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집공부를 시작한 지 3년이 넘었습니다. 첫째가 어느새 9살, 둘째가 8살이니까요. 학원을 보내지 않고 연년생인 아이들을 집에서 공부를 가르친다고 하면 일하면서 어떻게 그렇게 공부까지 할 수 있냐고 물어봅니다. 사실 저는 가이드라인만 잡아줄 뿐, 나머지는 아이들 몫이라서 크게 힘들지는 않습니다.
사실 주변에 강남에서 영어유치원을 보내야 하나 고민하는 지인도 있고 실제로 영어유치원을 보내는 지인도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영어노출을 시키고 그 문화에 들어가야 서울에 있는 대학을 가지 않겠냐는 생각이었지요. 저도 그 사실을 알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이들이 학원을 다니는 것을 원하지 않았고 저도 그랬습니다.
학원을 다니는 게 성적이 올랐다가 떨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학원은 주입식 교육이고 스스로 공부하는 시스템이 아닙니다. 단기간 내에 성적은 오르지만 그 이후에는 다시 제자리걸음입니다. 학원을 다니면서 집에서도 공부를 봐준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지요. 그러나 사교육을 보내는 이유 중 '집에서는 해줄 수 없어서' 이유가 가장 크기 때문에 집에서 봐줄 리가 없겠죠.
집공부가 왜 좋을까요? 자기주도 학습이 좋다는 것은 사실 다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집에서 공부를 하는 것을 다들 망설이고 힘들어할까요? 아이와 실랑이를 해야 하기 때문이죠. 학원을 다니면 '학원에서 알아서 해주겠지'라는 생각이 큽니다. 그래서 실랑이를 하지 않아도 되고 학원을 다녀온 아이에게 격려만 해주면 되죠. 그런데 집공부는 아닙니다. 책상에 앉는 것부터가 시작인데, '이제 공부시간이야'라고 하면 아이는 온갖 핑계를 대면서 갑자기 바빠집니다. 벌써 인내심이 바닥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집공부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첫째, 아이의 공부습관을 차근차근 잡아줄 수 있습니다. 자기 주도학습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습관입니다. 기분대로 공부를 하면 아이가 공부를 할 수 있는 날이 별로 없습니다. 기분이 우울해서 나빠서, 오늘은 속상해서 하지 않겠다고 할 수 있으니까요. 또 어느 날은 너무 신이 나서 공부를 할 기분이 아니라고 할 수도 있죠. 아이가 식탁에 스스로 앉아서 30분 이상 공부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의자에 5분 앉아있는 게 힘듭니다. 아이는 움직이고 싶어 하지 가만히 앉아 있는 걸 힘들어하거든요. 그래서 종이접기, 그림 그리기, 가위 오리기, 엄마랑 앉아서 퀴즈 하기, 스티커북놀이 등. 놀이로 앉아있는 습관부터 들여야 합니다. 처음부터 욕심을 내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6살은 10분~15분, 7살은 20분~30분 정도를 목표로 하고 의자에 앉아 있는 연습부터 해야죠. 이게 안 되면 공부를 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시도를 해보시면 알겠지만, 의자에 앉아서 몸을 베베 꼬고 의자가 뒤로 넘어가고, 한쪽 다리를 의자에 올리고 엉덩이가 들썩 거리는 모습을 보면 '저렇게 앉아 있기가 힘든가?'라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참고, 인내하고, 기다려주세요. 아이는 자랍니다. 습관도 천천히 들여야 합니다. 둘째, 아이 공부 수준이 어디쯤인지 알 수 있습니다. 아이의 공부를 학원에 맡기면 아이 공부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습니다. 학원 레벨테스트의 경우 학원마다 시험이 다르고 난이도가 다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수준인지 알 수 없습니다. 아이가 학원에서 잘 배우고 있다고 믿으시나요? 학원에 전화해서 어느 정도 학습 수준을 가지고 있는지 물어보면 솔직히 대답해 줄까요? 학원은 기본적으로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 부족한 부분을 정확하게 이야기해 주지 않습니다. 예전보다 나아졌다고 말해주죠. 집공부를 엄마와 하게 되면 아이가 어느 정도 학습 수준인지 알게 됩니다. 예를 들면 2학년 2학기, 3학년 1학기에 첫 번째 고비인 곱셈이 나옵니다. 곱셈을 잘 모르면 나눗셈도 어려워지고 분수까지 어려워서 흔히 말하는 수포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곱셈을 잘해야 합니다. 또한 푸는 속도도 빨라야 문제를 풀 수 있어서 꾸준한 연산 연습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아이가 2단을 쉬워하고 8단, 9단을 어려워하면 집에서 잘 못하는 부분을 설명해 주고 개념을 알려주고 복습을 해줄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9x2가 9를 2번 더해서 나오는 개념이라는 것을 모르는 아이가 많습니다. 시중에 수학교구들이 많이 나와있어서 수 막대, 분수막대 등 교구들을 이용해서 먼저 개념을 이해시키고 문제를 접목하면 공부하기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그래서 아이와 공부를 하면 현재 학습 수준을 알 수 있어서
셋째, 사교육비가 들지 않아 경제적인 여유가 있습니다. 경제적인 부분을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학원비가 너무 부담스러워서 학원을 보내지 않는 가정도 있습니다. 그런데 집공부도 안 하고 학원도 안 다니다가 갑자기 공부를 시작하게 되면 대형학원을 갈 수 있는 학습 수준이 되지 않아서 그룹과외를 하거나 공부방을 보내게 되는데, 학원보다 과외와 공부방이 더 비싼 게 현실입니다. 그나마 사교육비를 절감할 수 있는 시기는 초등 1~4학년 정도입니다. 초등 5학년이 되면 대부분 학원을 보내기 때문이죠. 이유는 불안하기도 하고 아이가 보내달라는 경우도 많습니다. 사교육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유아, 초등 시절에는 사교육보다는 부모와 함께하는 집공부가 더 효율적이고 아이에게도 좋다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집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집공부를 해보니 아이들은 생각보다 잘 배우고 익히고 스펀치처럼 흡수를 잘합니다. 오히려 가르치는 입장에서 '오늘만 공부만 쉴까'라는 생각이 들면 아이들이 먼저 공부를 하자고 하니까요. 습관만 잘 만들어주면 매일 밥을 먹고, 잠을 자는 것처럼 공부도 매일 습관처럼 할 수 있는 시간이 옵니다.
집공부가 좋은 이유는 많지만, 모든 아이들이 집공부가 맞는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집에서 공부하면서 성장하는 아이가 있고 학원에 가서 성장하는 아이가 있습니다. 그저 집공부를 먼저 해서 습관을 만들어주면 집공부를 계속 하든 학원에 다니면서 공부를 하든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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