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유튜버의 ‘무엇이든 촬영병’
나의 지난했던 1년 간의 독박육아생활과 복직 후 워킹맘으로서의 나날들을 영상으로 기록해 편집하고 유튜브에 올리기까지, 나름 여러 과정들을 거치게 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뭐라도 찍고 보는 것’이다.
아기 밥을 만드는 것, 설거지하고 빨래해서 건조대에
널어두는 것, 청소하는 것과 아기 책 읽어주는 것, 아기 낮잠 시간에 잠시 책 보고 일기 쓰는 것 등등 무엇이든 나의 일상 그대로를 아이폰 영상으로 남긴다. 남들은 ‘그런 걸 도대체 왜 찍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들도 나에게는, 그날의 나에게는 의미가 있는 것들일 수 있으니 일단 찍어보는 것이다.
그리고 일주일 간 열심히 촬영한 영상들을 ‘블로’ 어플로 편집한다. 길이도 자르고 배속을 늘리고, 배경음악도 넣고 자막도 넣는다. 신기하게도 영상을 보면서 자막을 달고 있으면 나도 생각지 못했던 내 안의 이야기들이 술술술 나와 자막으로 탄생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아기 밥 만드는 영상 찍었을 때 요리에 몰두하고 있어서 생각보다 우울하거나 하지 않고 오히려 좋았었어.’ , ‘아기가 잘 때 나도 자야 하는데 내 시간이 너무 소중해서 책 보고 일기 쓰고 그랬던 시간들이지.‘
이런 생각을 하면서 마치 누군가에게 내 이야기를 들려주듯, 대화하듯 자막을 써내려 가다 보면 어느새 감사인사를 끝으로 영상 편집을 마무리하고 있다.
정말 특별한 것 하나 없는 나의 하루하루가 10분 남짓하는 하나의 영상으로 탄생하는 순간이다. 기억에 가장 남았던 순간의 모습을 캡처해 썸네일도 만든다. 제목은 항상 ‘브이로그’. 독서와 저널링, 아기 돌보기와 집안일, 회사일이 뒤섞여있는 시간들의 향연이다.
영상을 업로드하면 사람들이 좋아요를 눌러주고, 응원의 댓글을 달아준다. 그럼 거기에 더 힘을 얻어서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더 열심히 찍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는 식당에 가서도, 카페에서도 일단 먹기 전에 남편과 지인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카메라부터 들이밀고 보는 거다.
가끔은 똑같은 일상, 반복되는 루틴들로 그날이 그날 같아서 ‘이 영상이 의미가 있을까?’ 싶은 날도 많은데, 그럴 때마다 귀신같은 나의 구독자분들은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 것의 힘’을 알아차려주신다.
맞다. 육아를 하고 회사일을 하면서 아침에 시간을 내 신문을 보고, 책을 보고, 독서모임을 하고, 매주 유튜브 영상을 올리는 것 모두 내가 매일 하는 일이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도 계속해나가고 싶다. 지금은 내 삶의 원동력이기도 하고, 또 내 별 것 아닌 영상을 통해 힘을 얻었다는 분들이 계시다는 게 감사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지금의 나’를 훗날 다시 들여다볼 수 있을 테니까 피곤해도! 딱히 큰 이벤트가 없어도! 매일의 일상들을 영상으로 기록해나 가보자.
그래서 이번 주에도 제 브이로그 영상은 올라갈 예정입니다. 워킹맘의 데일리 라이프, 지켜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