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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환자의 마음재활(7)

플랜드림프로젝트



자존감의 문제?


창문 소동과 심리적인 불안감 등 나의 정신적인 문제들을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 않으면 언젠가 또 다시 난간 앞에 서있는 나와 마주할 것만 같았다. 잠들기 전에 가졌던 블로그 활동과 혼자만의 시간에 또 인터넷으로 폭풍 검색을 했다. 불특정 다수의 네티즌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오는 단어가 자존감이었다. ‘자존감’을 올리면 상황을 긍정적으로 해결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자존감이란


자존감 : 자아존중감(自我尊重感) 혹은 줄여서 자존감(自尊感)은 자신 스스로를 가치를 갖춘 존재로 여기고 부정적으로 여기지 않는 감정을 의미한다. 일상적 활용으로는 '자신을 사랑하는 감정' 정도로 사용된다.(_나무위키)


자존감 올리는 법들을 찾아 따라해 보기 시작했고, ‘자존감 수업’이라는 책을 읽었다. 공감은 되지만 어딘지 모르게 인위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뇌손상으로 완전히 날 것(?)이 된 내게는 난이도가 높았다. 내 수준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이것을 ‘플랜드림프로젝트‘라고 부르기로 했다.


플랜드림프로젝트 (by 굿스타)

예기치 못한 큰일에 대비하는 플랜 드림(꿈)!
플랜B로 상황을 대처하기보다 꿈이 있다면
꿈을 향해 가는 걸로 내가 처한 안 좋은 상황을 흔들림 없이 극복해나갈 수 있다


내 마음이 필요로 하는 것, 내게 부족한 것, 원하는 것을 생각하며 내가 끌리는 대로 필요한 것들을 해나갔다. 5-6단계정도 되는 이 활동들을 하고 나니 다른 사람으로 태어난 것 같았다. 마치 어둠에 물들어있던 내가 정화되어 반짝거리는 새로운 생명체로 태어난 것 같은 기분? 내가 플랜드림프로젝트를 진행한 과정과 상세한 내용은 "명랑스트로커 굿스타" 블로그(blog.naver.com/newsilverstar)에서 확인할 수 있다.



플랜드림프로젝트


롤모델찾기
가상명함만들기
과거의나에게쓰는편지
강점찾기(내가생각했던강점과 진짜강점을비교)
내가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LH SWing)


내가 플랜드림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가장 염두에 두었던 것은 내 꿈을 찾겠다는 것이었다. 한창 사회생활을 하고 나의 자리를 잡아야 되는 서른 살에 뇌출혈이 왔으니, 평범한 직장생활은 물 건너갔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사회에서, 특히 다녔던 회사에서 더 이상 나를 필요로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고, 그것에 대비하기 위해 ‘나를 어필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어야겠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나는 다녔던 이 회사 혹은 다른 직업을 위해 준비 된 사람이다’라는 것을 증명해 낼 필요가 있었다. 그러기 위해선 나를 잘 알아야했다. 병원에 있으니 시간적으로도 여유롭고, 이참에 내가 어떤 사람인지 파헤쳐 볼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여러 자기계발 도서나 방송에서는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트렌드였다. 내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유명 인사들이 하나같이 자신을 알고 많은 게 달라졌다는 부분을 강조하고 있었다. 나는 생각했다. ‘아, 내가 하고 있는 것들이 헛된 짓은 아니구나’하고. 내가 하고 있던 플랜드림프로젝트가 결국은 꿈을 찾기 위함이었지만 진짜 담겨있던 뜻은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었던 것이다.



사람들의 말,말 말!


내가 가장 불안정했을 때 한 선택이 결혼이었고, 그 결정을 돌리면서 나는 굉장히 많은 에너지가 들었고, 그 에너지를 끌어 올리는 와중에 내가 누구인지 알게 됐다. 그리고 내가 누구인지 알게 된 순간부터 다른 인생이 펼쳐졌다"
_ 칼럼니스트 곽정은(출처 : 내외뉴스통신(http://www.nbnnews.co.kr)



“나를 지독히 사랑하면 끝까지 답을 구해서 그냥 우울하게 두지는 않는구나” 생각했다. 자신을 방치하는 것만큼 자신에게 큰 죄를 짓는 일은 없다고 생각했다.
_ 강사 김미경



나를 다시 쌓아올리는 여러 가지를 하면서 나는 점점 세워지고 있었다. 땅 속 저 깊은 곳에 처박힌 줄 알았던 나는 어느새 땅위로 올라와 햇살을 따스히 받고 있었다. 점점 예전의 당당했던 내 모습을 찾아가고 있었다. 인지도 점점 좋아져서 치료 스케줄도 곧잘 기억하게 되었고, 여러 면에서 자신감이 생겼다. 그렇게 재활 의지도 강해졌고, 그만큼 몸도 빠르게 회복되어 갔다. 플랜드림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서 나는 책을 쓰는 것에 대한 목표가 확고해져갔고, 책에 담고 싶은 이야기들을 조금씩 메모했다. 뇌졸중 이야기가 아닌 플랜드림프로젝트에 관해서도 담고 싶었다. 꿈에 대해서만 쓴 책을 만들고 싶었던 만큼 이 장의 길이가 길어졌다.




2019년 언젠가. 책 쓸 생각하며 쓴 메모


사실 서른 살에 꿈을 찾는다는 게 특별하고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서른이라고 해서 다들 꿈을 이룬 것도 아니다. 결혼하는 나이도, 은퇴하는 나이도 늦어지는 마당에 서른이라는 나이가 결코 많은 건 아니다. 꿈을 찾는데 늦지 않았다는 뜻이다. 꿈을 이룬 사람이 얼마나 많겠냐만 꿈이 없이 살아가는 사람도 아직 많다.

꿈이 있다는 건 얼마나 큰 차이일까.나도 아프기 전엔 물론 꿈이 있었다.

직장 내에서의 꿈, 좋은엄마로서, 아내로서의 꿈

하지만 뇌출혈과 마비로 인해 쉽게 이룰 수 있을 것 같았던 꿈은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괜히 몸 아픈 걸로 핑계 댄다고 보였으면 좋을까? 핑계이고 싶지만 현실은 진짜 핑계가 아닌 현실일 뿐이다.

삶이 바뀐 날 모든 걸 잃었다고 생각했다

정상적인생활을 혼자서는 절대 할 수 없기에.. 6개월된 아기를 돌볼 수 있는 처지가 못 되기에..

하지만 훗날 재활을 하면서 완치에 가까운 회복을 해냈을 때 나의 모습을 다시 그려봤고,

절망적인 모습이긴 싫었다

그래서 나는 다시 미래의 나를 위한 꿈을 꾸기 시작했고 드디어 꿈을 찾았다.

나의 경험을 토대로 다른 이들에게 도움되는 일을 하는 것.

수학선생님이 어릴적 꿈이던 나는 대학시절 수학과외를 아르바이트로 하곤 했다. 당시 만났던 친구들은 왜 수능준비를 해야하는지, 미래에 뭐가 돼야하는지 생각조차 해본 적 없고, 꿈이라는 걸 막막해 하는 친구들이 많았는데 아무런 목적없이 하루를 살아가는 모습이 안타까웠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그래서 내가 서른살에도 다시 꿈을 찾은 이야기를 공유 하며, 꿈을 찾는 것을 도와주는 사람이 되고싶다.

꿈을 찾자 목표가 생기고 희망이 보였으며, 삶을 대하는 자세, 삶에 대한 의욕이 달라졌다


그래서 내 삶이 바뀐 날, 나는 다시 '삶'을 꿈 꿨다


꿈이라는것, 유래와 사전적정의는그렇다. 해가 져서 재생하는 시간에 그리는것, 동경하는 것

꿈_네이저 사전

Dream의 뜻을 찾아봐도 이러하다.

나는 이미 꿈이 여러번엎질러졌다. 앞의 몇 번은 목표 없는 망상에 가까운 꿈에다가, 꿈을 놓친게 내 잘못이 아니라고 합리화 해버린 이유에서다. 하치만 두번째 삶을 사는 지금은 겨우 찾아서 잡고있을 이 꿈을 놓쳐버리고 싶지 않다.

그래서 나는 PlanD를 찾으라고 하고 싶다

planA도 아니고 B도 아니고 C도 아닌 D인 이유는 뭘까

가장 최선이라고 생각 했던 planA가 무산 되면 그다음 plan도 A에 대한 여파로 금방 무산 되기 쉽상이다.

눈치채신분은 이미 책장 넘겼..

진짜넘겨서오셨다


최선의 A를 좇기보다 꿈, Dream을 향한 plan을 세워보긴 바란다.

그래서 PlanD를 세우라고 하고 싶다. 한 성공한 연예인이 사부가 되어 방송을 통해 한 이야기를 빌리자면 "무엇을위해살고싶은지"가 꿈이자 목표이고, "되고싶은 '무엇'"이 그에 대한 수단이라고 했다. 그러니까 직업은 꿈을 위한 수단일 뿐인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꿈을 향한 수단인 ,되고싶었던, 꿈이라 생각했던 그 '무엇'을 이루는 것부터 이미 어려움을 겪고있는게 아닌가. 물론목표나 꿈이 확실하면좋지만...

나역시 그에 대한 답을 찾기 어려웠다. 더구나 꿈을 가져도 당장 준비 가능한 상황이 아니기에,, 우리는 하루하루도 힘겹게살아가고있는 '유리멘탈'을 지닌 여린존재들이니 쉽게 접근해보자. 그냥일단 꿈을 꾸라.

망상이든 상상이든 무엇이든 좋다. 꿈을 꾸고 그것을 시각화하자

아직인가? 머리를 띵하고 치는 무언가가 아직이라면, 그러고도 구체적인 플랜 마련이 어렵다면,

플랜드림프로젝트6단계를 실행해보길 추천한다.

나도 꿈이라는걸 찾는게 어려워서 하루살이에 급급해 엎질러졌던 꿈을 주워와 봤다.

꿈과 장래희망조차 찾는게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럼 현재의 나를 먼저 마주하고 나를 바라보자

이름하여 LH SWing분석(Like,Hate,Strength,Weakness,doING). (Like,Hate 강약점,하고있는일)을 분석해서 내가 되고싶은,이루고 싶은 그 무엇을 하나 골라보자.

그리고 나를 검색하면, 나의 명함에, 나의 소개에 어떤 타이틀과 커리어를 넣고 싶은지 생각해봤다

그냥~~~꿈과 같은 맥락의 망상 같은 걸로 말이다

플랜드림프로젝트를 할 수 있는 별지이자 수행지는 책 뒷편 OOO페이지에 마련해두었다.

1년 전에 만들었던 가상 프로필(퇴사는 이뤘다 ㅎ)





자존감이 올라가면서 나는 이미 이런 사람이야 하고 상상하며 쓴 메모라 지금에 와서 다시보니 약간은 오글거리고 건방지지만, 이 때 당시에는 아무 것도 아닌 일반인인 내가 생각해낸 플랜드림프로젝트가 꽤나 대단해보였다. 하하;; 그리고 인생을 고민하는 다른 사람들이 알고 한번쯤 따라해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별지까지 준비하는 거창한 상상을 해봤다. 상상인 김에 허풍을 좀 떨어봤다^^



자존감이 꽉 찬 나


이제는 내가 해온 것들이 효과가 있음을 입증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내가 변화해온 과정과 메모들에 대해 학문적으로 연구해보고 싶다는 다른 꿈이 생겼고, 지금도 희망찬 삶을 살고 있다. 더 이상 어둠 속 나의 모습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리고 당장은 무직에 장애가 있는 나지만, 그런 나를 사랑하고, 앞으로의 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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