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운동이 답이다.
운동이 답이다. 최근 나는 이 말을 자주 되뇐다. 상황이 어렵다는 생각이 들거나, 마음에 갈등이 일거나, 속에 불이 나는 일이 생기거나,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이 생기거나, 아이디어가 필요한데 도저히 떠오르지 않거나 하는 생각들이 들기 시작하면 '운동이 답이다.'를 끌어낸다. 그렇다고 뭐 그렇게 운동을 죽어라 해대 지도 않는다. 그러기엔 숫자적 나이가 너무 많다. 50대 중반의 나이는 운동을 죽어라고 하게 놔두지는 않는다. 사람에 따라 다르긴 하다. 방송을 보면 50대 나이에도 운동을 아주 많이 하는 사람들이 많아 보인다. 나는 그 정도로 그렇게 할 수는 없다. 하려고 하면 못할 바는 아니지만, 죽어라고 하고 싶지는 않다.
그렇더라도 하루라도 운동을 하지 않으면 몸이 근질거리고, 이틀 정도 안 하면 뭔가 마음부터가 허전하다. 마음이 허전하니 일이 잘 될 리도 없다. 결국은 나의 인생 자체가, 나의 인생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니 나의 상태가 좋아야 주변의 상황도 좋아진다. 이게 무슨 씻나락 까먹는 소리인가? 아마도 50대 정도 되면 이런 기분 알 거 같다. 몸의 컨디션이 최상이면 아이디어도 샘솟듯(?) 쏟아지고, 뭔가 결정을 해도 나중에 보면 옳은 결정이었음을 알게 해 준다. 숫자 나이 50이 넘으면 날씨에 하루의 삶이 결정되는 경우도 생긴다. 날씨가 흐리면 몸이 쑤시고, 몸이 쑤시면 아이디어 건 결정이건 그리 좋게 결과 되어지지 않는다. 운동을 하면 날씨에 왈가왈부할 일도 없어진다.
결국은 운동이 답이다. 만약 20대나 30대에 계획된 운동을 지속했다고 하면 운동을 하는데 별 어려움은 없다. "뭐 운동하는 거 있으세요?" 통상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필라테스, 요가, 헬스, 테니스, 골프, 탁구 등등의 답을 기대하는 질문이 된다. 나에게 누군가가 이런 질문을 하면 나는 푸시업 (팔굽혀펴기)을 한다고 한다. 이렇게 답을 하면 순간 멈칫 하시는 분들도 있다. 원래 - 아마도 - 기대했던 답은 "운동? 별거 안 해요."라거나 바로 앞에 언급된 답이었을 것이다. 다른 생각은 없다. 질문에 대한 답에 허를 찔러대는 짓거리도 하지 않는다. 그저 내가 하는 운동에 대한 답을 했을 뿐이다.
1년 전까지의 나의 답은 '푸시업 합니다.'였다. 지금은 '푸시업, 스쿼트, 아령운동을 집에서 합니다. 그리고 일주일에 한. 두. 세. 번은 아내와 같이 한 7km 정도 걷습니다.'이다. 늘었다. 주로 집에서 한다. 내가 정확하게 말하자면 푸시업은 처음엔 10개-20개 한 세트로 시작해서 1년 전엔 70개씩 5 세트 해서 총 350개까지 했는데, 최근엔 자세를 교정하고, 다른 운동량을 늘리게 되어서 30개씩 5세트 150개를 하고, 스쿼트는 처음엔 5개에서 20개씩 3세트에서 5세트로 늘려하다가, 최근엔 100개를 한 세트에 하고, 큰아들이 운동하겠다고 덤벨을 사 왔길래 덤벨 운동을 추가했다. 그러다 보니 시간도 늘어가고 운동의 강도도 늘어갔다. 힘이 생기면 운동량은 더 늘어갈 것으로 보인다.
전에 한창 인라인 스케이트가 유행되었을 적엔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기도 하긴 했는데 1년 이상 지속된 운동을 하는 건 푸시업이었다. 매일 한다. 매일 빼놓지 않고 푸시업을 했다. 딱 요것만 보면 상체에 근육이 팍 붙어 있을 것 같지만, 절대 아니다. 몸이 깡말라서 근육이 팍 붙지도 않고, 내가 원하는 체중 증가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작년 말에는 한 번 체육관을 등록해서 PT를 지속 적으로 받아 볼까도 생각하다가, 코로나 상황이 급속하게 악화되는 시기이기도 해서 집에서의 운동을 늘려가고 있다. 서두르지는 않는다. 언젠 마르지 않았었나? 이제 와서 새삼스럽게 서두르고 싶지도 않다. 그저 운동을 해갈뿐이다. 운동하는 게 좋아서.
입방정이 들면 안 되는데.. 지금껏 매년 회사의 지원을 통해서 해온 건강검진 결과를 보면, 마른 것 빼고는 건강상 문제는 없다. 총평을 해주시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도 체중에 큰 변화가 없으니, 마른 것도 문제는 안된다고 하셨다. 실은 몸에 살이 좀 붙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런데 안된다. 이유도 모르겠다. 다만 불편함이 없으니 절실함은 없었다고 봐야겠다. 이게 이 글에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도 아니다.
그렇게 코로나 상황 등등으로 주말에도 집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가면서 운동량을 늘려가게 되었다. 실은 50대에 운동을 하게 되면 겁이 나기도 한다. 푸시업을 지속하다가 스쿼트를 하게 되었을 때 나는 걱정을 했었다. 당시 무릎에 통증이 있어서 병원엘 갔다가 오기도 해서 무릎에 이상이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되기도 했었다. 걱정되는 마음을 추스르고, 5개를 했다. 그러다 20개가 되고, 30개가 되어 5세트를 이어가다가 지금은 한 번에 100개의 스쿼트를 한다. 실제로 하면 100개 이상을 할 수도 있다. 100개가 별거 아닐 수 있지만 나에겐 별거다. 무릎 걱정으로 5개가 이제 100개가 된 것이다. 비율로 치면 2000%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어떤 발전이 2000%나 될 수 있을까? ^^ 욕심부리지 않는다.
아무튼 문서에 기록된 공식 숫자 상으로는 1cm가 컸다.
이렇게 운동을 해서 무엇이 달라졌을까? 50대에 집에서만 운동을 요정도(?) 밖에 안 하고, 그렇다고 내가 원하는 체중 증가도 별거 없고, 겉모습이 보기 좋게 달라진 것도 없다. 아! 이것부터 이야기하자. 이번 달에 한 건강검진에서 키가 1cm쯤 컸다. 50대 중반에 키가 컷을 리는 없다. 그래도 같은 검진 기관에서 해오고 있는데 평시의 키보다 1cm가 컸다. 내 생각엔 운동을 하면서 뭔가가 접혀 있던 것이 펴지지 않았을까 싶다. 등만 쭉 펴도 1cm는 커질 수 있지 않을까? 아무튼 문서에 기록된 공식 숫자 상으로는 1cm가 컸다.
무엇보다 자신감이 생겼다. 운동을 거의 하루도 빼놓지 않고 해왔다는 자신감이다. 오늘도 난 운동을 할 것이다. 내일도 운동을 할 것이다. 예외는 없다. 게다가 나는 술을 안 마시니 - 술을 끊은지는 7년 정도 된 것 같다. - 어떤 경우에도 운동을 거르지 않을 수 있다. 나를 믿게 되었다. 자신감이 바닥이 되었던 적이 있었다. 아주 바닥이었던 적이 있었다. 그냥 뭔가가 조금 남은 바닥이 아니라 자신감이 깡그리 없었던 상황이 있었다. 이게 극복되더라. 운동을 하니까 이게 1년여 만에 극복이 되었다. 그리고 자신감이 자만감이 안되도록 조절도 되었다. 이제 보니 넘치지 않는 자신감이 더 강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웃음이 많아졌다. 어찌 되었든 겉모습의 변화는 없다고 해도 몸의 상태가 보이지 않게 좋아지는 상황이 되다 보니 찡그릴 일이 별로 없다. 몸의 상태가 좋다고 생각되어지니 주변 상황들도 좋아 보인다. 그게 느껴진다. 초조함이나 두려움에 대한 느낌도 다르다. 헤쳐갈 수 있다는 믿음, 주변 공기가 좋아진다는 느낌이 든다. 그런 느낌은 보기에 좋다. 아내가 나의 눈 빛이 돌아왔다고 한다. 전에 상황이 어렸웠을 순간의 나의 눈에서 빛이 없어졌다고 아내가 말했던 적이 있었다. 그 눈 빛이 돌아왔다고 아내가 말해 주었다.
나는 신체적으로 건강하다고 생각되는데, 이상하게 1년에 한 번은 일주일 정도 앓는다. 그게 감기건 위장이 아프건 일주일 정도 몸이 불편할 정도로 앓는다. 통상 위장이 아픈 경우가 많은데, 올해도 한 이틀 아팠다. 그런데 그 정도가 달랐다. 통상 일주일 정도로 토함이 동반될 때도 있었는데, 올해는 이틀 정도 몸이 조금 불편할 정도였다. 말이 방정이 되지 말아야 하는데... 이도 좋아졌다면 좋아진 것일 것이다. 내년엔 이도 없어질 것이다.
몸이 처지지 않는다. 통상 내가 가진 숫자상(^^)의 나이가 되면 몸의 근육이 처지기 시작한다고 한다. 처질 정도로 근육이나 살(?)의 양이 많지도 않고 - 오히려 모자라지만서도..- , 나의 느낌뿐인지 모르겠다. 오히려 조금 당겨진다는 느낌이 든다. 그 느낌은 상당히 좋다. 이 정도 운동만으로도 이렇게 좋은 느낌이 드는데, 좀 더 많은 운동을 좀 더 효과적으로 한다고 하면 그 좋은 느낌은 배가 될 것임을 알면서도, 서두르지 않으려 한다. 서둘러하기엔 실은 조금 겁이 나긴 하다. 이젠 숫자상의 나이도 감안을 해야 하니 말이다.
끝이 없다. 운동이 나에게 주는 좋은 방향의 변화는 많다. 정말이다. 운동이 답이 된다. 될 수 있다가 아니라 답이 되더라. 실제적으로 나의 주변 상황들이 냉정하게 보면 그렇게 눈에 뜨일 정도로 전보다 좋아진 건 없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상황들 조차도 안 좋게 보아지지 않는다. 운동이 내가 나의 인생을 보는 시각을 달리 해 주었다. 운동이 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