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과 겨울은 기동성이 달라진다. 그대와 나는 좋아하는 계절이 다를지도 모른다. 나는 추운 겨울보다 차라리 무더운 여름에 기동성이 올라간다. 스마트폰 만보기의 걸음 수가 2만 보 가까이 올라가도 여름에는 혼자서 빨빨거리며 잘 돌아다닌다. 단, 기동성만 좋을 뿐 피부는 햇빛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는 바람에 선크림을 넉넉히 발라야 겨우 괜찮다는 점이 아쉽지만.
반대로 강렬한 햇빛을 무서워하지 않아도 되는 겨울에는 기동성이 뚝 떨어진다. ‘어우, 추워’라고 입으로 내뱉는 순간이 다른 사람보다 꽤 빠르다. 목도리까지 단단히 착용했거늘 1월의 도쿄에서 보았던 발가벗은 나무들처럼 발가벗기라도 한 듯, 오들오들 떨면서 겨우 걸어 다닌다.
이번에는 1월 겨울에 도쿄로 여행을 떠났다. 도쿄는 부산보다 따뜻했지만, 패딩은 너무 과하고 코트와 목도리만으로는 온기가 2% 부족했다.이 2%를 채워줄 지원군으로 온천이 떠올랐다.
그대도 나와 함께 상상해 보면 어떨까?
은근히 피어오르는 온천수의 열기, 그곳에 고요하게 자리 잡은 뜨거운 온천, 멀리 어슴푸레하게 보이는 산과 하늘, 그림 한 폭과 같은 그곳에 몸을 담그고 웃어보는 자신을.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듯, 또는 멈춘 채 정적만이 흐르는 듯하지만 느려서 오히려 좋은 풍경.
1월 도쿄가 내뿜는 추위의 2%를 채워주는 하코네.
하지만 이전 편에서 언급하였듯 여행 첫날 공항에서 여성들이 한 달에 한 번씩 겪는 그날이 시작되며 온천에 가려던 계획은 무산되었다. 하코네까지 이동하는 전철인 로망스카의 표까지 한국에서 미리 구매한 상황에, 계획을 세워놓은 상황에 갑자기 하코네 일정을 취소할 순 없어서 일단 온천은 제외하고 다른 곳만 방문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온천에서 2%를 채우려던 계획이 뜻대로 안 풀리자 불완전한 여행이 될까 봐 속상한 마음, 억울한 마음이 샘솟았다.
그러나 나중에 알게 된다.하코네는 비록 완벽하지 못해도, 속상하고 울적한 마음마저 충분히 씻어낼 수 있는 곳이라는 것을.
한국에 있던 그(남자 친구)는 나의 여행 계획을 배려하는 마음에 도쿄 여행에서 돌아온 후에야 내게 말했다. 신주쿠에서 두 시간 가까이 열차를 타고 가야 하는 하코네가 짧은 2박 3일 여행에 적합한지는 모르겠다고.
그러나 천만다행히 하코네로 향하는 여행 계획은 옳았다. 하코네가 지닌 자연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만끽하라는 듯 날씨가 좋아서 하늘은 푸르렀고 발걸음한 모든 곳은 화려하지 않지만 깨끗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었다.
번아웃으로 습관처럼 지쳐 있던 내게 자연의 순수한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전하여 치유해 준 곳. 하코네를 당신에게도 전하고 싶어서 이 글을 쓴다.
어서 오세요, 하코네에.
(1월 겨울, 하코네에서 신주쿠로 돌아가는 로망스카 열차 앞에 한 여자가 서 있다가 입을 연다)
안녕하세요, 혼자서 일본을 여행하고 있는 김연경이라고 해요. 도쿄는 아니지만 근교 온천 여행지로 일본 국내에서 세 손가락 안에는 꼽히리라고 자신하는 ‘하코네’. 이번 여행에서 저를 살린 이곳을 그대에게도 꼭 알려주고 싶어요.
저는 평소에 여행할 때 아주 가까운 사이가 아니면 함께 여행하는 사람의 의견에 많이 따라주는 편이에요. 가고 싶은 곳이 있어도 몰래 찾아두었다가 여행지에서 형편이 맞으면 가보자고 은근히 말을 띄우는 정도죠. 어찌 보면 마음이 여린, 어찌 보면 다른 이에게 잘 맞추어 주는 제가 여러분 앞에 나서서 추천하는 곳이니 하코네는 나름대로 아주 큰 울림을 준 곳이지 않을까요? 어떠세요, 저의 이야기를 한 번 들어봐 주시겠어요?
하코네(箱根)는 일본 근교의 가나가와현에 있는, 온천지로는 입 아플 정도로 자주 언급되는 유명한 지역이에요. 하코네에서는 일본을 대표하는 산을 보실 수 있는데요. 바로 ‘후지산’이랍니다.
그대도 아마 이름을 들어봤을 거예요. 사실 후지산은 날씨나 대기 상태가 갖추어지지 않으면 특유의 아름다운 자태를 선명하게 보기 힘들고 등산하기에도 쉽지 않은 산이랍니다. 얼마나 영험한 기운을 내뿜기에 이토록 유명한가 싶어서, 이번에 하코네의 ‘오와쿠다니’에서 후지산을 눈으로 실컷 담을 생각이었어요.
“너처럼 걱정 많이 하고는 못 살겠다.”
이전 남자 친구가 저에게 해 준 말인데요. 갖가지 일을 100으로 봤을 때 5만 부족해도 눈치를 보고 자신의 불완전함을 탓하며 고민하는 제게 어이없다는 듯 슬쩍 웃으며 말했었어요.
네, 저는 주기적인 번아웃과 열등의식에 사로잡혀요. 열심히만 할 줄 알고 잘하는 방법은 정확히 모르는 바보 같은 사람이에요. 최고가 아니라면 최선이라도 다해야 한다는 생각에 본업뿐만 아니라 집안일로 청소기를 한 번 쓱 돌릴 때도, 연애하면서 웃음을 한 번 짓고 대화를 나눌 때도 있는 그대로의 모습보다는 가공된 모습을 보이려고 애썼어요.가면을 마구 써댔어요. 물론 열심히 했는데 다른 사람 눈에는 티가 안 날 때도, 자신을 지지고 볶고 몰아붙여도 다른 사람이 몰라줄 때도 많았죠. 그제야 후회하는 바보 같은 결말까지 자신이 다 안고 살았어요.
게다가 <11화 겨울 도쿄 여행은 코피와 함께 - 낮의 도쿄 센소지>에서 말씀드렸듯이 이번 1월 도쿄 여행을 오기 전날까지 무한대로 100m 달리기를 반복하는 사람처럼 쉴 틈 없이 달음질하며 일하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어요. 근데 있죠, 일이 많으면 쉴 틈 없이 달음질하고 일이 없으면 이대로 자신이 무너질까 봐 불안해하며 프리랜서로 100m 달리기만 하고 살다가, 어느 날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어? 나 걷는 법은 모르나?’
앞만 보고 달릴 수 있도록 옆을 못 보게 눈 양쪽을 가린 경주마처럼 달리라고만 채찍질하다 보니 어느새 걷는 감각을 잊어버린 듯했어요. 왜 걷는 법을 잊었을까요. 걸을 수 있는데 뛰지 않으면 뒤처질까 봐? 집, 차, 통장의 돈, 가족의 인정, 동성 친구, 남자 친구… 지금까지 겨우 가꿔온 소중한, 제 인생을 구성하는 것들이 손에서 빠져나갈까 봐 살아남으려고 무작정 열심히 했던 걸까요? 사실은 지금도 이러한 것들을 잃을까 봐 불안해요.
신주쿠에서 하코네로 가는 로망스카에 몸을 싣고 역에서 파는 도시락, 에키벤(駅弁)을 먹으며 두 시간가량 이동했어요. 평소에 집 앞에 버스가 도착하는 시간이 5분만 늦춰져도 안달복달하는 저지만 희한하게도 짧은 2박 3일 여행 속에서 두 시간 동안 하코네로 갈 때는 오히려 마음이 편안했어요. 이때부터 하코네는 느림의 미학으로 저를 이끌었나 봐요.
느림의 미학의 본격적인 시작은 하코네 등산 철도였어요. 하코네 여행의 시작점인 하코네유모토역에서 고라역까지 가기 위해서 타는 등산 철도인데요. 아기자기하지만 귀여운 등산 철도 안의 붉은 의자에 앉아 다리 쪽에 나오는 따뜻한 열기를 느끼며 서서히 올라가는데, 그것참 하코네의 교통수단은 신선하고 신비롭더라고요. 느리게 가도 결코 무난하지 않고 특별해요.
하코네 등산 철도가 가는 길에는 경사가 가파른 곳도 많아서 느리게 가고요, ‘스위치 백’이라는 장치를 이용해요. 스위치 백이란 경사가 가파른 구간에서 전진, 후진을 반복하면서 등산하듯이 올라가는 장치인데요, 실제로 스위치 백을 경험하면 꽤 신기하답니다. 안전을 위해 천천히 가다가 갑자기 열차가 뚝 멈춰요. 열차가 멈추고, 직원이 잠시 나오고, 잠깐 정적의 시간이 흘러요. 그다음 앞으로 가던 열차가 뒤로 가기 시작한답니다. 게다가 급커브도 많아서 귀여운 열차가 많은 관광객을 태우고 영차영차 올라가는 모습을 보니 대견하게 느껴질 정도였어요.
그것뿐인가요. 하코네 등산 철도를 타고 있으면 귀로는 끊임없이 잔잔하게 일본어로 등산 철도를 설명하는 방송이 나와요. 실제로 열차를 타면서 하코네 등산 열차의 역사와 운행 방식을 들을 수 있는 느리지만 알찬 구조였는데, 일본어로만 나와서 조금 아쉬웠네요.
로망스카 철도 안에서 에키벤.
하코네 등산 철도가 앞으로 느낄 경이로움을 받아들이기 위한 준비 운동이었다면, 등산 철도에서 내려 고라에서 소운잔까지 향하는 하코네 등산 케이블카부터는 그야말로 압권이었어요. 문장으로 쉽사리 표현하기 힘든 경이로움이었어요.
하코네 케이블카.
케이블카이기에 경사가 진 레일 위에 주황색, 회색으로 꾸며진 케이블카가 길게 놓여 있었는데요. 평소에 쉽게 볼 수 없는 신기한 모양새의 케이블카를 타고, 앞쪽의 넓은 창문 너머로 보이는 쭉 뻗은 철도 길을 보면서 위로 올라가요. 느릿느릿하게 올라가는 데다가 멈추는 역마다 직원이 나와서 문이 닫힌다고 말한 후에 다시 출발하더라고요. 얼룩이 많은 길고양이가 천천히 철도 길을 지나가도 치이지 않을 정도로 케이블카는 느리게 움직였어요.
그때였어요. 느리기 그지없는 케이블카를 타고 위쪽을 향해 뻗어 있는 철도 길을 보며 올라가고 있는데, 갑자기 후우-하고 몸속 깊은 곳에서 올라온 시원한 숨이 내쉬어졌어요. 평소에 항상 쉬던 숨과는 확연히 달랐어요.
무언가 막혀 있던 것이 시원하게 내려가는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그제야 좀 살 것 같았어요. 마음속에 엉망으로 뭉쳐 있던 걱정, 피로까지 말끔하게 사라지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신비롭고 감사한 감정이었어요.
시원하게 숨을 내쉬고 안도감을 되찾은 순간, 하코네 케이블카에서 관광객들 사이에 서서 느리기 그지없는 움직임을 몸으로 느끼면서 알게 됐죠. 숨 가쁜 사회 속에서 빠르게 달리고 해결되어야 행복하다고 생각했거늘, 오히려 궁극적으로 원한 건 느리게 걸으면서 만끽할 수 있는 안정이었구나. 머릿속으로 코피를 흘리면서 하루하루 달리기만 하던 자신이 떠올랐어요.그때와 숨을 내쉰 지금은 달라요. 마음속에 차오르는 안도감에 그저 감사하는 마음밖에 들지 않았어요. 이 말만을 반복했어요. 나의 이번 여행 최고의 힐링지는 이곳이다, 더 안도하는 삶을 살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하코네는 일본에서 손꼽히는 관광지라고 말씀드렸잖아요. 그러니 당연히 느림의 미학은 하코네 케이블카에서 끝나지 않았고, 마음을 울리는 행복한 풍경은 이후에도 몇 번 더 이어졌어요.
하코네 케이블카에서 바라본 모습. 나에게 천국이었다.
저는 케이블카를 타고 소운잔역에서 내렸어요. 그리고 큰 산인 소운잔의 근처 ‘소운잔역’에 있는 상점에서 족욕 후에 발과 다리를 닦을 수건, 족욕 하면서 마실 커피를 산 후 밖으로 나와족욕을 시작했어요. 쉽사리 이곳에서 떠나지를 못하겠더라고요. 원래 하려던 온천 계획이 무산되었으니 족욕이라도 실컷 하자는 심정이었는데, 예상외로 족욕만 했는데도 땀이 나기 시작하면서 좋지 않던 컨디션이 싹 풀리는 기분에 쉽게 자리에서 일어날 수 없었어요. 능선마저 아름다운 소운잔. 맑은 날씨에 푸르른 하늘과 산이 만들어내는 자연경관도 놓칠 수 없었어요.
느리게 흘러가는 온천의 물결에 발과 다리를 넣고 살짝 꼼지락대보았어요. 처음에는 혼자여서 더욱 고요했는데, 다섯, 여섯 명 정도가 더 와서 길쭉하게 마련된 족욕 공간을 이용하면서 생각보다 온천물이 뜨겁다, 좋다, 너도 발을 담가라 등의 이야기를 들려오기 시작했어요.
저는 여전히 혼자 온천물의 매력에 빠져 기뻐하면서 눈 앞에 펼쳐지는 자연만 바라보고 있었어요. 이렇게 혼자니까 여러 생각을 마음껏 되새길 수 있더라고요. 나를 위해서 고민을 들어주고 휴식도 중요하다는 말해 준 남자 친구의 얘기도, 몇 분 전에 경험한 등산 케이블카의 감동도, 나에게 느리게 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하지만, 결국 원점으로 돌아가서 다시 자신에게 질문하는 저를 발견했어요.
‘그래도, 과연 내가 평소에 느리게 걸어도 괜찮을까?’
그대도 대답해 주시겠어요? 평소에 그대는 느리게 걸어갈, 잠시 쉬어갈, 그래도 불안해하지 않을 자신이 있나요?
소운잔을 바라보며 족욕을 했다.
2.후지산
소운잔에서는 하코네 로프웨이를 타고 오와쿠다니에 갈 수 있어요. 코스가 참 다양하죠? 오와쿠다니역까지 향하는 로프웨이는 기상 상황에 따라서 운행하지 않을 때도 많은데, 제가 간 날은 날씨는 훌륭했지만 여러 조건에 적합하지 않은지 로프웨이를 운행하지 않았어요. 결국 관광객들과 버스를 타고 오와쿠다니로 향했어요. 그럼에도 소운잔까지 이어진 느림의 미학에 취한 저는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로프웨이를 못 타다니, 다음에 또 하코네로 놀러 오라는 하늘의 뜻인가?’
혼자서 허무맹랑한 생각을 하면서 웃었어요. 첫날 공항에서 온천 계획이 취소되었다며 절망한 저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죠.
버스에서 내리니 저편에 흰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었어요. 화산 가스를 분출하는 광경을 볼 수 있는 오와쿠다니 계곡이었고, 이곳을 자세히 보기 위해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어요. 그런데 주변 사람들이 저와는 반대 방향을 보면서 탄성을 지르지 뭐예요? 무언가 싶어 특별한 생각 없이 뒤를 돌았는데,
그곳에서 깨끗하기 그지없는 후지산이 저를 맞이해 주었어요. 눈으로만 담고 있을 뿐인데도 영험한 기운을 느낀 경험이 인생에서 몇 번 있을까요? 그저 경이로웠어요. 게다가 <겨울편 1화 겨울 도쿄 여행은 코피와 함께 - 낮의 도쿄 센소지>에서 말씀드렸잖아요.
혼자 떠나는 도쿄 여행도 절대 우리를 실망하게 하지 않는다고.
무조건 아름답고 뜻깊을 거라고.
이러한 확신의 정수에 해당하는 곳이 후지산이었어요. 날씨의 조건에 들어맞을 때만 깨끗한 후지산을 볼 수 있는데, 올해의 운을 다 끌어서 썼구나 싶은 정도로 직접 마주한 후지산은 너무나 경이롭고 아름다웠어요.
이곳에서 제가 본 사람들은 모두 즐거웠어요. 혼자서 온 저와 한일 부부는 서로 카메라를 바꾸면서 후지산을 배경으로 한 사진을 찍어주었고, 스쳐 지나가는 모두가 완벽하게 아름다운 존재를 접한 듯 환호하며 들떠 있었어요. 단언컨대, 아무리 뛰어난 배경도 빼어난 자연경관은 이길 수 없어요. 저 또한 사진과 영상을 찍어서 소중한 사람들에게 영험하고 들뜨는 마음을 공유하려 했어요. 사진을 통해 후지산을 보고 다른 사람도 행복하기를 바랐어요. 후지산이 보이는 오와쿠다니는 자신을 비롯해 다른 사람의 행복까지 빌게 되는 곳이었답니다.
하코네에서 내로라하는 관광지는 빠르지 않고 느려도 특별했어요. 우리 또한 느려도 행복하고 특별할 수 있지 않을까요? 스스로 힘들게 하고 번아웃이나 숨 막히는 인간관계를 자초하면서 자신을 벼랑 끝으로 밀지 않아도 차분하게 손 사이로 빠져나가지 않는 행복을 움켜쥘 수 있을지 몰라요.
물론 척박한 현실에서 살아남으면서 느림의 미학을 실천해 행복을 움켜쥐려면 끊임없이 여러 방법을 궁리해야겠죠. 그래도 이 말만큼은 대전제로 새겨놓고 인생을 살아가 보려 해요.
‘자신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살아가기.’
상대에게 맞추고,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는 일에만 집중하지 않고 자신도 소중하게 여기기. 다른 사람의 만족이 아닌 자신이 편안하고 안정되는 방법을 생각하기. 이를 불가능하게 하는 사람은 언제든지 마음의 문밖으로 내보낼 용기를 지니기.
나도, 그대도 이 세상에 존재하면서 알게 모르게 자신은 뒷전으로 미룰 때가 많았죠. 맞춰주려고만 했죠. 이러한 저에게 1월 겨울 도쿄 여행은 ‘너 자신을 아끼는 법을 배워와라’는 미션을 은연중에 내주었고, 그 해답은 달리지만 말고 인생에서 걸어보며 자신을 아낄 것, 걷는 과정에서 타인이 아닌 자신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두어볼 것이라는 생각이 하코네에서 처음에는 어렴풋이, 마지막에는 확고하게 들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