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히 국제기구 직원은 기본적으로 매너가 좋고, 인종이나 성 차별을 하지 않으며, 책임감과 사명감이 높다. 실제로 처음 몇 개월 동안 국제기구 직원의 기본 자질에 대해 입이 아플 정도로 칭찬을 하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그렇게 자질이 좋은 사람들도 조직에 모아 놓으면 보이지 않는 암투의 시간도 있기 마련이다.
난 사실 다자회의, 출장 등의 업무보다 사람 관계 속에서의 정치가 가장 어려웠다. 왜냐하면, 어떤 사람과의 신뢰가 깨지거나, 오해가 생기면 업무나 생활에서 어려움이 배가되기 때문이다.
그럼 나에게 그동안 어떤 일이 일어났고,
어떻게 극복했을까?
먼저 성 대결 구도이다. 국제기구에서도 ‘Gender Equality’를 매우 강조하며 관리자든, 직원이든 남녀 구성비율도 1:1로 유사하며 모두 평등하게 일한다.
분명 첫 해에는 남녀 구별 없이 팀워크도 좋고 분위기도 화기애애했다. 생일파티 등의 팀 이벤트도 많았고, 실력이 취약한 친구까지도 멘토-멘티 체제로 포용해서 함께 가는 조직문화였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몰라도 일부 몇 명이 남성팀과 여성팀으로 쪼개지는 편 가르기 구도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 양쪽 팀에는 내 업무의 멘토인 두명의 남녀가
각각 있었다.
따라서, 나는 최대한 중립을 지키며 성실히 업무를 처리했었다. 하지만, 양쪽의 경쟁 구도가 강화될 때마다 난 중간에서 포지션 설정에 있어 피로감이 가중되었다.
한 편으로는 양쪽 팀의 중개 역할로 업무를 보충하는 가교 역할로 인정받기도 했지만, 다른 팀의 구성원에 대한 이간질이나 험담은 나의 정치적 편향을 밝히라고
강요하는 듯해 심리적으로 힘들었다.
‘넌 도대체 누구 편이야? 상대는 너를 그저 활용할 뿐이야, 너에게 아무 도움이 안 돼......'
난 그저 듣는 척만 하고 한 귀로 흘렸다.
내 판단이 더 소중하므로...
두 번째로 전문성 대결 구도이다.
WCO 국제기구는 아무래도 관세나 무역 분야 경력자가 대부분이지만,
국제정치나 외교 분야를 겸한 프로페셔널한 친구들도 많다. 업무 특성과 소속에 따라 일하는 스타일도 다르다.
먼저, 개별적인 연구나 고유 업무로 사람과 특별히 부대낄 필요가 없는 사람은 자기 스케줄에 따라 고유 업무만 잘 처리하면 된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나름 고독한 고충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제기구 직원은 협력과 조정이 필요하므로 파트너끼리 신뢰유지가 중요하다. 따라서 인내해야 하는데, 그런 평정심을 잃어 끝까지 관계에 금이 나 있는 경우도 있다. 그들은 싸우는 방식도 흥미롭다. 보고서의 내용에 대해 이메일로 끊임없이 논쟁을 한다.
그 이메일은 팀 전체를 수신자로 하기 때문에 진흙탕 싸움을 모두 구경하게 되는 셈이다.
결국 누가 먼저 꼬리를 내리는지 지켜보게 되고 기 싸움에서 승리하면 전문성 분야에 ‘짱’으로 등극한다. 하지만 승부 결과에 상관없이 소모적인 낭비로 비춰져 개운하지는 않다. 순수하게 선의의 경쟁 의미도 있지만, 계약 연장이나 승진을 위해 단합된 소그룹을 만들기도 하고 경쟁자와 전문성으로 승부하기도 한다. 서바이벌을 위한 경쟁 구도에서는 어디서나 존재하는 듯하다.
실제로 국제기구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는 친구들은 업무로 인정받는 경우도 있지만, 정치 투쟁에서 살아남은 친구도 있다. 나와 천일동안 2인1실 사무실을 썼던 불가리아 출신 '비아라'는 업무로는 거의 최고로 인정받는데도 불구하고, 정치 투쟁에서 그다지 강하지 못했던 케이스였던 것 같다. 주변에서 안타까워했지만, 그녀는 무소의 뿔처럼 흔들리지 않고 가는 소신있고 성실한 친구였다.
뿐만 아니라, 항상 같이 소통하는 친구였기에 나도 자발적으로 그녀의 일을 도왔다. 그렇게 우리는 신뢰가 단단해진 관계가 되었고, 내가 떠나기 한 달 전부터 그녀는 냉정하게 ‘정 떼기’ 작업에 돌입한 것을 난 눈치챘다.
그래도 전혀 서운하지 않았으며, 그녀를 위한 영시로 대신하여 내 마음을 표현했다.
난 아직도 기억한다.
2018년 12월 중순경, 그녀가 주재하는 화물 컨테이너 검색기 관련 다자회의에서 내 차례가 되어 보고서를 발표하려는 순간, 그녀는 멘트를 날렸다.
‘오늘 이 회의에서 미스터 킴의 마지막 발표 날이다.
그리고, 오늘은 우연히 그의 생일이다.
큰 박수로 축하를 부탁드린다.'
난 일어나서 한국식 인사로 화답했으며,
발표를 마무리하고 서로 간에 신뢰의 눈빛을 교차했다.
그리고 내가 한국으로 떠나기 전 송별 파티에서 그녀에게 아래의 영시를 바쳤다.
- Confessing in front of your name (Vyara) -
It’s just you. you were just the weather for me. I have really felt the various weather for 3 years. Sometimes feel so good, sometimes feel so sad.
One day, I used to stand alone
in grey and foggy cliff. But, you washed my faint street with your rain. Sometimes feel so happy, It’s just you.
The other day, I used to see your hard working face without taking a rest. As if some dark clouds is wriggling and spreading, you did it awfully.
Then you showed sharp eyes like yellow lightning. Taking a sigh, sick appearance and tired shape. Sometimes look so hard, It’s just you as well.
Someone told you were like ‘Ice Princess’. But, I know.... your golden smile like sunny breezes. It has been my privilege to see your smile everyday. You are sufficiently qualified to be loved.
Thanks to you, I started like cool wind in the morning. Thanks to you, I finished like peaceful sunset in the evening. How can I forget you whenever seeing various weather in Korea?
Hopefully, feel so happy all the time. That is a life as you mentioned. You have been the weather coordinating the climate of my he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