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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들산들 Sep 10. 2019

꼭 모든 사람과 잘 지내야 할까?

인간관계의 721 법칙

최근에 봤던 글 중에 내 마음을 울린 글귀가 있다.

내가 아무리 모든 사람한테 사랑받기 위해 노력을 해도 둘은 날 싫어하고
일곱은 관심 없고 한 명만 나를 좋아한다.
-윤대현 (서울대병원 정신의학과 교수)-


예전에는 같은 소속이나 모임에 속해 있는 모든 사람과 친해지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을 했었다. 대학생 때만 해도 평일에는 늘 약속이 있었으며, 한 번 맺어진 인연은 어떻게든 끝까지 이어지기 위해 노력을 했었다. 새해나 명절이면 늘 먼저 안부 문자를 보내고 가끔씩은 전화를 해서 시시콜콜한 안부를 묻고, 오랜만에 통화를 하고 나면 뭔가 성공한 인생을 살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곤 했었다. 그러다 혹시라도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왜 나를 싫어할까?’, ‘내 성격에 무슨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라면서 심각하게 고민을 하곤 했다.


그리고 10년이 훌쩍 지난 지금은 정말 거짓말처럼 내 주위에는 소수의 지인들만 남아 있다. 고등학교 친구들 그리고 몇몇 대학교 친구들 그리고 회사에서 친하게 지내는 2~3명의 사람들 정도이다. 누군가 나에게 지금의 상황이 불행하냐고 묻는다면 나는 단연코 소수의 지인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지금의 시간이 좋다고 말하겠다.


지금은 나와 연락이 끊긴 한 사람이 있다. 동갑내기 친구였지만 그 사람은 친구 사이에도 서열이 존재한다고 믿었던 것 같다. 오랜만에 만나면 내 안부를 묻기보다는 본인의 자랑과 근황을 쏟아내기에 정신이 없었다. 본인이 얼마나 직장에서 인정받는 존재인지 본인이 분양받은 아파트가 얼마나 올랐는지. 그 사람은 늘 상대적 우월감에 취해 있었고, 나는 그 사람과 시간을 보내고 나면 에너지가 고갈되고 자존감이 낮아지는 기분이 들곤 했다.


비록 우리는 한 때 허물없이 친한 사이었고 즐거운 학창 시절의 추억을 공유하는 사이지만 이것만으로 인간관계를 계속 지속할 이유는 없었다. 결국 연락이 뜸해지고 만나는 횟수가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어지게 되었다. 물론 아직 나의 카카오톡에는 그 사람의 연락처가 남아 있고 프로필 사진을 통해 그 사람의 근황을 알게 되지만 이제는 무의미한 카카오톡 친구 373명 중 한 명일 뿐이다.


예전에는 이렇게 나를 불편하게 하는 사람들, 나의 자존감을 낮아지게 하는 사람과도 억지로 시간을 보내고 억지로 인연을 이어 갔지만, 그건 나를 갉아먹고 내 인생의 소중한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는 일이었다. 나는 나를 좋아해 주는 그 한 명에게만 오롯이 집중했어야만 했다. 나는 어쩌면 무의미한 9명의 사람 (나에게 관심 없는 7명의 사람과 나를 싫어하는 2명의 사람)과의 관계를 유지하느라 소중한 한 명을 놓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혹시 오늘도 당신을 싫어하는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슬퍼할 필요가 전혀 없다.


모든 사람에게 사랑을 받는 건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억하자 721의 법칙을. 일곱 명은 나에게 관심이 없고 두 명은 나를 싫어하며 한 명만 나를 좋아한다. 이렇게 생각하니 갑자기 마음이 편해지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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