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혼자가 아니기를 선택했습니다
”오늘 언제 와?“
”응, 오늘 저녁 일정 있어“
“ㅇㅇ”
그녀의 응답은 간단하다.
어디서 뭘 먹는지
누구와 함께 하는 자리인지 묻지 않는다.
회식 자리 부지런히 울리는 팀원들의 휴대폰 진동 소리에 거들먹 거린다.
“거 중요한 저녁 자리 하는데 전화가 오다니요!“
나만 기분 좋은 농담을 연신 내뱉어본다.
”아니, 왜 연락이 안 와?“
”늦으면 재촉 연락 안 와요?“
쏟아지는 질문을 이해하기 어렵다.
경험해 본 적도,
물어본 적도 없는 질문에 대한 답이 있을 리 없다.
통화목록 와이프를 찾아 전화를 걸어본다.
”여보세요? 응, 뭐 해?“
”응 뭐 좀 먹고 쉬고 있어“
”근데..나 약속 있을 때 전화 안 하는 이유가 뭐야?“
“응? 무슨 소리야?”
“아니, 어디냐 빨리 와라 그런 얘기 안 하잖아”
“해서 뭐 해, 알아서 들어오는 거지”
“오, 나에 대한 믿음인가?”
“뭔 소리야, 들어와서 시끄럽게나 하지 말고 조용히 자”
다시 회식 자리였다.
“선배, 어떤 여자랑 결혼하는 게 좋을까요?”
현명하고, 착하고, 예쁜 여자는 어리석고, 나쁘고, 못난 대답이었다.
대화를 훔쳐 들은 부장님은 구구절절 이상적인 배우자상을 연설하셨다.
부장님의 옆자리엔 이제 막 입사한 신입사원만 남아
넘치는 체력과 집중력을 맞교환하고 있었다.
‘알아서 해’는 신뢰였을까, 무관심이었을까.
나도 그렇게 내 답을 던졌다.
“별거 있냐, 널 생각하게 만드는 사람하고 해”
오늘도 와이프는 회식 때 전화를 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