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큰 딸이 학교 축제에 나갈 춤을 준비한다면서 분주해지게 움직이는 걸 보더니 작은딸이 정말 오랜만에 춤을 보여주겠다고 열심히 우리 앞에서 춤을 춘다. 'sticky'와 '내가 S면 넌 나의 N이 되어줘'라는 노래의 춤을 춰줬는데, 분명 내가 알기론 sticky는 트월킹 동작이 있는 댄스로 좀 섹시한 춤인데 왜 우리 둘째가 추니 귀여운 엉덩이 춤인지 절로 웃음이 났다. 초등학교 6학년이면 이제 귀여울 나이는 아닌데 막내라서 그런지 아직도 마냥 귀엽기만 하다.
이렇게 춤을 보다가 전에 저장해 놓았던 영상들을 보게 됐는데, 하아... 언제 이렇게 컸지? 아기 때도 아기 때지만 물과 1년 전, 몇 개월 전 영상만 봐도 애기애기 한 느낌인 게 지금이랑 사뭇 다르다. 왜 이렇게 귀여운지... 큰딸은 2년 전부터 나보다 키가 컸는데 그때 모습마저도 너무너무 귀엽다.
며칠 전 찍은 사진마저도 아득하고, 왜 이리도 아련한지... 사춘기라 자꾸 부딪히는 일도 많고 잔소리도 많아지고 반항도 많이 하는 지금도 분명 추억이 되겠지? 가끔은 너무 힘들어 빨리 이 시간이 지났으면 좋겠다라고 생각을 하곤 했는데 어차피 흘러가는 시간 왜 그렇게 빨리 못 보내서 안달이었는지 너무 속상하고 아쉽기만 하다.
그때는 너무 힘들었기에 그랬겠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 시간들이 너무 소중한 걸...
다시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더 재미있고 열심히 살 자신이 있는데 결국 시간은 돌릴 수 없기에, 나의 아이들에겐 그 시간을 조금 더 소중히 쓰라고 잔소리를 한다. 너희는 나와 같은 삶, 나와 같은 후회를 하지 말라고... 분명 내가 어릴 때 들었던 잔소리도 이런 이유에서였겠지만 그땐 그저 말 그대로 잔소리라고만 느껴졌으니 우리 아이들도 똑같겠지... 알면서도 잔소리를 계속하게 되는 건, 이 잔소리로 인해서 조금이라도, 아주 조금이라도 나의 진심이 전달이 되겠지라는 맘으로 하게 되는 것 같다. 나 역시도 그 잔소리들이 전혀 무용지물은 아니었으니까... 진짜 시간이 딱 한 번만이라도 되돌아간다면 더 즐겁고 재미있고 알차게 살 자신이 있다. 하지만 안되는 걸 알기에 지금부터라도 그렇게 살려고 노력해야겠지...
세상에 당연한 건 없다 하지만 오늘도 어제가 되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결과. 또 어제가 될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