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떡 사세요, 떡! 두텁떡 사세요, 두텁떡

나는 방광암인 남자와 결혼했다.

by 쌀방언니

LA를 다녀온 이후 우리는 더 열심히 쌀과자를 판매했다. 쌀과자는 백미보단 현미가 인기가 많아 현미만 집중 판매를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쌀을 판매할때랑 또 똑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판매량이 늘어 일은 점점 많아지는데 수입은 그만큼 늘어나지 않는 것이다.


그 원인을 분석하니, 쌀과자는 시간대비 생산량이 너무 적었다. 그리고, 첨가물 없이 만드는 현미 쌀과자는 잘 부서져서 불량이 많이 발생했다. 투자는 늘고 투자 대비 수익은 없으니 우리의 사업은 또 점점 힘들어져만갔다. 생활이 힘들어지고 우리가 힘들어진만큼 시동생의 생활도 힘들어졌다.

더 잘해보려고 무리하게 시작한 일들이 기대수익을 내지 못하면서 빚이 점점 늘어갔다.


상황이 힘들게만 흘러가니 서로가 예민해졌다.

우리는 오랫동안 고민하고 의논한 끝에 시동생과 각자의 길을 가기로 결정했다. 이대로 둘다 무너질수는 없는 노릇이었기때문이다.

다행히 시동생은 도시에 다시 일자리를 구해 고향인 부산으로 갔다. 우리는 정미소에 남아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기로 했다.


또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것이 대체 무엇이냐 말인가?”

서서히 지금까지 해 왔던 모든 일에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이 일을 시작하는 것이 맞는 것이었을까?

마음속에 의심의 불씨가 일기 시작했고 그 불씨는 점점 커져 우리를 삼키려들었다. 이대로 있다가는 모조리 타버려 사라질 것만 같았다.

지금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찾아야만 했다.


그때, 우리가 정미소를 짓고 나서 많은 분들이 떡을 해보라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쌀을 가장 잘 활용하는 것이 떡이고, 떡 만들기가 힘이 들긴 하지만 맛있게만 만들면 수요는 많다고 했다.

남편과 나는 떡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고 떡은 어르신들만 찾는 식품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우리가 떡을 좋아하지 않으니 떡을 좋아하는 젊은 사람은 없을거라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떡에 대헤 사전 조사를 하다 알게 된 사실은 의외로 젊은 이들이 떡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백일떡, 부처님 오신날, 잔칫날에는 떡이 빠지지 않는 떡 문화가 뿌리깊게 남아 있었다.


그래, 이번에는 떡이다.

우리는 떡에 모든 것을 걸어보기로 했다. 남편은 떡을 배울 수 있는 곳과 가르쳐 줄 사람을 알아보았다. 나는 예전에 떡을 배워본 적이 있었지만 그때는 그냥 어떻게 떡이 만들어지는지 알아보는 정도였다. 남편이 떡 만들기를 배우는 동안 나는 떡제조기능사 자격증을 준비하기로했다.


하고자하면 길이 보인다.

그만큼 파고들어서 찾는 것이겠지만, 우리는 찾고자 하는 사람을 찾았다.

그분은 서울에 계셨고, 남편은 서울로 떡을 배우러 갔다.

그리고 다시 떡을 만들 수 있는 설비를 시작했다. 투자는 이번이 정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준비했다.

시설이 완성되어 가는 동안, 남편은 떡 기술을 차근차근 익혔다. 나는 떡에 대해서 알아보며 우리가 만들어 판매할 떡 아이템을 찾았다.

그리고, 드디어 결정을 내렸다.


의령은 ‘망개떡’이 유명한 곳이다.

유명한 만큼 망개떡을 만드는 곳이 많았고, 온라인 판매를 하기에는 망개떡 안에 들어 있는 팥 때문에 살짝 걱정이 되었다. (지금은 온라인 판매하는 망개떡이 많다.)

떡 가공시설이 완성되자 남편과 나는 배운 떡들을 하나하나 만들어 보았다. 만들면서 부족하고 잘 안되는 떡은 다시 연락을 해 물어보고 만들기를 반복했다.


수없이 만들어 보고 실패했다.

실패란 꼭 거쳐야 하는 과정임을 알기에 우리는 묵묵히 실패를 견디면서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아이템을 필사적으로 찾았다.

그러다 어느날 문득, 내가 유일하게 한번씩 온라인으로 주문해서 먹는 떡이 떠올랐다.


두텁떡.

건강하고, 맛있고, 식사대용이 되고, 온라인 판매까지 가능한, 지금까지 내가 찾던 딱 그 떡이었다.

나는 두텁턱을 주문하여 모조리 분해했다. 그리고 들어있는 재료들을 하나하나 파헤쳐 재료와 배합을 실험하고 연구해서 그 떡을 결국은 만들어냈다.

과정이 힘들었지만 완성된 떡을 보자 성취감을 넘어 행복감이 밀려왔다.


떡이 완성되고 곧바로 온라인 판매를 준비했다.

온라인 판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택배다.

떡을 만들어 급냉을 한후 아이스박스 포장을 하여 우선은 지인들에게 보냈다. 그리고 우리에게도 떡을 보냈다.


급냉을 하고 아이스박스에 넣어 보낸 떡은 하나의 상자 안에서 어떤 건 얼어있고 어떤 것은 녹아 있었다.

얼어져 있던 떡을 자연해동하면 말랑말랑하니 맛있는 것이 있는가 하면 딱딱해서 먹기에 힘든 것도 있었다.

자연해동 자체가 안되고 그대로 굳어있는 떡들도 있었다.

맛은 좋았다. 그러나 배송 상태가 이렇다면 상품이 되지 못한다.

한상자에 12개씩 들어있는 떡이 일괄적으로 딱딱하거나, 해동이 됐거나, 자연해동이 되도 딱딱한 채 그대로라면 그 원인을 찾기가 더 쉬웠을지 모른다.


만들어서 바로 먹으면 괜찮은데 급냉히고 택배작업을 한 것만 불량이 나오니 문제는 냉동때 발행하는 것 같았다. 해결 방법을 찾아 많은 이들에게 물어보고 방법을 바꿔보기도 했지만 정확한 원인을 찾지도 못했고 해결하지도 못했다.


온라인 판매만을 계획하고 시작한 터라 우리는 주위에 보이는 떡집처럼 다양한 떡을 만들 계획은 없었다. 그리고 오프라인 판매 자체를 염두해 두지 않았기때문에 시설 또한 그것에 맞지 않았다.

떡사업은 또다시 위기에 봉착했고, 설상가상으로 온라인 떡 판매는 “HACCP” (위해 방지를 위한 사전 예방적 식품안전관리체계) 시설을 갖춘 곳에서 하게끔 정책이 바뀌었다.

'HACCP인증' 컨설팅을 받은 결과 장소가 인증 받기 힘든 곳이었다.

그렇게 우리의 떡 사업은 시작만 열심히 하고 제대로 판매하기도 전에 접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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