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답게 살아가기.

Be yourself!

by 솜니오



인생의 목적은 사랑받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되는 거란다.
너에게는 너만이 완성할 수 있는 삶의 목적이 있고, 그것은 네 사랑으로 채워야 할 것이지 누군가의 사랑으로 채워질 수 있는 게 아니야.

<하루키>



마흔이면 불혹(不惑)이라는데 나는 마흔이 한참 넘은 지금도 매 순간 바람 앞에 촛불처럼 이리저리 흔들린다. 아무리 미니멀라이프를 외쳐봐도 집안 구석구석에는 물건들이 쌓여있고, 아무리 무소유를 읽어봐도 돌아서면 또 어느새 욕심이 들어차있다. 나는 여전히 어리석고 미혹(迷惑)한 인간이다.


인생의 꽤 오랜 시간을 타인의 시선을 놓지 못한 채 살아왔다. 그렇게 자의 반 타의 반의 삶을 살아오던 어느 순간, 정신을 차리고 돌아보니 내 삶은 망망대해에서 표류하고 있었다. 어떤 방향도, 목적도 없이 그저 대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려 애를 쓰는 채로.


그 여정이 나의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 어느 날, 나는 그 해류를 거슬러 가기로 결심했다. 겁도 없이 나의 길을 찾아 나서기로 했다. 지금 생각하면 왜 좀 더 빨리 스스로를 들여다보지 않았을까 아쉽기도 하지만 뒤늦게나마 나다운 삶을 찾게 된 것만도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어쩌면 그 모든 시간들이 결국 나를 이곳으로 이끌어준 것일지도 모른다.






지금 나는 내가 선택한 길 위에 서 있다. 타인의 기준이 아닌 나의 기준으로, 내가 진정 원하고 의미 있다고 여기는, 남이 부러워할만한 삶이 아니라 스스로가 납득할 수 있는 그런 삶.


하지만 스스로 선택한 길이라 해도 알 수 없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것은 역시나 두려운 일이다. 그러기에 나는 매일 방황하고 갈등하고 현실에 몸을 부닥치며 괴로워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그저 나만이 쓸 수 있는 책의 나만을 위한 페이지를 펼쳐놓고 홀로 분투하는 것뿐이다.


아직 십분 남짓 걸으면 다리가 후들거리고 식은땀이 흐른다. 제 발로 나갈 수 있는 곳은 집 앞 놀이터가 전부. 그래도 집안에서의 운신이 수월해진 것만으로도 몸도 맘도 한결 편해졌다.


이따금 불이 꺼지며 눈앞이 암전 되는 순간, 심장이 서늘해오는 것도 여전하다. 두려움은 흐린 날의 그림자처럼 희미하게 흔적만 남았지만, 아주 사라져 주지는 않는다.


아래로 떨어져 보고 나서야 평범했던 보통의 날들이 모두 기적이었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이제야 나는, 인생이란 것이 스스로의 빛도 그늘도 고스란히 껴안고 가야 하는 지난한 여정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세상이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건 정말 멋져.
생각지도 못한 일이 일어난다는 거니까.

<빨간 머리 앤>



삶은 언제나 우리의 기대를 벗어나고 그럴 때마다 생은 견딜 수 없이 버거워진다. 하지만 그런 순간에라도 조금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면 어떨까. 행복한 사람은 특별한 환경이 아니라 특별한 마음자세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휴다운즈의 말처럼.


이 이야기는 삼사십 대에 걸친 나의 현실과 혹은 나 자신과의 고독한 투쟁의 기록이다. 비록 나의 행군은 끝나지 않았지만, 그 고군분투의 여정이 오늘도 이 거칠고 험난한 세상 위에서 고단한 삶을 이어가는 누군가에게 잠시나마 휴식과 위안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힘겨운 일상에 매몰되는 순간일수록 스스로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작은 여유를 가질 수 있기를. 그것이 무엇이든 당신 안의 반짝이는 조그만 별 하나가 신산한 삶 속, 지친 그대를 다시 일으켜줄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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