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작심 3일러의 새벽 운동 재재재도전기

거창한 걸로는 지지 않는 나의 운동 계획

by 이지



7월이 되면서 올 상반기를 내 나름대로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여러 항목들을 주제로 작은 노트에 지난 6개월을 돌아보며 적어보는데, 그중에서도 상반기에 아쉬웠던 점, 그래서 하반기에 꼭 이루고 싶은 것이 있었다. 바로 다이어트, ‘저녁 안 먹기와 새벽 운동’이다.


결혼을 하고 남편과 퇴근 후 먹는 야식에 맛들려 8킬로가 쪘고, 임신과 출산 후에 육아 스트레스로 먹어대다가 10킬로가 쪘다. 얼굴이 빵빵하고 누가 밀면 데굴데굴 굴러갈 것 같은 기세다. 바지는 항상 꽉 껴서 배에 자국이 남고 오버핏 셔츠는 슬림핏이 된 지 오래다.


거울을 볼 때마다 나의 살찐 모습이 보기 싫고, 슬프고, 날씬해져서 예전 옷들을 다시 입고 싶은 생각이 항상 드는데 놀랍게도 그렇게 되기 위한 노력을 1도 안 하고 있었다. 먹는 것을 너무 좋아해서 계속 먹었고 운동은 싫어하고 귀찮아서 안 했다. 살이 안 찌면 이상한 ‘살 찌우기 루틴‘을 실행 중이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본 인스타그램 스토리에서 4남매 엄마가 매일 러닝을 하고 기록으로 남기는 것을 보면서 급 자극을 받았다. 아이 네 명을 챙기고 돌보면서도 하시는데. ‘나도 저렇게 새벽에 운동하고 싶다!’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든 것이다.


사실 새벽 운동은 육아휴직기간동안 해왔던 모닝 루틴 중 하나였다. 그때는 아이가 깨면 혼자서 뭘 할 수가 없어서 나를 위해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신나는 노래를 들으면서 미친 듯이 스텝퍼를 40분 동안 밟아댔다. 땀이 뻘뻘 나고 다리는 터질 것 같은데 다 해내고 샤워를 하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었다. 제일 싫어하는 일을 그것도 새벽에 해냈으니 도파민이 팡팡 터지고 뭐든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복직 후에 이것저것 일에도 적응해야 하고, 콘텐츠도 만들어야 하고, 아이도 케어해야 한다는 핑계로 ‘잠을 푹 자야 피곤하지 않아’라고 혼자 자기 합리화하면서 새벽 운동을 외면해 왔었는데 우연히 본 인스타스토리가 운동은 무조건 ’해야 된다 ‘는 마음을 다시 일깨워주었다.


그래서 작심 3일러가 다시 출동한다. 기상 시간은 새벽 4시 반에서 5시 사이. 스텝퍼 30분 하고 스트레칭 10분 후에 샤워하고 출근준비하는 것이 목표다. 아이가 6시 전에 깨니까 다 마무리하고 아침 준비해서 주면 딱이다. 완벽한 계획이다.


사실 계획은 언제나 완벽했다. 실행은? 일단 계획 세우고 마음먹은 다음 날 성공해 냈다. 와, 너무 뿌듯하고 오늘 하루 뭐든 잘 될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매일 새벽운동 한 후 나타난 변화에 대해서 콘텐츠로 만들어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운동 하루 했을 뿐인데 아이디어가 샘솟는다.


어디서 보니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기 위해서는 제일 싫어하는 일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하더라. 나에게 운동이 바로 그것이다. 육아도, 일도, 자기 계발과 콘텐츠 운영 다 잘 해내고 싶으면 나의 건강과 체력을 위해 하기 싫어도 해내보자.


오늘도 그래서 잠옷 대신 레깅스를 입고 잔다. 일어나면 바로 운동하러 튀어간다. 알람은 4시 반이다. 절대 끄지 말자.




keyword
이전 10화언제, 어디서든 일단 찍고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