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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자룡 Jan 30. 2023

1. 팔굽혀펴기 300개(분할) 까지는 왔다.

젊은 날, 수도 없이 살이 찌기(?)를 바라기도 하였으나,

퇴근을 하고 집에 도착을 하자마자 옷을 갈아입고 바로 체육관으로 향하는 일상이 계속된다. 운동을 한지도 꽤나 오래되었지만, 생각하는 만큼 몸이 좋아지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서두르지도 않는다. 지금 나의 나이대(50대 후반)에서는 유지보다는 뭔가가 앞으로 가고 있다는 그 느낌 하나면 충분하다. 컨디션을 전보다 좋게 유지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운동의 효과는 충분하다.


나는 거의 매일 운동을 한다. 거의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저녁 약속이 있다거나 하면 실은 늦게라도 가면 좋은데, 좋은 핑곗거리가 생겨서 마음이 푸근해지기도 한다. 멕시코에서의 저녁이라 함은 최소한 세 시간이다. 통상 저녁 7시 30분 정도에 시작을 하면 10시를 훌쩍 넘긴다. 그리고 집에 오면 체육관 가기가 싫어진다. 다음날 아침이 되면 나는 어제 그래도 체육관엘 갈걸 하고 후회한다. 술은 한 방울도 마시질 않으니 마음만 먹으면 운동을 단 하루도 빠지지 않을 수 있다.


운동을 시작한 지는 오래되었다. 선천적으로 타고나기를 워낙에 마른 몸이었으니, 젊은 날, 수도 없이 살이 찌기(?)를 바라기도 하였으나, 그나마 젊은 혈기에서는 나에게 지속적인 운동을 허락하지 않았다. 게다가 술 먹는 날도 많았고, 나의 회사 생활 시기에서는 회식도 많았다. 그러다 어느 시기에서는 회식이 습관이 되기도 하였다. 그러다 한 10년 전에 어떤 계기 (다행히 건강상 이유는 아니었다.)로 술을 끊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일정한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어서 운동을 시작했다.


10개부터 시작을 해서 지금은 300개까지 한다.


처음으로 규칙적 운동을 시작할 때 처음 한 운동이 푸시업이었다. 푸시업을 시작한 것은 언젠가 삼성에서 이건희 회장님께서 말씀하신 기업 혁신 관련하여 책을 낸 적이 있었는데, 거기에 푸시업 이야기가 잠깐 나온다. 그게 갑자기 생각이 나서 10개부터 시작을 해서 지금은 300개까지 한다. 300개까지는 얼마간의 세월이 흘렀다. 물론 아직도 한 세트로 300은 무리이고, 나누어서 300개 정도 한다. 그러다 보니 운동량이 늘어서 푸시업만 하는 게 아니라 스쿼트도 10개부터 시작해서 지금은 100개를 한다. 처음엔 스쿼트를 한 세트로 100개를 하다가 최근엔 약간 나누었다. 나눈 이유는 스쿼트 이외에 기구를 활용한 다리 운동을 추가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신체 부위를 분할해서 운동을 한다. 운동의 중량은 늘어가는데, 보면 웃길지도 모른다. 아주 깡마른 50대 후반의 아저씨가 벤치프레스를 하면서 상당한 중량을 들고 있으니 말이다. 실제로 나의 느낌은 그 중량도 그렇게 무겁지 않다. 그동안 쌓아온 내공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여기는 멕시코다. 매일 그 시간에 체육관엘 가면, 그 시간에 오는 사람들을 만나기 마련인데, 자주 만나다 보니 인사도 하고 그런다. 서로가 운동하는 모습 등에는 거의 무관심하다. 거의 요가 수준의 아주 이상한 자세로 운동을 하는 사람도 있다. 언젠가는 그 사람 하는 걸 따라 하다가 근육통이 온 적도 있었다. ^^


구체적으로 요즘에는 이분할로 운동을 한다. 시간은 1시간 정도이지만, 이분할로 휴식 없이 매일 근육운동을 해가니까 운동량은 적지 않다. 복부 운동이 부족하긴 한데, 이도 차차 늘려 간다. 이런 양의 운동이 푸시업 10개에서 시작해서 최근에는 푸시업 300개 (인클라인푸시업, 푸시업, 다이아몬드푸시업 등등), 벤치프레스, 턱걸이 등등으로 운동량이 늘어갔고, 이제는 운동이 재미있어지는 경지까지는 왔다. 여기에 유산소 30분을 추가할지를 고민하고 있다. 나의 나이에서는 근육도 그렇지만 유산소 운동도 필요할 것이지만, 워낙에 마른 몸이라 근력에 집중하고는 있다.


이분할로 휴식 없이 지속하는 이유는 나를 믿지 못해서 이다.


이분할로 휴식 없이 지속하는 이유는 나를 믿지 못해서 이다. 중간에 명확한 이유 (저녁식사 약속 등) 없이 휴식을 하게 되면 계속 휴식을 원할 수도 있다는 나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다. 많은 경우에 근육이 휴식이 필요하다고는 하는데 그보다 나에 대한 불신이 더 강해서 하루 빠지면 자꾸 빠지게 될 것임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이유야 어떻든 운동을 하는 게 재미있다.


운동량이 늘어가고, 운동에 대한 욕심이 생기기 시작하니까 운동 시간 확보를 생각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퇴근 후 운동 시간을 늘리기보다는 출근 전 아침 시간을 활용하는 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였다. 나에겐 타고난 게으름이 있는데, 아침잠을 한 시간 정도 포기하느냐가 관건이다. 이 부분은 나에겐 정말 어려운 부분이다. 아직도 마음 두 개가 싸우고 있다. 결국 내가 절실하지 않다는 건데.. 어떻게 하면 될까? 아침에 일어나서 저녁에 잘 때까지는 운동량을 늘리기 위해서 아침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 막상 아침에 되면 5시부터 깨어 있으면서도 비몽사몽 정말 일어나기가 싫다. 요기서 일어나기만 하면 되는데...


*** 50대 후반 아저씨의 운동 기록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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