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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 안면홍조와 함께 살아가기

타목시펜 부작용과 극복노력

by 나즈


불청객의 방문


"지금 더운 거 맞아?"


실내온도가 더운 건지, 나만 더운 건지 친구에게 묻는다.


"별로 안 더워. 아까랑 온도 비슷한데?"


그렇다면, 또 그분이 왕림하신 거다. 그분은 이렇게 예고도 없이 갑자기 찾아온다. 언제 오는지 알기라도 하면 대비할 텐데 방문 횟수도 시간도 다 제멋대로다. 그분은 가슴에서 시작해 목, 얼굴, 팔로 빠르게 퍼져간다. 그러면 금세 온몸에 열기가 감돈다. 그중 얼굴은 증상이 가장 심하게 나타나는 부위다. 땀이 송골송골 맺히는 정도가 아니라, 얼굴 전면에 주룩주룩 흘러내린다. 땀이 나다가 또 금방 오한이 들기도 한다.

그분은 바로 안면홍조와 열감 되시겠다. 안면홍조는 뇌의 시상하부에 있는 열조절 중추가 여성 호르몬 부족을 느낄때 생긴다고 한다. 그분은 타목시펜을 복용한 뒤부터 내게 오셨다. 타목시펜은 여성호르몬을 억제하는 약이다. 유방암의 3가지 아형(호르몬 양성, HER2 양성, 삼중음성) 중에서 호르몬 양성에 속하는 유방암 환자는 호르몬 억제제를 5년~10년 동안 복용해야 한다. 호르몬을 억제하는 약이니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 자궁내막을 두껍게 해서 산부인과 진료를 1년에 한 번씩 받아야 하고, 아주 드물게 자궁암의 위험도 있다 하고, 불면증, 열감, 질 분비물, 손 발 부종, 우울증, 관절통, 관절염 등 부작용을 압축해서 나열하기만 해도 이렇게나 많다. 이렇게 많은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1974년 호르몬성 유방암 치료에 타목시펜을 사용한 뒤부터 50년 동안이나 이 약을 쓰고 있다. 그건 그만큼 효과가 있기 때문일 테다. 신약이 개발되었음에도 50년 동안 신약에 밀리지 않고 치료제로 사용되어 온 타목시펜의 역사를, 나는 믿어보기로 했다. 어찌 됐든 타목시펜은 나에게는 항암제로 사용되는 약이니까. 항암치료를 하는 것처럼 약을 잘 먹어보기로 했다. 타목시펜을 믿어보기로 한 뒤부터 내게 찾아온 불면증과 안면홍조는 불청객이지만 잘 달래서 함께 살아야 할 친구들이 되었다.


<타목시펜 약물정보>
이 약은 호르몬성 항암제 중 항에스트로겐 제제로 분류됩니다. 일부 종양은 종양 증식에 필요한 특정 호르몬에 대한 수용체가 있는 것이 확인되어서 호르몬 치료가 종양 치료제로 이용됩니다. 이 약물은 항에스트로겐 제제로 종양 세포 (유방암)의 에스트로겐 수용체에 결합하여 에스트로겐이 종양 세포 내로 들어가 종양을 증식시키는 것을 억제하여 종양 치료 효과를 나타냅니다. 유방암 치료에 수술 후 보조 치료 또는 전이성 유방암 치료, 또는 침습성 유방암 위험성 감소시킬 목적으로 사용됩니다. 다른 종양 치료 목적으로도 사용될 수 있습니다.

출처 : 서울대학교암병원 약물정보
http://cancer.snuh.org/info/medi/view.do?seq_no=43


안면홍조-불청객과 함께 살기


열감과 안면홍조가 얼마나 자주 나타나는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곳은 극장이다. 극장에서 한여름에 에어컨을 껐다 켰다 할 리 없는데, 나는 열이 나서 카디건을 벗었다 입었다를 수차례 반복했다. 영화 상영 2시간 동안 서너 번은 옷을 벗었으니 열감과 안면홍조는 30분 단위로 나타난다는 것을 실험한 셈이다.

그런데 운동하고 있을 땐 열감과 안면홍조의 불편이 거의 없다. 운동하며 흘리는 땀인지 열감으로 나는 땀인지 구분할 수 없으니까. 운동하면서 땀을 쫙 흘리고 난 뒤, 찬물 샤워기로 온몸의 열기를 식히는 시간이 좋았다. 이걸 몇 번 반복하다 보니 주룩주룩 땀 흘리는 것을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게 됐다. 운동할 때 흘린 땀 덕분에 안면홍조와 열감으로 나타난 땀의 이미지가 상쇄된 듯하다. 암튼 집에 있거나 실내에 있으면 열감을 더 자주 느끼게 돼서 밖으로 자꾸 나갔다. 체온 조절이 잘 안 되는 나에겐 바람이 통하는 실외가 더 편한 공간이었다. 열감과 안면홍조를 데리고 다니면서 외출 준비물이 많아졌다. 외출하기 전 꼭 한 번씩 더 챙긴다.

손수건, 손선풍기, 카디건 췍!



불면증-불청객과 함께 살기


'눈뜨지 마! 잠 깨면 안 돼!'

'어서 다시 잠들어야 해!'

'아직 새벽이 아니야!'


창밖 어둠 농도로 보아 아직 한밤중이다. 새벽이 올수록 어둠의 빛이 옅어진다는 걸 불면증을 친구로 들이면서 알게 됐다.

나는 원래 머리만 대면 잠드는 사람이었다.


"왜 잠이 안 와요?"

"입맛이 없는 건 뭐예요?"


잠이 안 오는 것이 뭔지, 입맛이 없다는 것이 뭔지 나에겐 당최 알 수 없는 세계였다. 그런데 타목시펜은 나에게 불면의 세계를 알게 해 줬다. 옅은 어둠에서 눈을 떴을 땐 안심이 되어 다시 쉽게 잠들 수 있었다. 그러나 눈떴는데 한참 새까만 한밤중이면 그때부터 잠이 더 안 왔다. 잠 오는 수면영상 몇 개를 들어야 잠들건지 걱정하며 더 잠들지 못하는 밤들이 이어졌다.

이렇듯 잠이 깨는 이유는 열감 때문이다. 갑자기 온몸에 열이 오르면서 잠이 깨는 거다. 열이 나 이불을 갑자기 확 걷어찼다가, 조금 있으면 다시 추워져서 이불을 끌어다 덮느라고 잠이 깨곤 한다.

불면증을 극복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써봤다. 커피는 오전에만 마셨다. 그리고 잠들기 2시간 전에 걷기나 계단운동을 해서 몸을 노곤한 상태로 만들었다. 노곤한 상태에서 샤워하고 잠들기 좋은 지친 상태로 잠들었다. 그리고 방의 모든 불빛을 차단했다. 전등 스위치, 난방기의 작은 파란 불빛도 보이지 않게 가렸다. 암막 커튼을 치고, 콘센트의 전원까지 다 껐다. 핸드폰은 빛이 보이지 않게 침대 옆 바닥에 두었다. 수면영상은 취침예약을 맞추고 잠들기 전까지 여정을 함께 했다. 또한 새벽에 화장실에 갈 경우, 화장실 불을 켜지 않고 환풍기만 켜서 옅은 파란 불빛만으로 화장실에 갔다. 최대한 잠이 깨지 않게 몽롱함을 유지하며 화장실에 갔다 왔다. 화장실에 다녀온 걸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은 것처럼 조용히 다시 잠들려고 노력했다.

불면증 극복을 위한 비법이 있는데, 잠이 깼을 때 시계를 보지 않는 것이다. 뒤돌아보면 돌이 된다는 이야기처럼, 잠이 깼을 때 시계를 보면 돌이 될까 시계를 보지 않았다는 건 거짓말이고. 잠이 깼을 때 시계를 보게 되면 매번 그 시간에 깨기 때문이었다. 어제도 3시, 오늘도 3시라고 깨는 시간을 각인하면 그 시간에 눈이 떠졌다. 그래서 난 잠이 깨더라도, 절대로 시간을 확인하지 않았다.

그리고 잠이 깨더라도 누워서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도 휴식이 된다고 생각하며 마음을 편하게 먹으려고 했다. 명상 음악을 들으며 명상을 하는 것이 진정한 몸과 마음의 휴식이라고 생각하며.

이런 방법들은 나름 효과가 있었다. 특히 운동이 효과가 좋았다. 잠자기 전 20분이라도 걷고 들어온 날엔 더 깊은 수면을 취할 수 있었다.

그러나 불면증을 극복하기 위한 여러 방법의 효과를 확언하기는 힘들다. 오후에 커피를 마신 날에도 숙면을 취한 날이 있었으니 말이다. 그저 이런저런 방법을 써서라도 마음을 편하게 하면 잠드는데 도움이 되는듯하다.



가려움의 밤_피부발적


타목시펜 복용 초기에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 것은 피부발적이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대학 때까지 있던 아토피가 다시 발현되었다. 대학 때 술 먹으면 다음날 눈두덩이 발갛게 부어올라 베트맨이 되곤 했다. 술 먹어서 열감이 눈에 몰려 그렇게 된 것인데, 성인이 되고서는 자연스레 없어졌는데 타목시펜 복용 이후 다시 생겼다. 목에 땀띠도 나고, 눈두덩이도 가려워서 잠을 못 자고 깰 정도였다. 가려워 미칠 지경이었다. 아이스팩을 손수건에 싸서 눈두덩과 목에 올렸다. 가려워 긁으면 안 되니까 취한 처방이었다. 아이스팩이 다 녹을 때까지도 가려움이 진정되지 않아 아이스팩을 교환하다 날이 새곤 했다.

가려움에 잠 못 들던 밤에, 피부발적이 일반적인 부작용인지 찾아보려고 유방암이야기 카페에 들어갔다. 다른 사람들도 겪는 문제인지 궁금했다. 피부발적이 일반적인 부작용은 아닌듯했다.

그런데 또 다른 문제가 생겨났다. 피부발적으로 들어가게 된 유방암이야기 카페는 한 번 들어가니 헤어 나올 수가 없었다. 늪처럼 계속 빨려 들어갔다. 유방암이야기 카페는 갑자기 시작된 막막한 암의 여정에 등대 같은 역할을 해주는 고마운 곳이었다. 17만 명이 있는 카페라고 느껴지지 않을 만큼 한동네 사람들처럼 보였다. 자주 글을 올리는 사람들이 있고, 댓글 다는 사람들도 한동네 커뮤니티 같아 보였다.

처음엔 타목시펜 부작용으로 검색해서 그런 글만 찾아서 봤는데, 가려움으로 잠들지 못하는 밤이 많아지자, 다른 글도 읽게 되었다. 상피내암인데 5년 후 폐전이된 사례, 전이, 재발, 2차암 이야기들이 정말 많았다. 그런 일들이 흔한 일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잠이 안 와서 글을 읽었는데, 글을 읽다 보니 더 잠이 안 오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잠을 제대로 못 자니, 피부발적은 더 심해졌다.

며칠 잠을 못 이루는 밤이 이어지자, 유방암이야기 카페 접속을 잠시 중단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재발, 전이가 안 되는 사람들은 유방암이야기 카페를 잊고 살기 때문에 글을 남기지 않고, 재발, 전이가 된 사람들이 카페에 들어와 글을 남기니까 그 비율이 높게 보이는 것이라는 환우의 충고를 기억해 냈다.

피부발적 원인을 해결해보려고 했다가 문제가 더 커진 셈이다. 피부과에 가면 될 일이었다.

문제를 해결하려다가 문제를 더 크게 키우는 일, 난 지금껏 그렇게 살아온 듯했다.



불안을 없애는 법


불안을 없애는 가장 좋은 방법은 확인해 보는 것이다.

타목시펜을 복용하면서 아랫배가 묵직하고, 따끔거리기도 하고, 아랫배가 더 불룩해진 느낌이 들었다. 게다가 유튜브에서 타목시펜 부작용으로 난소낭종이 생길 수 있다는 정보를 본 후, 나의 난소낭종이 더 커진듯한 불안이 생겼다. 그 불안의 가지를 잘라내기 위해 동네 산부인과에 갔다.

대학병원에서는 1분 만에 휘리릭, 말도 엄청 빠르게 하는데, 동네 산부인과에서는 내 걱정도 다 들어주고, 설명도 자세하게 해 주고, 대학병원에서 찍은 CT 기록지를 아이패드에 담아서 갔는데 그것도 보면서 설명도 해줬다. 대학병원에서 느끼지 못했던 친절함이었다. 초음파로 난소 상태를 확인했다. 나의 난소낭종은 여전히 그대로 있었다. 불룩한 아랫배는 그냥 살이었던 것이다.

의사 선생님이 타목시펜으로 난소낭종, 자궁근종이 커지는 게 아니라, 자궁내막이 두꺼워진다고 말씀해 주셨다. 자궁내막이 두꺼워져서 출혈이 있으면 바로 진료 보러 오라고 했다. 난소 수술을 빨리 해야 하는 것 아닌지 걱정하고 있는 내게 상담도 해주셨다. 우선 암치료부터 하고 몸 상태가 괜찮아졌을 때 난소수술을 받으라고 조언해 주셨다. 방사선 치료를 받으면 상처가 잘 안 낫는다고 하시면서 치료가 다 끝나고 몸 상태 봐서 수술받으라고 했다. 너무 고마웠다. 난소낭종이 더 커진 건 아닌지, 이러다 난소낭종이 터지는 건 아닌지 걱정을 키우던 나를 안심하게 해 주셨다.

생리가 나오면 난소낭종이 없어지지 않을까 생각할 정도로 무지했던 내가 몸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는 중이다.

초음파 검사 검진비를 내려고 하는데, 중증환자 산정특례 적용돼서 7,700원만 냈다. 타목시펜 부작용으로 산부인과 진료가 1년에 1회 특례 적용이 된다고 한다. 의료보험이 촘촘하게 보호해 주는 기분이 들었다.



타목시펜 잘 먹는 방법


1. 알람 맞추기

타목시펜은 항호르몬제가 몸에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12시간에 한 번씩 시간을 맞춰 복용해야 한다. 난 아침 8시, 저녁 8시에 알람을 맞춰두었다. 알람을 맞춰두었지만 다른 일을 하다가 그것하고 먹어야지 하다가 놓친 적이 한두 번 있다. 그래서 알람이 울리면 모든 일을 제처 두고 약을 먹는다. 약 먹는 걸 놓쳤을 때 다음 약 복용 전이라면, 그 때라도 먹어도 괜찮다고 한다.

2. 약에 날짜 적기

약에 날짜를 적어둔다. 돌아서면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 그래서 매직으로 날짜를 적어둔다.

3. 영양제 복용 중단

종합비타민, 유산균을 먹고 있었는데 주치의가 타목시펜만 먹으라고 했다. 6개월 후 추적검사 때, 비타민, 철분 결핍이 나타나면 그때 처방해 준다고 했다. 그래서 타목시펜 복용 때 챙겨 먹어야 한다는 수많은 영양제 정보를 뒤로 하고, 타목시펜만 복용 중이다. 주치의 말을 잘 듣기로.



내 몸의 치유력


몸의 온도에 주의를 기울이며 바람의 온도를 느끼게 되었다. 여름이 지나가는 계절, 강변에 산책 나가서 맞는 바람은 찬바람 더운 바람이 같이 분다. 강에서 부는 바람은 약간 차고, 오른쪽 땅에서 부는 바람은 뜨뜻하다. 이들이 섞여있는 시기, 환절기다.

내 몸도 환절기다.

갑자기 너무 더웠다가 또 갑자기 추위가 몰려온다. 선풍기 바람이 너무 차서 선풍기를 껐다가, 끄자마자 바로 열이 나서 선풍기를 켠다. 추워서 이불을 뒤집어썼다가, 갑자기 열나서 이불을 급하게 발로 찬다. 이런 행동의 반복이 이어진다.

타목시펜 이후 시작된 이런 현상은 난소 수술 후 더 심해졌다. 주기가 더 짧아졌고 강도가 더 강해졌다. 그래도 잠은 잘 잔다. 워낙 많이 움직여서 지쳐서 잔다. 지쳐서 푹 자기. 이것이 내가 불면증을 극복하는 방법이다.


내 몸은 잘 적응해 낼 거란 믿음이 있다. 내 몸의 치유력을 믿는 편이다. 명상에서 '나는 점점 좋아지고 있습니다.' '나는 점점 나아지고 있습니다.'의 말에 눈물을 쏟던 나였지만, 마음 기저에는 내 몸의 치유력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이집트 여행 갔을 때 상한 치즈를 먹고도 설사 한 번으로 소화해 내는 장지컬을 가졌고, 만 CC의 술도 해독하는 간지컬을 가진 나니깐.

유방암 수술 후 하루하루 회복해 가는 과정은 정말 놀라웠다. 수술부위에 넓게 퍼진 멍이 며칠이 지나 서서히 옅어지는 것도, 수술상처가 차츰 아무는 것도 경이로웠다. 처음엔 기력이 없어 10분 걷기도 힘들었다가 차츰 기력을 되찾아가는 과정도 놀라움 그 자체였다. 그래서 난 내 몸의 치유력을 믿는다. 내 몸이 잘 해내리라 믿는다. 그래서 타목시펜도 잘 적응할 거라 생각했다. 무엇이든 씹어먹는 몸이니깐. 무엇이든 소화시키는 몸이니깐.


그렇지만 아무리 그렇더라도, 그동안 함부로 쓴 건 미안하다. 나의 몸!


<호르몬 요법>_병원 안내문

1. 호르몬 요법이란?
일반적으로 유방암은 여성 호르몬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성 호르몬의 수치가 높아지면 유방암의 성장이 빨라지며, 반대로 수치가 낮아지면 유방암의 성장이 둔화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여성 호르몬의 작용을 억제하는 모든 치료를 호르몬 요법이라고 합니다.

1) 호르몬 요법의 적용대상
호르몬 요법은 모든 유방암 환자에서 사용될 수 있는 치료법은 아닙니다. 호르몬 치료는 유방암세포가 에스트로겐에 대한 수용체를 가지고 있는 경우에만 사용될 수 있는 치료법이며 에스트로겐 수용체가 양성인지에 대한 여부는 주로 수술 후 조직검사(면역조직화학검사) 결과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2) 호르몬 치료제의 종류
* 타목시펜
타목시펜 요법은 에스트로겐 양성인 폐경 전 환자에서 항암 치료 후 많이 사용됩니다. 타목시펜은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조절제(SERM)로서 에스트로겐수용체를 차단하여 암세포의 성장을 방해하는 역할을 합니다. 타목시펜과 비슷한 약제로 화레스톤, 토레미펜 등이 있으며 환자 상태에 따라 약제를 선택하여 복용하게 됩니다. 흰색 알약으로 하루에 두 번, 5년간 지속적으로 복용하게 됩니다.

* 아로마타제억제제
아로마타제억제제는 전이성과 조기의 폐경 후 유방암 환자의 일차 치료제로 사용됩니다.
아나스트로졸(아리미덱스), 레트로졸(페마라), 엑사메스탄(아로마신) 등 아로마타제억제제는 폐경 후 유방암 환자에서 다른 호르몬들이 에스트로겐으로 전환되는 것을 억제시켜 줍니다. 현재까지는 아로마타제억제제가 타목시펜을 대신하는 또는 추가로 사용되는 약제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 황체형성호르몬 자극 호르몬 유도체
뇌하수체는 난소 등의 여러 장기를 조절하는 호르몬을 분비합니다. 황체형성호르몬 자극 호르몬 유도체인 Zoladex는 폐경 전 여성의 유방암 재발방지에 효과가 있습니다. 뇌하수체에서 나오는 황체형성호르몬을 억제하여 난소에서 분비되는 에스트로겐을 차단하여 유방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Zoladex 치료 후 대다수가 다시 월경을 시작하여 특히 임신이 필요하거나 월경 유지를 원하는 환자들에게 적합한 방법입니다. 2년간 한 달에 한번 주사를 맞는 방법으로 치료하게 됩니다.

3) 호르몬 요법의 부작용
가장 흔히 보고되는 부작용은 폐경 증상입니다.
호르몬요법을 투여받는 환자의 50%가 어느 정도의 열감을 호소하며 고령의 여성보다는 폐경 전 여성에서 더욱 흔히 열감을 유발합니다. 질분비와 불규칙한 생리 등도 흔히 호소하는 부작용입니다. 흔하지는 않지만 두통이나 오심, 관절통, 불면증, 무력감, 불안, 초조감 등을 호소할 수 있습니다. 심한 폐경 증상을 보이는 경우 항우울제 등의 약물이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질건조, 성교통증, 성욕감퇴 등도 흔히 호소할 수 있으며, 질에스트로겐도포제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타목시펜의 부작용
타목시펜 장기투여의 가장 심각한 합병증은 자궁내막암의 위험도 증가입니다. 이에 관하여는 조기 진단이 반드시 필요하며, 산부인과 검진을 병행하여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확인할 것입니다.
혈전증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은 표재성 정맥염으로 심각한 정도는 아니며 심한 혈전색전증은 환자의 1% 미만에서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약제 중단이나 항응고제 투여를 고려해야 합니다. 그 외에 저혈소판증이나 호중구감소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안독성 즉 백내장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시력이 떨어지거나 시야가 흐려지는 증상이 있으면 안과 검사를 해야 합니다.

* 아로마타제 억제제의 부작용
근골격계 질환과 골절,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이 있습니다. 골다공증과 이에 따른 골절의 위험도가 증가하지만 이는 다른 약제의 병용투여로 예방이 가능합니다. 그 외 근육통 및 관절통, 피로, 말초부종 등의 위험도가 증가할 수 있습니다.



<항호르몬 요법시의 식사요법>_병원 안내문


1. 항호르몬 요법이란?
항호르몬 요법은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인 경우 유방암 재발의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 또는 재발 시의 치료 목적으로 사용됩니다. 이는 여성호르몬의 생성을 억제하거나 수용체에 적용하지 못하게 하는 치료방법입니다.

2. 유방암의 위험요인
유전,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연령 및 출산 수유 경험, 서구화된 식사패턴(특히 고지방식), 비만, 음주 등 다양한 요인이 있습니다.
이 중, 과체중/비만은 유방암의 위험도를 높일 뿐 아니라, 치료 후, 특히 폐경 후의 유방암의 위험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폐경 여성의 경우 에스트로겐의 주된 공급원은 지방조직인데, 과체중 여성일수록 지방조직이 많아 체내 에스트로겐 수치를 높이기 때문입니다.

3. 식사요법의 목표
건강 체중, 균형 잡힌 건강한 식습관, 규칙적인 운동, 금주를 실천하여 유방암 재발의 위험도를 낮추는 것입니다.

1) 건강체중을 유지하도록 합니다.
건강체중을 유지하기 위해서 꾸준한 식사관리와 규칙적인 운동을 실천해야 합니다.
과체중/비만 상태라면 체중조절이 권장됩니다.

2) 건강한 식생활을 실천합니다.
- 과식하지 않습니다.
- 하루 3끼, 규칙적으로, 균형 잡힌 식사를 합니다.
- 다양한 색깔과 향의 신선한 채소를 충분히 섭취합니다.
하루 450g 이상의 채소 섭취, 1일 섬유소 30g 이상 섭취가 권장됩니다.
매끼 김치를 제외한 2가지 이상의 채소 반찬(나물, 쌈, 샐러드 등)으로, 하루 5가지 이상 다양한 채소를 섭취합니다.
- 과일은 하루 1~2회 적당량 섭취합니다.
체중 조절이 필요한 경우에는 1회 권장량 내에서 섭취합니다.
- 한 끼 식사의 2/3 이상을 채소, 과일, 곡물 및 콩과 같은 식물성 식품으로 섭취합니다.
- 빵, 떡, 과자류, 튀김, 패스트푸드 등 열량이 높은 음식섭취를 조절합니다.
- 음료는 당분이 없는 음료나 맑은 차를 이용합니다.

3) 활동량을 늘리고 규칙적인 운동을 합니다.
규칙적인 운동의 효과
- 건강체중을 유지할 수 있게 도와주며, 근력을 유지하고 체지방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줍니다.
- 골다공증 예방 또는 골밀도를 높이는데 도움이 됩니다.
- 주 150분 이상, 땀이 날 정도의 강도로 꾸준히 실천합니다.
-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배드민턴 등 중등도 운동

4) 금주를 실천합니다.
술은 종류에 관계없이 소량의 음주에도 유방암 발생 위험도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5) 더 알아보기
* 유제품 먹어도 되나요?
우유 및 유제품이 유방암 발생 위험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는 제한적입니다. 유제품은 다양한 영양소와 생리활성물질을 포함하고 있는 식품으로 칼슘의 급원식품으로 뼈 건강을 위해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식품군입니다. 하루 1가지 이상의 유제품을 섭취하십시오.

* 밀가루, 흰밥, 설탕은 절대 먹으면 안 되나요?
밀가루, 흰밥, 설탕이 직접적으로 유방암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 근거는 없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탄수화물과 첨가당 섭취가 과다해진다면 체중/체지방이 증가할 수 있으므로, 균형적인 식사를 통해 적정량 섭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탄수화물 섭취 시에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통곡물로 섭취하며, 단백질과 채소를 포함한 균형식으로 식사를 구성합니다.

4. 항호르몬 요법과 식물성 에스트로겐
- 에스트로겐 양성인 유방암의 유방 상피세포는 에스트로겐 등 여성호르몬의 자극을 받아 성장 및 분열을 하게 됩니다. 에스트로겐이 과다 노출되면, 유관 상피세포의 증식이 촉진되어 암세포로 변화할 확률이 증가합니다. 또 폐경 후 여성이 비만한 경우에도 여성호르몬이 많아져 유방암의 발생 위험이 높아집니다.
- 식물성 에스트로겐은 콩, 콩 종류식품(이소플라본), 아마씨(리그난), 석류(쿠메스탄), 칡(다이드제인) 등에 함유되어 있습니다.

* 두부나 콩의 섭취는 안전한가요?
콩밥, 두부, 콩자반, 두유 등의 형태로 식사의 형태로 이소플라본을 섭취하는 것은 호르몬 관련 유방암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특히 타목시펜을 복용하는 경우에는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가 나타납니다.
(환, 가루, 즙, 진액 등 보충식품형태로의 섭취는 권장되지 않습니다.)

* 아마씨의 섭취는 안전한가요?
아마씨의 섭취가 유방암의 발병을 낮추는데 효과는 있지만, 아직 효과에 대한 연구결과와 안전성에 대한 입증이 부족합니다.
(잘 익혀서 섭취해야 하며, 하루 30g을 초과하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 석류 섭취 시 주의사항이 있나요?
과일로 소량 섭취하는 것은 가능하나, 석류즙/석류농축액 등으로 섭취할 경우 과량 섭취하게 되며 당분섭취도 함께 증가하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5. 하루의 식사계획
1) 1일 3번의 식사
- 탄수화물(잡곡밥, 통밀빵 등)
- 단백질찬(고기/생선/두부/달걀/해산물 등)
- 채소찬(나물/생채/쌈/샐러드 등)

2) 1일 간식
- 유제품(우유/두유/요구르트)
- 과일(생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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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