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다시 피어나는 삶의 기록1
100일동안 내가 목표로 삼았던 것은 오로지 '체중감량'이었다. 말 그대로 살을 빼는 것이었다. 식단과 유산소운동, 근력운동을 병행해가면서 무서운 속도로 체중을 감량해 나가자 내 몸은 변화를 맞이함과 동시에 한가지 문제점을 드러냈다.
그건 바로 배의 탄력감이었다. 세번의 출산 이후,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부풀어있던 내 배는 팽팽하게 바람이 채워진 풍선과도 같았다.
풍선을 최대한 커다랗게 불었다 바람을 빼고, 다시 불었다 바람을 빼고, 그 과정을 3번을 반복하고 다시 터질듯이 빵빵하게 바람을 채워놓은 상태가 딱 내 배의 상태였다.
그 풍선에 바람을 뺐다고 생각해보라. 풍선은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내 배는 쭈글쭈글 흘러내리고 있었다. 속도가 빨라도 너무 빨랐던 것이다.
처음 살이 빠질때는 그저 내 몸에 감사하는 마음뿐이었다.
"내가 너를 이렇게나 오랜 시간 방치해 두었는데도, 너는 내가 밉지가 않니?
나같음 삐지도 토라져서 어떤 부탁에도 어떤 노력에도 마음을 돌리고 싶지 않을 것 같은데,
너는 고맙게도 내가 운동을 하고 음식을 조절하니 원래의 너의 모습으로 돌아가려고 마음 먹어주는구나.
고맙고 또 고마워"
이 고마운 마음으로 모든 과정을 견뎠는데, 벗은 내 모습에서 배를 볼때면 의문과 함께 두려움이 밀려왔다.
내가 진정 원하던 것이 이것이 맞나?
이 몸을 원했던 거야?
옷을 입은 나의 모습은 무척 만족스러웠다. 내가 원하는 옷은 무엇이든 입을 수 있었으니깐.
그러나 벗은 내 모습에서 느끼는 그 감정은 애찬함이었다.
나는 한동안 만족감과 애찬함, 승리감과 패배감, 충만함과 허무함을 동시에 느꼈다.
그러다 어느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결과가 어떻든 나는 결과를 낸 사람이다.
나는 해낸 사람이고, 그건 충분히 칭찬을 받을 일이야.
이런 나에게 보상은 당연한 거야.
나는 생애 처음으로 바디프로필을 찍기고 마음 먹었다. 이 모습을 남기고 싶었다.
내가 노력하여 이루어낸 지금의 나를 남기고 싶었다.
가장 먼저 스튜디오을 예약했다. 촬영까지 몇달의 시간이 나에게 주어졌다.
지금처럼 운동과 식단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탄력을 잃은 모습이 걱정이 되었지만 그건 바디프로필 촬영이 끝나고 생각하기로 했다.
마음에 드는 컨셉을 찾았고(배가 취약점이니 그것을 가릴 수 있는 컨셉으로), 메이크업샵도 예약을 했다. 왁싱도 하고 네일도 받고 헤어도 했다.
처음인 것 투성이었지만 내 생애 첫 경험들이 나를 들뜨게 했다. 나는 생동감 넘쳤고 꿈틀꿈틀 살아 움직였다.
그리고 몇달 뒤, 떨리고 수줍고 부끄럽고 민망했지만 그런 모습은 전혀 드러내지 않고 당당하게 스튜디어 문을 열었다.
그리고 작가님과 사진을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