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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프롤로그

AI 아카이브,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

by 아키비스트J

프롤로그: AI 아카이브,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


Part 1에서 저는 하나의 질문을 던졌습니다. '아카이브는 정말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리고 그 답을 찾기 위해 허버트 사이먼의 '관심의 경제학'에서 출발했습니다. 정보가 풍부한 세상에서 부족한 것은 정보가 아니라 관심이라는 통찰 말이죠. 접근되지 않는 기록, 발견 가능성이 낮은 기록은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다는 역설.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것을 저장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것을 잊어가고 있다는 사실.

아카이브의 위기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패러다임의 문제였습니다.


Part 2에서는 '그렇다면 어떻게?'로 넘어갑니다.

기록의 주체가 바뀌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아카이브는 국가와 기관의 영역이었습니다. 거대한 기념비적 기억, 레거시 메모리얼(Legacy Memorial)의 세계였습니다. 행정적 가치, 법적 증거, 역사적 유산과 같이 기록의 가치는 거시적 관점에서 평가되었고, 개인의 일상적 기억은 그 틀 안에 들어오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디지털 기술의 부상과 함께, 기억의 권력이 이동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과 소셜 네트워크라는 보편적 도구로 개인이 직접 아카이빙을 수행합니다. 개인의 기억하기가 공적이고 일상적인 영역으로 이동했습니다. 레거시 메모리얼에서 마이크로 메모리얼(Micro-Memorial)로 기억의 중심이 이동하면서 감정과 개인적 인식이 '무엇을 기록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시대가 왔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기술 변화가 아닙니다. 기억의 민주화입니다.

Part 1에서 저는 '세 개의 뇌'라는 개념을 언급했습니다. 인간이 판단하고, 아카이브가 맥락을 제공하고, AI가 패턴을 찾아냅니다. 이것이 아카이브의 미래라고 믿게 됐다고 했습니다. Part 2에서는 이것이 단순한 비전이 아니라 실현 가능한 방법론임을 확인하고자 합니다.


기술이 인지적 사고와 표현 방식을 어떻게 바꿔왔는지, 그리고 그 변화가 기록의 형태를 어떻게 진화시키는지 살펴봅니다. 개인지식관리(PKM)라는 새로운 실천이 어떻게 마이크로 메모리얼과 연결되는지, 제텔카스텐과 세컨드 브레인이라는 방법론이 어떻게 아카이브의 원리와 맞닿아 있는지 탐구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돕는 생산성 도구와 AI의 협력 모델을 구체적으로 제시합니다.


아키비스트의 전문성은 대체되는 것이 아닙니다. 진화하는 것입니다.

AI가 등장했다고 해서 인간의 역할이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폴리매스형 전문가, 여러 영역을 넘나들며 연결하고 해석하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집니다. 아키비스트와 AI는 경쟁 관계가 아니라 협력 관계입니다. 각자가 잘하는 것을 하고, 서로의 한계를 보완합니다.


아카이브 생태계는 재건되어야 합니다. 기존의 기록관리 시장을 넘어, 개인기록, 다이어리, 기록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시장으로 확장해야 합니다. 기억 기술 혁신, 비즈니스를 통한 생태계 재건, 경쟁과 협력이 공존하는 새로운 구조. 이것이 아카이브가 살아남는 길입니다.


궁극적으로, 저는 '인지적 평등이 실현되는 세상'을 꿈꿉니다. 모든 개인이 자신의 생물학적 기억 한계를 넘어, 자신의 경험을 지식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세상. 개인의 감정이 집단의 공감으로 확장되고, 그것이 사회의 방향성을 함께 설계하는 세상. 기억의 권력이 소수의 손에서 모든 개인에게로 이동하는 세상.


Part 2는 그 구체적인 여정의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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