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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좋으면서도 힘든 이유

적응이 된다는 얘기

by 앙마의유혹

새로운 일을 시작한 지 어느덧 4개월이 지나, 이제 5개월째에 접어들었다.
처음엔 모든 게 그저 재미있었다.
오랜만에 아침에 일어나 출근한다는 것 자체도 좋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사실이 나를 생기 있게 만들어줬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마음 한편이 조금씩 무거워진다.
가장 크게 걸리는 건 역시 아이들이다.


중학생이라 예전보다는 손이 덜 가지만,
그래도 아직은 내가 챙겨줘야 할 게 많은 아이들.
일에 집중하다 보면 미처 돌보지 못하는 순간이 생기고,
그럴 때마다 미안함이 가슴 깊이 내려앉는다.


사람들은 말한다.
“아이들은 아이들, 나는 나. 철저히 분리해야 한다고.”
하지만 인생의 절반을 아이들과 함께 살아왔고,
내 목숨보다 소중한 존재들인데,
어떻게 그걸 분리하며 살 수 있을까.


게다가 내가 일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아이들인데 말이다.
그래서 더 미안하고, 더 애틋하다.


최근엔 큰딸이 고등학교 진학에서 꽤 큰 도전을 하기로 했다.
막상 원서를 쓰고 준비를 하다 보니
걱정되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닌 모양이다.
그 모습을 보면서도
정작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응원’뿐이라는 사실이
참 마음 아프다.


그래도, 우리 딸.
난 늘 네 편이야.


할 수 있어.
그리고 혹시 실패하더라도 괜찮아.
넌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어.
언제나 노력하는 너, 그 자체로 정말 대견해.


힘내, 우리 딸.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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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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