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다시 피어나는 삶의 기록 1
문득 나는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문득의 날짜가 1월1일이었고, 막 12월 31일에서 1월 1일로 넘어가는 그 찰라의 순간이었고, 나는 새 다이어리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올해 내가 이루고 싶은 목표들,
눈으로 하나씩 흝고 내려가다 서서히 시야가 흐려져 시선을 멈췄다.
오래되어 쾌쾌하고 역겨운 냄새가 어디선가 밀려오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얼마나 지독한지 구역질이 날 것 같았다.
'나는 지금 이 시간에 뭘 하고 있는거지?'
'새해가 되었다고 어제의 삶과 오늘의 내 삶이 혹시 다를꺼라는 기대를 안고 있는거야?'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어, 니가 써내려간 새해 목표를 봐.'
'하나라도 제대로 이룬게 없잖아. 넌 올해도 이 모든 걸 이루지 못할꺼야.'
'더이상 기대하지도 말고 그냥 포기하고 살어.'
그래, 전혀 달라질 것 같지 않은 삶이었다.
아니 더 나빠질 것 같은 새해였다.
버티는 것이 오히려 어리석어보이는 인생이었다.
그러나, 그 순간 나는 포기 대신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 라고 생각했다.
그 생각이 내 인생을 바꾸기 시작했다.
그 당시에는 몰랐는데 돌이켜보니,
나는 그때 40이 되는 해였고, 작년에 아빠가 돌아가셨다.
이 두가지가 나를 포기하지 않게 만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 포기하지 않은 삶에서 내가 얻고 변한 것들을 글로 기록하려 한다.
나는 다시 나를 되돌아보며 마음을 잡는 시간으로,
누군가에게는 위로와 용기가 되는 시간이길 바라며 글을 적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