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캠프 위문편지
땡땡아
그저께 10월 17일 한국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다는 뉴스를 보았다.
64년 만에 가장 추운 10월 중순이라고 하더라.
하필 네가 입대를 했을 때 이런 날씨가 나타나다니.
한반도 주변 상공에 있는
강한 저기압 때문이라고 하는구나.
하늘이 차가운 공기로 덮여서
땅의 공기도 차갑다는구나.
훈련이 거의 끝나갈 무렵이라 안심은 한다만
이제 가을 겨울에 접어드니까
추위에 대비해야 할 거야.
싱가포르에서 살다가 한국 겨울을 나기가
너에겐 쉽지 않겠다.
엄마가 내복을 갖다 줄 수도 없으니
알아서 챙기거라. 이럴 때 파이팅!
가을비가 내리면 더 추울 거야.
흐리면 햇빛마저 온도가 식는다.
한국에서 지내면 가을을 탄다, 라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알 수 있겠지만 타더라도 내리면 된다.
여기는 거의 매일 비가 들이쳐.
잠시 후에는 반짝 햇빛이 비치니까 여기저기서
식물이 쑥쑥 자라는 소리가 들리는 듯해.
싱가포르에서 오래 살다 보면 비에 대한 느낌이
달라지더라. 뜨거운 공기를 쓸어 내려서
열기를 식혀 주니까 비가 오면 시원한 기분.
언제부터인지 비가 오면 기분이 깨끗해진다.
너한테 매일 편지를 쓰다 보니까
손가락이 혼자서 주절주절 말을 하네 ㅎ.
지금은 네가 어디에 있을까? 논산 훈련소를 떠났을까?
퇴소 후에 새로운 곳으로 이동을 했을까?
이번 주말에는 다른 곳에서 전화를 하려나?
주절주절… 사랑해 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