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학교 어때요? 힘들죠?'에 답변하기 위한 '사회정서교육 연구기'
2025년 6월 26일
나름 시원스레 내리던 비도 그새 잦아들어 세상을 끈적끈적하게 만들고, 때마침 에어컨마저 모조리 멎어버린 학교의 아침. 웬일로 교감선생님의 긴급 메시지가 날아든다. [긴급]이 붙은 '학기말 학생 마음건강 지원 철저 당부'라는 제목의 교육부 공문이었다. 계기는 '최근 부산에서 발생한 학생 집단자살 사건'으로서 '학교에서는 마음건강 위기학생을 면밀히 관찰하고 필요한 상담 및 지원 조치를 시행하여 주시고, '라는 부분에 볼드 처리가 되어 있었다.
이미 언론을 통해 며칠 전 들은 이야기가 되어 버렸는데, '긴급'이라는 표현이 어색하다. 나름 결정적 계기도 있는 사건이었던데, 이것은 자살인가 타살인가를 고민할 겨를도 없이, 다소 다정하지 못한 채로 적힌 <특별 강조 사항>에 그래도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다.
- '정서행동특성검사 결과 정상군 67% (자살징후가 잘 드러나지 않아 식별하기 매우 어려움)
- 우선관리군 (특히 여학생) 자살 비율 증가 추세
- <사례> 정신건강 약물 복용 학생이 결석해서 바로 확인하여 전날 약물 다량 복용으로 위험 상태인 학생 구조
- (학생상담창구 안내) 24시간 상담창구 '다들어줄개', '라임', '1388'
이제와 이런 메모 수준의 글이라도 적는 이유는, 내가 교육부에서 공모한 '사회정서교육 교사 연구팀'에 선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것을 계기로 같이 공부할 책을 받은 것도 오늘이었다. 김윤경 선생님이 쓴 '사회정서학습' 개정판 서문에는 이런 문장이 나온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할 수밖에 없는 교사들이 자신의 역할 자체를 부정하게 된 것이다. 쉬는 시간도 포기하고 퇴근도 미뤄가며 생활지도를 하던 교사들이 이제 못 하겠다고, 안 하겠다고 선언하기 시작했다. 교권이 설 자리는 없어지는데 업무와 책임은 갈수록 과중해지고, 어떤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편을 가르는 언론은 교사, 학부모, 학생이 서로 등을 지도록 만들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내용도 붙어 있다.
'사회정서학습 연수를 마친 뒤 "우리 교육이 바뀌려면 사회정서학습 요소 중 어느 것이 가장 핵심이라고 보시나요?"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잠시 고민한 나는 '선생님'이라고 말씀드렸다.'
나는 선생님이고, 세상 사람들의 마음을 위한 교육의 핵심이었다.
그래도 포기하지 말자고 생각하며 이 메모를 적고 나니, 에어컨이 멎은 것조차 까먹었다.
올여름은 김윤경 선생님의 이야기에 기꺼이 응해보기로 결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