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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카포 Jun 30. 2021

아직은 월급쟁이를 하고 싶다.

딸 셋 워킹맘의 시간적 자유를 향한 인생 경로 수정

이직 전 휴가 기간 내내 아이들을 직접 등원시켰다.

저녁 약속도 적극적으로 채우지 않고 가능하면 하원도 직접 했다.

"00이 엄마? 처음 뵙네요."

등 하원 길에 가장 많이 들은 인사말이다.


복직하고 지금 동네로 이사를 들어와서 내내 시어머니께서 함께 지내셨다.

이전에는 사람을 써서 아이들의 하원을 시켰기에 등원 길에 아이들 같은 반 친구들 얼굴도 익히고 어머니들이랑 인사도 건네곤 했는데 가족 손에 아이들 돌봄을 맡기니 내가 종종 거리며 아이들 기관을 찾을 일이 1년 반 동안 단 한 번도 없었다.

돌아보니 참 감사한 일이다.


큰 아이가 2주간 친구들이 다니고 있는 미술학원에 본인도 가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다. 코시국으로 어린이집에 보내기까지 1년이 걸려서, 당연히 매번 거절했다. 그런데 따지고 보니 어린이집만 가나 학원 한 시간 추가하나 큰 의미가 없을 것 같았다. 아이의 건강과 안전은 하나님이 지켜주실 일 아닌가. 그래서 전화로 미리 원비를 문의하고 아이 손을 잡고 하원길에 미술학원엘 들렀다 왔다. 제가 휴가 중이고 내일부터 출근이라 급하게 왔노라 다음 주부터 보내겠다 인사드리고 돌아오는 길에 감사한 마음이 든다.


내가 아직 돈벌이를 하니 10만 원이 넘는 학원비도 비용에 대한 부담보다는 아이의 안전 우선하여 고민하고 희망사항을 흔쾌히 들어줄 수 있구나 싶은 감사함. 그리고 1시간 방과 후 활동이 추가돼도 고용관계의 타인이 아닌 가족과의 단 몇 마디의 대화를 통해 마음 편히 이런 활동을 정할 수 있는 상황.


'이제 진짜 나만 잘하면 되겠다.' 

어제는 내가 너무 좋아하고 존경하고 따르는 언니를 만나 사는 이야기들 나눴다. 운동도 하고 자기 마음 챙김도 하는 이야기들을 하며 서로 보기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나눴다. 그래도 엄마들이니 기승전 아이들 이야기로 모아졌는데 아이가 원하는 사교육과 엄마가 해주고 싶은 사교육 사이의 “선택”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결론은 선택이 필요하지 않은 만큼 많은 돈이 있다면 아이의 선택에 무조건 손을 들어줄 수 있고 그 선택에 따른 책임 이행의 요구 강도는 조금 낮아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엄마와 아이 간의 갈등에 대한 이슈도 줄겠다는데 결론이 닿았다.


그리고 언니의 꿀팁.

"너 마음껏 아이들 지원해 주고 싶으면 꼭 매월 조금씩이라도 미리 모아둬. 그래야 나중에 일 안 해도 돈 걱정 앞설 일은 줄어들 거야."


꿀팁 가슴에 담고 내일 출근을 위해 백 년 만에 정장 채비를 해두고 눕는다. 몰입할 수 있을만큼 머리와 가슴은 비워냈으니 이제, 새로운 월급쟁이 생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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