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생각을 또박또박 얘기하는 학생은 더 이상 버릇이 없는 학생이라 부르지 않고 야무진 학생이라 부른다.
체벌은 없어진 지 오래다.
20여년전 종례를 하러 들어오신 30대 초반의 선생님은 자신이 들어와도 조용하지 않은 자기반 학생들이 맘에 들지 않아
굳은 표정으로 의자를 들라고 하셨다.
내 앞에 앉은 너무나 왜소하고 작은 친구가 난 정말 걱정이 됐다. 160m이 넘는 내 팔도 지금 너무 아픈데 이 친구는 얼마나 아플까... 이 친구는 이 친구 몸집에 맞은 작은 의자를 들게 해야 하는 게 아닌가 그게 공평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30분 내내 들었다. 그 이상한 벌을 받는 내내 내 머릿속엔 그 생각이 가득했다. 이건 불공평하다고...물론 말할 수 없었지만 그 친구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으로 가득한 시간이었다.
요즘은 생각도 못할 벌이지만
의자를 보면 그 생각이 종종 들곤 한다.
중학생의 내가 그런 생각을 했던 것처럼 이 아이들에게도 불공평과 정당하지 않은 일들이 많을터,
그 선생님처럼 말도 못 붙일 만큼 꽉 막힌 교사가 되지 말자고 되새기지만 여전히 너무 어른이 돼버린 내가 너희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교사가 될 수 있을지
여러 번 묻고 또 물어볼 때가 있다
그때보단 교사라는 사람들이 좀 더
무게와 권위를 놓고 내려가고 있다. 그러려고 노력 중이다.
가끔은 그 역전의 속도와 방향이 과할 때도 있어 뉴스에 나고 속상하고 눈살이 찌풀어 질 때가 있지만
여전히 선생이란 존재는 선생이다.
학생들에게 어렵고 불편한 존재임은 분명하다.
이 글을 교사들이 본다면 좀 더 힘내자고 얘기하고 싶다. 세상이 변한 만큼 어려움이 다양한 각도에서 다가올 때가 많지만 적어도 우리처럼 아이들이 대우받게 하진 말자고 얘기하고 싶다.
이 글을 학생들이 본다면 좀 더
다가오라고 얘기하고 싶다. 세상이 변한 만큼
교사들이 노력하고 있다고 적어도 그들이 받은 말도 안 되는 대우는 안 받게 노력하고 있다고 얘기하고 싶다.
교사와 학생
교육과 가르침의 사이에서
어렵고 불편하지만
더 이상 실타래가 얽히지 않게 교사들이(아이들이 자기 세대만큼 부당함을 느끼지 않도록) 정말 많이 노력하고 있음을 알아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