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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sbesos Nov 18. 2019

해녀와 미싱

제주 해녀에게 오리발, 물안경, 잠수복은 삶의 수단이다. 이불집을 하며 솜과 먼지를 뒤집어쓰며 일하셨던 엄마에게 삶의 수단은 미싱과 바느질이었다.


스쿠버 다이빙을 하며 돈을  모아 오리발을 사고 잠수복을 하나씩 사는 나에게 이것들은 취미 활동을 위한 수단이 되었다. 바느질을 해본 적 없는 지현이에게 예쁜 쿠션을 만들고 뜨개질을 배우는 건 따분했던 일상을 채워주 마음의 평화를 주는 수단이 되었다.


이처럼 누군가에게 어떤 물건은 살기 위해 양손에 힘을 쥐고 꼭 쥐어야 하는 애증의 존재이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양손을 꼭 쥐고 살아갈 때 여유를 찾기 위해 필요한 물건이 되었다.


어쩌면,

이 여유는 그토록 짠 바닷물과 먼지를 마시며 자식을 키워낸 우리네 어머니의 작품이 아닌가 싶다. 감사하고 감사하다. 엄마의 이마와 손등에 깊이 새겨진 주름을 어루만지며 포근한 이불을 덮고 푸르른 바다꿈을 꾸며 잠들어 본다. 스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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