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코모레비 Nov 22. 2019

상위 10% 리더의 공통적인 강점

리더에 대한 존경과 신뢰는 어디에서 오는가?


평가에 대한 엇갈린 시선


직책자를 평가하는 리더십 진단을 경험해본 분이라면 아래와 같은 생각 한 번쯤은 해보셨을 겁니다.


① 방어형 : 솔직하게 입력했다가 내가 피해라도 당하면? 좋은 게 좋은 거지 뭐

② 냉소형 : 솔직하게 적는다고 변하겠어. 아무 소용없더라.

③ 상호 발전형 : 리더의 성장과 변화를 위해 솔직하고 건설적으로 피드백하자.


운이 좋았던 탓인지 해마다 일관된 프로세스로 진행되는 리더십 평가와 평가 결과를 중히 여기고 개선을 위해 팀원들에게 솔직한 조언을 구하는 팀장님의 모습을 보면서 리더십 평가의 순기능을 체감할 수 있었는데요.


오늘 공유드리는 내용이 적극적으로 리더십 역량 개발을 고민하고 계신 리더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리더십 평가 결과 새롭게 바라보기


올해 리더십 교육을 담당하면서 리더십 진단 결과를 면밀히 분석해 볼 기회가 생겼습니다. 단순히 전사 평균 점수 대비 낮은 리더십 역량은 무엇이며, 부족한 역량을 개발하기 위한 교육은 무엇이 있을지 고민하는 것 외에 팀원분들이 남겨주신 주관식 응답을 좀 더 세밀하게 들여다보려고 했습니다. 참고로 제가 재직중인 회사는 약 3,500명이 근무하고 있고, 리더십 평가를 받는 리더분들은 약 400명 가량 됩니다.


평가 상위 그룹과 하위그룹에게 남겨진 피드백에 어떤 경향성, 공통된 키워드가 있지 않을까? 하는 나름의 가설을 세우고 텍스트 분석을 해본 건데요. 분석의 목적은 상위 10% 고평가 리더와 하위 10% 저평가 리더분들이 받은 주관식 피드백의 공통 키워드를 발견하는 것이었습니다.


비교적 짧은 시간을 투자했지만 정말 흥미로운 결과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10명 이상의 응답수를 갖고 있는 전사 리더 중 팀원 분들이 남겨주신 주관식 응답을 키워드로 추출했으며, 리더의 강점, 개선해야 할 점 2가지 항목으로 나눠 팀원분들의 생각을 생생히 기록해봤습니다. 개선점에 대해서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지만 이번 글에서는 너무 긴 글이 될 수 있어 상위 10% 고평가 리더의 공통적인 강점 키워드만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재밌었던 건 상위 10% 고평가 리더의 피드백 키워드는 80%가 일치하고, 하위 10% 저평가 리더의 키워드도 대부분 일치했다는 것인데요. 즉, 직무와 조직 특성의 차이가 있어도 팀원들이 바라보는 좋은 리더와 나쁜 리더의 기준이 어느 정도 공통분모가 있다는 겁니다. 그중 차이점이라면 고평가 리더에 비해 저평가 리더에 대한 피드백은 좀 더 다양했다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맘에 드는 구석보다 안 드는 구석은 더 다양하나 봅니다.


그럼 이제 팀원들이 말하는 상위 10% 고평가 리더의 공통적인 강점을 소개드리겠습니다.




[상위 10% 고평가 리더의 공통적인 강점]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의견 개진 문화 조성

 - 첫 번째 키워드는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의견 개진 문화를 만들어 준다는 것입니다.


비즈니스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밀레니얼 세대가 조직의 주축이 되면서 기존의 경직된 조직문화도 빠른 변화를 요구받고 있습니다. 도서 [90년생이 온다]에서는 밀레니얼 세대를 상징하는 단어를 ‘자존감’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YOLO'라는 키워드로 상징되는 밀레니얼 세대는 개인의 선택이 존중받고, 나는 나로서 존재할 때 의미 있다는 가치관이 확립되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의 발달과 사용자 확대로 정보의 비대칭이 해소되며, 소비자 중심으로 변해버린 비즈니스 환경 속에서 더 이상 기존의 관료적인 조직과 한 가지 관점만으로 시장을 이해하고 빠르게 대응하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조직에서도 다양한 구성원의 의견을 존중하고 한 명 한 명을 리더로 대할 때 조직의 경쟁력은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리더 스스로 권위 의식을 버리고 동등한 입장으로 조직을 리딩 하면 좋겠습니다.


② 큰 그림, 비전을 제시

 - 두 번째 피드백은 연초, 분기, 반기 등 수시로 비전을 제시하고, 일의 끝 그림을 함께 그려 팀원들의 참여감을 높여준다는 것입니다.


어떤 조직이든 회사에서 기대하는 성과가 있게 마련이며, 이런 성과 달성을 위해 팀의 존재 이유,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는 것은 없어서는 안 될 일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많은 조직장 분들께서 이를 어려워하고, 정답을 제시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갖고 있는 듯합니다.


비록 이런 과정이 리더 분들에게 낯설고 어렵겠지만, 회사의 방향성과 이슈, 경영진의 생각 속에서 우리 팀의 위치와 방향에 대해 팀원분들과 자주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한 팀(운명 공동체)이라는 메시지를 줄 수 있습니다. 높은 목표를 추구하며, 자주 공유하는 조직일수록 결속력이 높고 심리적 안전감이 높다고 합니다.


③ 구성원에 대한 신뢰와 권한 위임

 - 세 번째 키워드는 신뢰였습니다. 리더가 팀원을 믿어주고, 일정 업무 영역에 대한 권한을 부여할 때 구성원은 동기부여됨을 알 수 있습니다.


"주인의식을 가져라" 백번 천 번 말해도 업무의 모든 의사결정권과 의견을 리더가 독점하고 있다면 설령 업무의 주인이 되고 싶은 마음이 있더라도 주인이 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업무에 대한 자율성이 보장될 때,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질 때 책임감과 주인의식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입니다.


리더가 모든 것을 하려 하지 말고 권한을 적절히 위임하는 것은 결국 개개인에게 책임감을 주고, 성과 달성의 주인공으로 만들어줍니다. 실무 전문가로서 조직에서 인정을 받고 직책자가 된 초기 리더분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 중 하나인데요. 리더의 역할을 스스로 고민해보고 다시 한번 바람직한 역할을 정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④ 인간적인 매력과 유쾌함 

 - 네 번째 키워드는 구성원 개개인에게 직접적으로 다가가고, 친근함과 포용력으로 모두를 공평히 대한다는 것입니다.


인간적인 매력과 유쾌함이라는 키워드를 보고, 나는 태생이 ‘노잼’이라며 좌절하는 리더분들도 여럿 계시겠지만 제가 바라보는 관점은 조금 다릅니다. 인간적 매력과 유쾌함도 후천적인 노력을 통해서 얼마든지 가꿔나갈 수 있습니다. 설문을 통해 기재된 코멘트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해당 리더가 단지 웃기고 유머감각이 뛰어나서 유쾌함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는 않았습니다.


조직에서의 인간적인 매력이라 함은 내 사람 챙기기가 없어 많은 사람의 지지를 얻는 것이며, 허심탄회하고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상호 신뢰입니다. 좋은 리더는 팀원에게 때론 놀림도 당하고, 농담도 함께 나눌 수 있어야 합니다.


⑤ 솔직함, 투명한 의사소통

- 다섯 번째 키워드는 조직에서 발생된 이슈를 숨기지 않고, 진행과정에서 의견을 충분히 수용하는 것입니다.


솔직하고 투명한 커뮤니케이션은 리더가 먼저 다가가는 것이고 우리가 한 팀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팀원 중 특정 인원과의 투명한, 솔직한 커뮤니케이션은 팀 전체로 봤을 때는 오히려 팀 효과성을 저해하는 요인이 됩니다. 자주 그리고 솔직하게 팀 전체에 이슈를 공유하고, 리더의 고민을 함께 나누시길 바랍니다.


⑥ 합리적 사고와 공정함 

 - 여섯 번째 키워드는 성과 평가, 의사결정 과정에서 나타나는 합리적 사고, 공정함입니다.


합리적 사고와 공정함은 여러 측면에서 의견이 나왔는데요. 합리적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절차적인 공정성이 가장 많이 언급되었습니다. 연초 목표 수립 이후 연중 한 번의 구성원 면담도 없이 연말에 성과평가를 하려는 직책자 분들이 종종 계십니다. 그 사이에 서로의 기대치는 좁혀질 리가 없으니 리더가 기대하는 성과만큼 팀원이 성과를 거두지 못했더라도 한 번의 피드백으로 그 모든 걸 설명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업적과 노력을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이디어, 의도 또한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리더가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준을 제시하고, 이를 수시로 팀원들과 공유하며 의견을 들어본다면 절차적 공정성은 자연스레 확보될 것이라고 봅니다.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다양한 관점의 질문을 던지며 혹시나 편견과 선입견에 치우쳐진 성급한 의사결정은 아니었는지 되돌아봤으면 합니다.


⑦ 전문성

 - 마지막 키워드는 '전문성'입니다. 언급 비율이 가장 낮았지만 보통 전문성이라는 키워드는 합리적 의사결정과 연관되어 언급됐습니다.


전문성은 리더의 기본 덕목이기도 한 만큼 구성원 모두가 이를 특별히 언급하진 않았습니다. 다만 전문성을 활용하는 방식이 관건이라고 보는데요. 마이크로 매니징, 실무자에 대한 질책을 위해 전문성을 활용하는 리더분들도 있습니다. 그보다는 새로운 관점 제시, 합리적 판단을 위해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활용하셨으면 합니다.




끝으로 상위 10% 리더에게 공통적으로 남겨진 코멘트는 놀랍게도 ‘건강’이었습니다. 건강을 챙겼으면 좋겠다는 응답률이 굉장히 높았는데, 이는 위의 인간적인 진솔한 매력과 연결됩니다. 진심으로 서로의 기쁨과 슬픔을 나누는 리더는 팀원들이 걱정해주고, 함께 오래 일하고 싶어 합니다.


7가지 키워드와 마지막 건강이라는 키워드까지. 대한민국의 모든 리더분들이 스스로의 건강을 챙기면서 또 사랑받는 리더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많은 분들이 이번 글에 공감해주셔서 팀원분들이 주로 개선을 요구하는 부분은 따로 정리해봤습니다. https://brunch.co.kr/@oder/12 )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전 02화 전문가는 어떻게 되는건가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