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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터 킴 Nov 04. 2021

대학입시 위주 교육 문화는
바뀔 수 있을까?

High Tech, High Touch 교육 철학... 

코로나19로 주변 환경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술 먹는 저녁 회식 문화도 줄어들고, 해외여행 가는 사람도 사라졌다. 성과보다 안전을 중요시하게 되고 소통도 대화가 아닌 SNS, 톡이나 문자가 주를 이룬다.

교육 환경에 있어서도 기술 발달과 교사의 역할도 마찬가지로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줌으로 온라인 수업을 하고, 일방적인 강의식 학습법은 학생들을 졸리게 한다. 오프라인 교육에 비해 집중력이 떨어진다.


미래의 학습혁명인 뇌과학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뇌는 우리 몸에서 어느 정도로 중요하고 다른 신체 장기, 신경계와 연결되는지, 그 신경이 학습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뇌과학을 보면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뇌과학은 뇌의 유전자적 요인뿐 아니라, 인간의 모든 행동의 이유 등을 과학적으로 분석하여 교육학, 범죄 심리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접목시키는 융합 학문이다.

뇌는 개별 인간의 살아온 역사의 전반적인 경험과 학습이 누적된 것이기 때문에 5천만 명 한국 인구의 뇌가 모두 다르다. 그렇게 다른 뇌를 일방적 주입식 교육으로 붕어빵 찍어 내듯이 교육을 한다면, 얼마나 많은 뇌들이 고통받고 있는 것일까? 선행학습을 한 A는 수업이 유치하다고 생각되어 그 시간에 다른 공부를 할 것이다. 부모에게 엄격한 교육을 받은 B는 학업 순응형 뇌로 적응시켜 선생님 수업에 따라가는 자세를 갖출 것이다. C는 수업을 따라가지 못해 자포자기하고 교실을 벗어나고 싶을 것이다.


미래 교육환경에 두 가지 큰 변화가 우리 앞에 기다리고 있다.

하나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AI기반의 교육 혁명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학습으로 전환, 가상현실 VR 수업, 데이터에 기반한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및 적성 분석 등 기술적 환경 변화가 존재한다. 이를 High Tech라고 부른다.

또 하나는 저출산 현상이 심각하여 학생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양극화가 진행될수록 개인별 교육 격차는 더 크게 벌어질 것이다. 가까운 미래에 중학교 한 반에 10명이 있다고 가정하자. 그 10명의 성취도 수준, 정서적 수준의 갭이 엄청 크다면 기존 교육 방식을 고수해도 되는 걸까? 학부모들의 항의도 있을 것 같고, 청소년의 자살률도 줄지는 않을 것 같다.

증거 기반의 데이터를 통해 개인화된 맞춤형 교육으로 개인별 교육 격차도 해소하고 모든 학생들의 수업 만족도 총합을 최대화하는 패러다임은 없을까? 이를 High Touch라고 부른다.  


그럼 미래 교육의 변화를 상상해볼까 한다.

뇌과학과 AI 기반의 기술 간 접목을 시도하고 그에 기반한 인재 양성이 4차 산업의 성공에 핵심 요소라 할 수 있다. 4차 산업의 생산 함수는 단순히 노동량과 자본 축적량의 함수가 아니다. 질적인 인적자원, 기술진보, 데이터 등 다양한 변수가 될 것이다. 그중 여전히 지속적인 경제성장의 핵심은 질적인 인적자원 육성과 최적화된 직업 선택이 되지 않을까 싶다. 따라서 세계 선진국들은 학습혁명에 주목하고 이다. 뇌과학과 AI의 접목은 기존 교육 방식의 변화 가능성을 열어주고, 학습 혁신의 촉진제 역할을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의 AI, 빅데이터, VR, AR의 높은 기술이 뒷받침되는 High Tech 환경에서 로봇과 인간의 공존과 윤리 문제가 자연히 따라온다.


개인 학생의 데이터가 축적되고 AI가 지속 학습하면 학생 개인별 맞춤형 학습이 설계될 수 있다. 그리고, 일방적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소그룹 프로젝트 학습 등으로 학생들 간 창의성, 소통, 협력이 교육에서 중요성이 커진다. 애리조나주립대(ASU)의 실제 사례를 보면 흥미롭다.

실제로 Edu-Tech와 Learning science가 결합하면 학생에게 특화된 전인교육이 가능할 것인가를 미국 ASU에서 실험하였다. 또한 AI와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하여 adaptive learning을 시도했다. 

수학의 경우, 포기한 학생들 성적이 평균 28% 향상되었다. 생물학의 경우, 불합격률이 20%에서 1.5%로 감소하였다. 경제학도 C 학점 미만 학생 비율이 38%에서 11%로 감소하였다. 이와 같은 결과는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학습 경로를 제공하고, 문제의 난이도를 조절하여 자신감과 흥미를 잃지 않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만약 교사 한 명이 중간 수준의 수학을 일방적으로 풀고 전달했다면, 상위권 학생은 시간낭비라 생각할 것이고, 하위권 학생들은 흥미를 잃고 포기하게 된다. AI는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데이터 기반의 개인화된 학습 프로그램 설계를 담당한다.     

ASU의 수학 수업은 학생끼리 소규모 프로젝트팀을 만들어 현실에서 수학적 원리를 적용하도록 요구하였다. 교사는 강의 준비에 쏟은 에너지를 프로젝트 학습 팀을 지원하는 데에 집중할 수 있었다. High Touch 학습은 학생들 간 질문과 토론을 장려하고, 적용과 분석 역량을 강화시키는 장점이 있다. 학생의 성적이 우수 그룹이든지, 낮은 그룹이든지 간에 개개인에게 맞춤형으로 customized 교육 서비스를 제공한다. 

개인 능력별 수준뿐 아니라, 과목 간 융합으로 학생들끼리 주제도 정해 직접 프로젝트를 발표하게 하는 사례도 있다.     


데이터에 기반한 학습혁명인 HTHT(High Tech, High Touch)는 개개의 학생들이 중도에 낙오하지 않고 좋은 학습 경로로 쫓아가게 하는 플랫폼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질 것이다. 하지만, 뇌과학과 심리학은 실제로 하이 테크보다 하이 터치에 더 기여해왔다. 미국은 올해 9월에 대면 교육으로 전환했다. 교사, 학부모, 

학생을 포함한 모든 이들이 비대면 교육에 익숙해졌기 때문에 감정적인 스트레스를 겪었다. 이와 같이 학생들의 사회성 및 감정적 통제를 하는 프로그램이 미국의 SEL(Social emotion learning) 프로그램이다. 주로 학기 초에는 학업진도나 성과보다 학생들 간의 관계, 정서적 유대,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는 지혜 등 하이 터치 교육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Mental Health 상담센터는 뉴욕시의 공립학교에서 의무적이다. 그리고 사회 복지사가 학생들 상담과 모니터링을 정규적으로 운영 중이다.

SEL의 운영전략은 첫째, 계속적으로 학생과 교사 간 소통의 시간을 제공한다. 또한 경험과 감정을 공유하고 공감하는 스토리 타임을 세팅한다. 고등학생들은 에세이와 같이 자기감정과 경험을 쓰는 작문 시간을 갖기도 한다. 셋째, 마음 챙김과 같은 명상의 원칙을 소개하고 실천하도록 한다. 요가, 스트레칭, 음악 감상, 산책 등이 이에 해당한다. 하이터치 교육은 장애인 학교 등 특수교육기관에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4차 산업의 주도 여부는 교육에 달려 있다. 기존 대학입시 위주의 한국 교육방식에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지만, 기존 교육에 익숙한 교사, 사교육 학원 강사, 교과서 위주의 학습 문화, 학부모들의 강한 저항, 노동 시장에서 대학 학벌 위주의 채용 문화 등은 High Tech와 High Touch 교육철학의 큰 장애요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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