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기(30)_궁디팡팡추행 ('세컨드 스텝' 프로그램)

'요즘 학교 어때요? 힘들죠?'에 답변하기 위한 '사회정서교육 연구기'

by 최순돌

2025년 8월 19일


화면 캡처 2025-08-19 085049.png


어제는 '감정체크판'으로 대표되는 '룰러'프로그램을 고찰했다면, 오늘은 '세컨드 스텝' 프로그램이다. '세컨드 스텝'에 대해서 김윤경 선생님은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처음 만들었을 때는 아동과 청소년 비행을 줄이고 학교 폭력을 예방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는데, 현재는 아동과 청소년이 더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사회정서적 역량을 키우는 것으로 초점이 조금 옮겨졌다. 하지만 문제 행동을 예방하고 안전한 학교를 만드는 것은 여전히 세컨드 스텝의 주요 목표다. 세컨드 스텝은 공감, 문제 해결 능력, 정서 관리를 통해 문제 행동을 감소시키려고 한다. 실제로 프로그램의 효과를 측정한 연구에 따르면, 세컨드 스텝에 참여한 중학생들은 공격적인 행동이 감소하고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증가했다고 한다.'


조금 더 궁금해져서, '세컨드 스텝'에 대하여 조금 더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의 역사에 대해 찾다가, 마음이 뜨끔한 부분이 있었다.


- 1979년 아동위원회 설립: 문화인류학자 제임스와 보이어, '학대 및 성학대가 아동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 1981년 '만지는 것에 대해 말하기' 프로그램: 아동이 개인 안전 기술을 습득하고, 성적 피해를 인지하여 이제 저항하고, 교사와 부모에게 신고하는 기술을 배움으로써 학대를 예방하기 위한 기술을 배움

- 1985년 '다음 단계' 프로그램: 개인 안전은 아동 안전의 첫 단계일 뿐,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아동이 학대자로 자라지 않게 하는 기술에 초점을 맞추어 아동의 안전과 안녕 및 학교 폭력 예방을 위한 프로그램


정리하면, '세컨드 스텝'은 가정 내의 아동 학대(성학대 포함)에서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는 의미였다. 특히 나는 1981년에 개발된 프로그램의 이름에서 깜짝 놀랐다. '만지는 것에 대해 말하기' 프로그램! 이 프로그램은 세컨드 스텝의 전 단계 프로그램인 셈인데, 나도 혹시 이에 대해 자유로울 수 있는지 고민이 들었기 때문이다.


소위 '궁디팡팡'이라는 것이 있다. 네이버 오픈 사전에는 '집사를 위한 고양이 용어'로 등재되어 있는데, 뜻은 이렇다.


'고양이의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톡톡 두드리는 행동을 일컫는 말. 궁디팡팡 중에 고양이가 엉덩이를 치켜올리면 더 해달라 혹은 좋다는 의미.'


'궁디팡팡'에 대해 '나무위키'에서는 '토닥토닥에 가까운 격려의 느낌으로 잘 쓰인다.'라고 되어 있다. 나를 포함하여, 부모들은 자녀가 잘했을 때 엉덩이를 아프지 않게 팡팡 두드려 줄 때가 있다. 그리고 아이가 잠들었을 때 자라난 아이의 발을 주물거리면서 생의 고단함을 위로받고,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삶의 의지를 다시 다지기도 한다. 그런데 이에 대하여 아이가 이렇게 말한다면 어떨까?


'우리 아빠는 나를 자꾸 만져요.'


2022년 8월 26일, 메이저 테니스 대회인 US오픈에 출전한 체코 출신의 16세 테니스 선수인 사라 베즐넥에 대한 논란이 기사화되었다. 경기에 대한 기사가 아니라, 경기 직후 베즐넥에 대해 그의 아빠와 남자 코치가 한 행동에 대해서다. 아빠는 베즐넥에게 가벼운 키스와 10번의 엉덩이 두드리기를, 남자 코치는 엉덩이 움켜쥐기와 대여섯 번의 엉덩이 두드리기를 한다. 이 행동이 16세나 되는 선수에게는 부적절했다는 것이 SNS 상에서 생각보다 큰 논란이 되었고 이것이 기사가 된 것이었다. 기사들은 베즐넥의 말로 끝이 나는데, 그 말이 이렇다.


"이미 팀원들과 이 문제를 이야기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다."


오늘 나도 새삼 다시 마음을 먹는다. 아무리 자랑스러워도 딸에게 궁디팡팡은 이제 하지 않아야겠다고. 자고 있을 동안에 아무리 사랑스러워도 발을 만지지 말아야겠다고.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이 이상하다고만 할 게 아니라, 어쨌든 나도 다음 단계로 늘 나아갈 준비를 해야겠다고 말이다. 그리고 적어도 고민이 된다면, 행동을 옮기기 이전에 이야기를 나누어야겠다고도 말이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혼자서 이야기를 나누고, 혼자서 나아가기가 어려울 것 같아서 '세컨드 스텝'의 누리집 하단에 있는 뉴스레터 구독을 신청했다. 이런 식으로 나의 세컨드 스텝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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