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있을 때 아프리카를 출장이나 여행으로 가 본 적이 없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집트는 가 본 적이 있지만, 고위층 인사와 함께 간 출장이라서 정신없이 보냈기에 피라미드에 대한 별 기억이 남아있지 않다. 더구나, 이집트는 아프리카보다 중동의 특성이 더 강한 것 같다.
하지만, WCO에 있는 동안 무역의 통관시간 측정과 개선점을 위한 국내 워크숍으로 아프리카를 3번 가보게 되었다. 수단, 말라위, 우간다 이렇게 세 나라.
모두 동 아프리카이지만, 북회귀선, 남회귀선, 적도에 있는 나라라 각자 위치가 다르다. 아무튼 3번째 출장인 우간다를 갔을 때 몸이 안 좋아 하루 일찍 귀가를 자청했고, 비행기를 타기 전날 나는 다음과 같은 나만의 아프리카에 대한 피상적인 느낌을 7가지로 메모해봤다.
우간다 관세청 직원들과 TRS 워크숍을 시작하는 날의 기념 촬영
1. 몸이 정상적이지 않은 경우가 가끔 있다.
분명 황열병 등 예방주사도 맞고 말라리아 등 예방을 위한 처방전으로 약을 먹었어도 몸이 아펐다. 수단에서는 염소고기를 먹어도 별 일이 없었지만, 말라위에서는 전통 음료를 마셨는데, 그 속에 있는 얼음 때문인지 몰라도 설사를 하고 기운이 하나도 없었다. 나는 반나절 이상 일정을 소화하지 못하고 호텔에 갇혀 있었다.
우간다에서는 첫날 침대를 감싸는 모기장을 쳐 놨는데도 불구하고 귓가에 들리는 모기 소리로 잠을 설쳤다. 결국 다음날 한 밤에 속옷이 다 젖을 정도로 열이 나고 식은땀을 흘린 기억이 난다.
2. 걸어 다니는 보부상이 아직도 많다.
경제적인 이유이겠지만, 아직도 비포장도로에 짐을 잔뜩 어깨에 지고 달팽이처럼 걸어 다니는 보부상을 볼 수 있다. 그들의 교통수단은 두 다리뿐이니, 관절이 남아날 일이 있을까. 호리호리한 여성들도 마찬가지다. 갓 난 아이를 업고, 한 손에 어린아이 손목을 잡고, 머리에는 무거운 무언가를 이고 있다. 강한 햇빛으로 찡그린 이마 틈 사이로 땀이 번들거린다.
3. 밤에 나가기가 두렵다...?
출장 가기 전에 막연히 주변에서 언급하기를 밤에 돌아다니지 말라고 한다. 따라서 아프리카에 가면 호텔에만 있어야 하니 답답하다. 그래서 비싸고 편의시설이 다 갖추어진 호텔을 권장하고 실제로 그런 곳에 자는 사람이 많다. 수단에서 염소 고기를 야외에서 먹다가 잠시 화장실을 가기 위해 어둑한 곳으로 갔었는데, 술 주정뱅이가 내게 시비를 건 적이 있다. 나를 중국 사람으로 착각한 듯하다. 요즘은 아프리카에 중국 자본이 많이 진출하여 중국말 쓰는 아프리카인도 있을 정도다.
하지만, 중미에 있는 자메이카에 갔을 때에도 대낮에 눈이 풀린 청년이 뒤를 따라오기도 했기에 아프리카에만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낮에 보는 아프리카인은 그렇게 순박한데 밤에만 변신하는 걸까? 아니다. 밤에 유독 더 피부가 까맣게 보여 그렇게 느껴질 수도 있다.
결국 그 두렵다는 선입견을 버리고 우간다에서는 혼자 밤에 돌아다녔다. 물론 안전하다는 외국인이 많은 곳으로 다녔고, 아직까지는 확신할 수는 없지만, 아프리카 밤은 적어도 나에게는 두려운 곳이 아니다.
4. 담배 피우는 사람이 거의 없다.
길거리에도, 식당에도 담배 피우는 사람이 없다. 흑인과 담배는 당초 선천적으로 잘 안 맞는 것일까? 아니면 삶에 큰 스트레스가 없어서 피울 필요가 없는 것일까? 아니면 너무 비싸서 일부 부유층만 피는 것일까? 혹은 어렸을 때부터 담배 피우는 조상을 많이 보지 못해 역사적으로 지금도 고수하고 있는 것일까? 나는 그 어떤 의구심에 정확히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쉬는 시간에 나 혼자만 담배 피우는 상황이기에 이런 호기심을 가져봤다.
5. 가구당 자녀가 많다.
오토바이에 3명이 타는 것은 다른 나라에서 본 적 있지만, 6명 가족이 타고 가는 것을 아프리카에서 종종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카메룬 출신 직장 동료 삼손은 아이가 5명인데 ‘별일 아니다, 보통이다’라는 표정이었으며, 앙골라 출신 동료 올뤼모는 3명을 이미 낳았는데도 앞으로도 계속 더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합계 출산율 0.98인 저출산 국가인 우리나라는 아프리카인 대상으로 다출산 이유에 대한 설문조사를 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6. 곳곳에 환전소가 많다.
아프리카에 출장을 갈 때는 유로화든, 달러화든 현금 환전을 해 가는 편이 좋다. 신용카드가 안 되는 경우가 많고, 현지에서 환전은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현지 환전소에 갈 일이 있으면, 현지인과 함께 가는 것이 확실하며 소액 교환은 상대적으로 손해가 크다. 또한, 송금에 불편이 많고 지연되는 경우가 많아 케냐 출신 공동 출장자에게 출장비를 직접 현금으로 배달한 적도 있고, 우간다 직장 동료 부탁으로 현지 딸에게 소정의 유로화 용돈을 전해 준 적도 있다.
7. 관광할 곳이 마땅치 않다.
수단에 갔을 때 보여준 나일강은 그다지 매력적이지는 않았지만, 말라위 호수는 천혜의 자연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고 바다 같고 깨끗해서 내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하지만, 시내에서 가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고 차 매연과 울퉁불퉁한 도로는 나의 피로를 가중시켰다. 우간다 빅토리아 호수도 생각보다 그저 그랬다. 그저 저녁 먹으러 나갈 때 오토바이 택시(보다보다) 기사의 허리춤을 잡고 몇 번 산책을 나가보긴 했다. 실제 좋은 관광지는 예약해서 가이드를 수반해서 갈 수도 있겠지만, 생각보다 비싸다고 들었다.
아직 3개 나라만 보고서 아프리카를 이야기한다는 것은 분명 경솔하다 할 수 있겠다. 그래서 나는 여전히 아프리카 궁금증이 많은 상태이고, 앞으로 더 관심을 가져보고자 한다. 한국에 가게 되면 더 멀어질 수밖에 없는 아프리카이기에 자주 올 기회가 없는 안타까움이 가슴 한 구석에 여전히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