. 나는 마음만 받겠다고 정중히 거절했다. 그리고  "저보다 더 김장김치 맛이 그리운 분들께 전해주세요. "라고 부탁을 드렸다.

그리고 전화를 끊고 아이 수업 기다리는  동안  주차장 차 안에서 휴대폰으로 기억이 휘발되지 않도록  빨리 글을 적어본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나도 내 주변을 더 살펴보아야겠다. 손이 시려서 긴 글은 다음에 또 남겨야겠다.

 난 정말 복이 많은 사람인가 봐.~^^

행복은 멀리 있지 않는다. 그리고 참 나답게 40대를 예쁘게 살고 싶은 마음이 든다. 호 ~~~ 손이 꽁꽁 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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