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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는교사 정쌤 Oct 27. 2024

샤우나 샤피로의 마음 챙김 ; 책이 내 삶에 어떤 영향

   <램프지니>님의 글


  누구나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 있다. 조용히 앉아 커피 향과 함께 온전한 내 시간을 누릴 수 있는 새벽. 모두 잠들어 고요해서 술 한잔 하기 좋은 늦은 밤. 워킹맘인 나는 늘 움직이고, 사람들과 함께해서인지 혼자 조용히 있을 수 있는 시간을 참 좋아한다. 그런데 이 모든 시간보다 더 아끼는 시간이 있다. 바로 퇴근 후 막내와 함께 도서관 가는 시간이다. 저녁마다 가는 도서관 한쪽에서 ‘인생의 책 공모전’ 자료를 보니 벌써 3년째 매일 조금씩 읽고 있는 ‘(뇌를 재설계하는 자기 연민 수행) 마음 챙김’ 책이 바로 떠오른다. 퇴근 후 막내와 함께 도서관으로 나를 움직이게 한 책, 읽는 독서에서 행하는 독서로 나를 이끌어 준 책. 마음 챙김.

      

 이 책은 사람들의 더 나은 선택과 행동을‘뇌가소성’이라는 신경학적 관점에서 접근한다. 자주 행하여서 무의식 중에도 바로 나오는 반응을 고속도로라 하고, 좋은 줄 알지만 실천이 되지 않는 반응을 좁은 오솔길이라 한다면, 고속도로로 진입하기 직전에 잠시 멈추고 알아차림으로써 좁은 오솔길을 넓은 고속도로로 넓히는 과정. 이게 바로 내가 이해한 마음 챙김이다. 이 책을 2022년에 처음 접했는데 그 당시 ‘습관’에 아주 관심이 많았다. ‘무의식 중에 나오는 반응을 알아채는 것이 먼저구나! 그러고 나서 나의 의지로 나의 행동을 선택할 수 있구나!’를 이 책을 읽고 알게 되자, 나쁜 습관을 버리고 좋은 습관을 만드는 것을 무작정 의지력으로만 치부하면서 겪은 좌절이나 오해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모두가 다 알듯이 안다고 해서 실천이 되지는 않는다. 이런 게 마음 챙김이구나 하고 알고만 넘어갔다면 이 책이 나의 인생책이 되지는 못했을 것이다. 사실 이 책을 처음 읽게 된 동기는 새벽 기상을 하기 위해 모임을 찾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자기 조절을 잘해서 마음먹으면 바로바로 해내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나를 움직이게 하는 환경 안에서 더욱 열심히 하는 타입이다. 그래서 들어간 새벽 기상 모임에서 이 책을 읽고 매일의 의도를 정하여 감사일기와 함께 짧게 기록하여 공유하였다. ‘의도’란 가장 집중하고 싶은 것, 주의를 기울이고 싶은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장마철이라 그런지 평소보다 무기력하다 느껴지는 게 싫다면 오늘의 의도는 ‘좀 더 움직이기’로 정한다. 이렇게 의도를 정하고 관심을 현재 순간에 머물도록 정성을 쏟는 과정을 반복한다. 이렇게 매일을 내가 원하는 것에 집중하고 실행한 지 이제 3년째. 하루에 몇 장씩, 아껴서 읽어나가 이제는 대여섯 번쯤 이 책을 읽은 것 같다.      


 마음 챙김 독서를 하면서 몸으로, 마음으로 느낀 것 중 가장 으뜸은 “독서는 실천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샤우나 샤피로의 마음 챙김. 이 책을 읽기만 하였다면 한 번 읽고 말았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 이전, 나의 독서패턴을 되돌아보면 아마 그랬을 것이다. 늘 하던 패턴대로가 아니라 내가 원하는 대로 변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의도”를 정하고 실천하려고 노력하기. 매일 아침, 오늘 하루는 이 방향으로 보냈다고 의도를 정하고 하루를 보내면 시시때때로 내가 정한 의도가 생각나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는 나를 발견한다. 크게 품이 든 것도 아닌데 이 작은 노력이 나를 조금씩 변화시킨다.      


 그러고 보니 올 초부터 매일 써왔던 나의 의도는 ‘더 읽기, 더 쓰기, 더 미소’이다. 엄마, 아내, 직장인 말고 ‘읽고, 글 쓰는 나’이고 싶어 정한 이 의도가 어쩌면 마흔이 훌쩍 넘은 나이에 짬을 내어 도서관에 가게 하고, 출판사에 투고도 하게 나를 이끌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자극과 대응 사이에는 공간이 있다. 그 공간에 우리의 대응을 선택할 힘이 있다. 그 대응에 우리의 성장과 자유가 달려 있다.”     


 이 책에서 가장 좋아하는 구절이다. 퇴근 후 지쳐 쉬고 싶은 마음, 책 읽고 글 쓰고 싶은 마음. 전자는 즉각적인 반응이지만 후자는 진정 내가 원하는 마음임을 알아차리고 도서관으로 가는 선택을 하니 책을 내보고자 하는 마음이 또 생겼다. ‘읽는 독서’에서 ‘실천하는 독서’로 전환하게 해 준 책. 그리고 변하는 나를 느끼게 해 준 책. 변하는 나를 느끼는 게 참 좋고, 이러한 변화가 참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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