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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카포 Jul 11. 2021

일하는 엄마가 된다는 것은

자신은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하며 도움받는 모든 이에게 감사할 일

"힘드실 때겠어요. 저는 얘가 넷짼데 위에 애들 다 키우고 아니 이제 좀 할만해요."

"아이구~ 정말 대단하세요. 저는 다행히도 시어머니께서 많이 도와주세요."

"저도 어머니랑 아래 위층으로 살았는데 지금은 거의 혼자 하다시피해요."

"와~ 대단하세요. 저는 일을 해서 어머니 안계시면 어려워요."

"저도 자영업 일해요."


나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졌다.

다둥이 월급쟁이 맞벌이로 사는게 무슨 계급장이라도 되듯

"제대로 된" 일하는 엄마로 나 스스로를 잰체 하며 소개한건 아닌지...

나부터도 아직 멀었다.


남편 동료들이 저를 부러워한단다.

자기 애들 이제 좀 컸으니 와이프가 어디 가서 100만원이라도 벌어오면 좋겠다. 한다나


월 백만원...

2021년 최저시급 8,720원 기준으로 한달을 4주 기준으로 생각하면

한 주에 28~29시간을 일해야 한다.

평일 5일간 꼬박 일한다면 6시간여를 일해야 한다.

그 시간동안 아이에 대한 돌봄이 어렵다면 돌봄비로 추가 지출이 일어나

정확한 수입을 계산하자면 백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그런데 전업주부에게는 퇴근이라도 존재하는가?


기혼 여성이 자녀 양육과 교육을 전담하던

자녀 양육은 다른 사람의 손에 맡기고 일을 하던

이 모든 것에는 가치창출과 기회비용이 동시에 존재한다.

기회가 된다면 그 동료분께 꼭 말씀드리고 싶다.

지금 아내분께서 자녀를 돌보시며 연봉 5천만원 이상의 기여를 하고 계신다고.


큰 아이를 낳고 아이 또래 엄마들과 동네에서 만남을 했었다.

6년전이었는데 타의에 의해 출산으로 인한 퇴사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2015년에도 아직 그런 일이 있냐고 눈이 휘둥그레 해졌었다.

육아휴직으로 인한 부서 발령과 진급 연기에 대해 입을 내밀 상황이 아니었다는 걸 깨달았다.


첫번째 휴직 후 복직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복직했고

두번째 휴직 기간동안 체력과 멘탈을 강화하여 더 열심히 일하겠노라 휴직 일부를 반납하고 복직했다.

세번째 휴직으로 회사 밖의 더 넓은 세계를 마주하게 됐다. 

입사하고 15년차가 되어서야 일한다는 것이 뭔지 조금은 알게 된 것 같다.

그리고 이 땅에서 워킹맘이 된다는 것에 대한 현실 감각도 조금씩 생겼다.

육아휴직만큼 승진과 고과에서 밀린다는 부분을 조금 느리게, 

그러나 경력을 쌓아가고 있다는 데에 만족하자고 스스로 토닥여도 보았다.

ahenahen rkatkemfudy. (출처: Canva)

그럼에도 여전히 아이 양육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자 하는 마음과

프로페셔널로 성장하고 싶은 공존하기 어려운 두 마음을 품고 있었고

일단의 결론으로 이직을 선택했다.

전업맘도 워킹맘도 정말 다 대단한 선택임을 기억하면서.


이직하고 이제 3주차에 접어든다.

아직 맡은 업무에 대해 배울 기회가 충분하지는 않았고

프로젝트 사이 기간 입사자로의 특혜를 누려보자 겨우 마음을 놓아보고 있다.


바짝 긴장하고 입대하는 마음으로 직장을 옮겨왔는데 

안전하게 가족과 보내라고 하니 이게 뭔가, 이 기간을 어떻게 보내야 잘 보냈다고 평가 받을까

여러가지 사치스러운 걱정들이 오고 가는 순간들 사이에 기도한다.

"이것도 주어진 시간이니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 알려주세요.

 불안한 마음은 가져가시고 알려주세요."

이직을 잘했는지 아닌지를 판가름할 때 내가 해내는 업무의 성과보다 

나 혼자만 빛나고자 하는 욕심을 내려놓고

이 모든 것이 은혜임을 아는 사람이 된 상태가 더 중요하다는 걸 생각한다.


원하는 곳에서 일할 기회를 허락받았고

강한 업무 강도에도 자녀 돌봄을 걱정하지 않도록 든든한 써포터가 있으며

객기같은 도전에도 항상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곁에 있고

건강하게 매일을 쌓아가는 자녀들의 일상이 은혜이다.


엄마가 일을 한다는 것은 혼자만의 노력으로 되지 않는다.

남편이, 조부모 또는 아이돌보미의, 자녀의 멋진 합주로 가능하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감사하며 워킹맘으로서의 하루를 쌓는다.

성공적인 워킹맘 라이프는 가족이 멋진 한 팀이 될 때 시너지 효과가 난다! (출처: Can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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