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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iel May 19. 2022

중요한 건 인정이더라

최근 같이 일하던 동료와 단 둘이 한잔 하는 기회가 있었다.

나와 비슷한 시기에 입사를 했는데 전혀 다른 경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경력직이지만 6개월 계약직 진행 후 정규직 전환을 하기로 한 상황이었다.

어느덧 벌써 6개월은 지났고 6개월의 시간을 평가하고 정규직 전환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한 회사 선택의 순간이 되었다. 그리고 그녀는 계약직 전환에 실패했다. 

아니 더욱 정확하게는 이번에는 실패했다. 6개월 더 시간을 두고 일을 하면서 성과가 나면 언제든지 바로 정규직 전환을 해 주겠노라 하는 것이 회사의 입장이었다.


우연히 꺼냈던 업무 이야기.

그리고 이야기를 하다 왈칵 눈물을 쏟는 동료를 보고 한잔을 권했다.


정규직 전환은 그녀에게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정규직이면 어떻고 계약직이면 어떠냐, 심지어 우리 회사는 계약직과 정규직의 월급도 같고 별다른 차이가 없기에 그것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그녀는 회사를 그만둘 것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 중이었는데, 그 이유가 바로 "인정"이었다.


함께 한 6개월을 보면 사실 조금 부족하고 실수가 잦은 동료였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정말 열심히 했고 노력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긍정적이고 밝고 적극적으로 임했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회사는 그런 것과는 상관없이 "결과" "성과"를 원한다.

그렇기에 그녀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었고 그녀는 그것이 참을 수 없이 속상하다고 했다.

이 회사를 더 다닐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에 빠졌다고 했다.


나도 그렇다.

축하하고 축복하는 결혼을 하면 참 좋으련만, 지금 그러지 못한 선택을 했다.

있는 그대로의 나, 지금까지 잘해온 나를 믿고 인정해주었다면 지금 나의 결혼, 이 선택을 조금은 더 믿어줄 수 있지 않았을까. 나를 인정하지 않고 나를 믿지 않는 것만 같아 서운하고 속상한 마음 누구보다 알기에 동료의 깊은 상처와 고민이 마음으로 와닿았다. 


"인정" 

사람은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강한 동물이고, 그 인정을 받지 못했을 때 자기 자신을 잃고 흔들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럴 필요는 없다. 누군가가 인정하지 않았다고 해서 정말 내가 형편없는 것은 아니니까.

혹여 인정받지 못해 속상하고 힘든 순간이 온다면 꼭 생각했으면.


"당신이 인정해 주지 않는다고 해서 내가 별로인 인간은 아니야. 당신이 나를 제대로 못 알아봤을 뿐이야"

라고 사실 요즘 내가 나에게 되뇌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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