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오감만족(五感滿足)"이란, 우리의 다섯 가지 감각(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이 모두 충족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나는 종종 내가 오감(五感)을 모두 느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 참 감사하다. 우리는 이 다섯 가지 감각을 모두 균형 있게 채울 때 깊은 만족감을 느낀다. 시각적으로 멋진 풍경과 예술 작품을 감상하고 색의 조화로움을 느끼며, 청각적으로는 아름다운 음악과 자연의 새소리,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를 느낀다. 좋은 향과 음식의 맛까지 느낄 수 있는 후각, 세상의 수많은 맛있는 것을 맛볼 수 있는 미각, 나무 결의 거칠거칠한 자연스러운 감촉과 온도, 땅을 밟을 때의 느낌, 반려동물의 털을 쓰다듬을 때의 포근한 느낌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촉각 이 다섯 가지는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중한 감각들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평범해 보이는 다섯 가지 감각들을 매 순간 느끼고 극대화하여 인생을 더 풍요롭게 살았으면 좋겠다. 종종 어떤 전시회를 가면 그 전시회에서만 맡을 수 있는 전용 디퓨저를 깔아놓는다. 온도와 습도까지도 조절을 해놓고 조명과 분위기, 음악까지 더해 전시회에 비치된 예술작품을 더 풍요롭게 만들기도 한다.
감각의 과잉과 결핍
여행을 할 때나 일상을 살아갈 때 내가 너무 자극적인 경험만을 쫓았던 적이 있다. 끊임없이 새로운 음식과 화려한 공간, 사진 찍기 좋은 곳을 찾아다녔지만 피로만 쌓이고 더 자극적인 무언가를 원하게 되었다. 나는 모든 감각을 자극하는 것들을 너무 좋아했고, 이 감각들을 최대한 자극하여 매 순간을 즐겨야 한다는 생각이 가득했었다. 오감의 과잉이자, 남용이었다. 한편으로는 정신없는 일정 가운데 '오감'을 잃은 채 살아간 날들이 있었다. 밥을 대충 때우고, 매일 지나가는 집 앞의 거리 화단에 예쁜 꽃이 핀 것조차 몰랐다.
중용(中庸) 하는 태도
나이가 들어가며 깨달았다. 오감만족은 그저 감각을 극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그 감각들 사이의 균형을 찾아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의 감각과 경험을 조화롭게 활용하며 가장 자연스럽고 이상적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진정한 중용일 것이다. 끝없이 자극적인 것 만을 쫓을 때, 더 강렬한 오감만족을 원하게 된다. 그리고 오히려 공허할 뿐이다. 지나치게 일상적인 반복 또는 아무것도 보고 듣고 경험하지 않으려는 삶은 색이 바랠 것이고, 활력을 잃는다. 중용의 태도로 오감을 한 땀 한 땀 느껴보기 시작한다면 더 강한 자극을 추구하거나 무뎌진 일상의 연속이 아닌 더 깊이 있는 감각과 함께 지금 이 순간에 머물게 하고 이 순간의 가치를 깨닫게 된다. 감각은 흘러가는 시간을 'NOW'로 붙잡아주는 소중한 도구이고, 그 순간의 기쁨과 감사를 느끼며 더 깊이 있는 삶의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너무 과도하게 짜릿하지도 않고, 반대로 기분 나쁘거나 우울하지도 않은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고자 하는 것이 곧 중용의 태도일 것이다.
오감은 축복이다.
오감을 느낄 수 있는 삶은 축복이다. 누군가는 당연하게 보이는 것들을 평생 보지 못하며, 누군가는 영원히 들을 수 없다. 말초신경, 중추신경계에 문제가 생기면 촉각을 포함한 감각을 잃을 수 있다. 코로나 걸려본 사람이라면 일시적으로 냄새가 잘 안 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냄새를 맡지 못한다는 것은 음식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고, 무언가 답답한 느낌이 가득하다. 우리는 이렇게 단 하나의 감각도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 차(Tea) 또는 커피(Coffee) 한 잔을 마시며, 잔의 온기를 느끼고, 향을 깊이 들이마시는 행위.
- 해 질 녘 석양을 바라보며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맛을 하나하나 음미하면서 예쁜 자연이 주는 선물에 온전히 감사하는 마음.
- '추적추적, 다다닥 다다닥' 빗소리를 들으면서 은은한 조명을 켜 놓고 내가 꾸며놓은 예쁜 방에서 책을 읽는 순간.
- 아침 출근길, 지하철 소리와 함께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 역에 도착했을 때 역내 빵집에서 은은하게 나를 부르는 빵냄새와 출구로 나왔을 때의 상쾌한 아침공기.
- 동네의 초등학교에서 들려오는 쉬는 시간 종소리와 아이들의 떠드는 소리, 잠시 학교 앞에 서서 친구들을 기다리는 모습, 집에 들어왔을 때 밥 짓는 소리와 된장찌개 냄새, 집에서 키우는 작은 식물이 시드는 것을 보고 잠시 또르르 물을 주는 행위.
사람에 따라 좋아하고 느낄 수 있는 감각이 서로 다르다. 어떤 사람은 하나의 감각을 소실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람마다 모든 부분에서 본인만의 중심을 찾아갈 것이고, 가장 행복하고 편안한 상태를 찾아갈 것이다. 큰 자극이 아닌 일상 속에서 중용의 태도로 매일 잠시나마 오감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삶이라면, 그 어떤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좀 더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곳 '현재의 삶'을 사는 것이며 그 누구도 아닌 나만의 깨달음이 피어오르기 시작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