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다시 피어나는 삶의 기록1
결혼전에 나는 체질적으로 땀이 안나는 사람인줄 알았다. 아무리 더워도 쉽게 땀을 흘리는 일은 거의 없었고, 운동을 해도 땀이 잘 나지 않았다.
지금보니 나는 땀이 날만큼 움직이지 않았던 사람이었다.
나에게 하루 타고 3일을 기어다니게 만든 굴욕감을 준 스피닝은 그 공간에 있는 것 자체만으로 도파민을 분출하기에 충분했다. 심장이 쿵쾅거릴 정도로 울려퍼지는 음악과 스피닝 강사의 화려한 댄스 동작,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사람들, 이 모든게 흥겹고 흥분되었다.
다시 스피닝을 등록한 날, 솔직한 마음은 나도 저들처럼 잘 타고 싶었다.
바이크 위에 서 있는 것 만으로 다리가 후덜거리는 사람이 아닌, 강사의 동작을 똑같이 따라하며 땀을 흘릴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러나 바이크 위에서 움직일때마다 혹시 내 무게에 바이크가 넘어가지는 않을까 불안감이 들만큼 내 몸은 거대했다. 페달 위에 올려져 엄청난 무게를 지탱하고 있는 발을 볼때면 미안한 마음마저 들었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며 그들처럼 되고자 노력했다.
조심스럽게 바이크 위에 서서 따라할 수 있는 동작은 따라하고 숨이 차면 조금 쉬었다 다시 일어나 따라해보기를 반복했다.
그러나, 그렇게 열심히 따라하는데도 내 숨은 여전히 헐떡였고, 바이크 위에 서 있는 두 다리는 후덜거렸다.
맨 뒷자리 바이크에 앉아 거친 숨을 고르며 다른 회원들이 신나게 타는 모습을 수업이 마칠때까지 물끄러미 바라보는게 내가 할수 있는 전부였다.
"나도 잘하고 싶은데, 너무 힘들어. 아무리 잘하려고 해도 잘 되지가 않아. 나도 잘하고 싶어."
나는 저녁 식사 자리에서 남편에게 하소연을 했다.
"매일 꾸준히 하면 우리 몸은 20%씩 성장한데,
발전한다는 거야.
그러니깐 다음번에는 숨이 차서 주저 앉고 싶을때 몇 번만 더 발을 굴려봐. "
이런 나에게 남편은 요즘 열심히 하고 있으니 분명 조금씩 성장하고 있을거라고 말해 주었다.
나는 그말을 믿어보기로 했다.
다음날 바이크 위에 올라선 나는,
내 몸은 20% 성장했어.
아니 0.2%라도 상관없어.
분명히 어제보다는 성장해 있을꺼야.
그러니깐 딱 한마디 정도는 더 탈 수 있는 능력이 분명히 내 안에 있어.
그날 나는 숨이 목구멍까지 차서 도저히 더이상은 발을 굴릴 수 없다는 생각이 들때, 속으로 이렇게 외치며 딱 한마디만 더 탔다.
그 이후에도 나는 어제보나 0.2%는 성장했으니 조금은 더 탈 수 있다고 스스로에게 주문을 외우며 한마디씩 늘려나갔다.
내가 바이크 위에 서서 동작을 하는 동안 땀은 비오듯 쏟아졌고, 나는 그 땀이 마냥 좋았다.
뿌듯했다.
내 노력으로 흘리는 땀은 냄새도 안나는것 같았고, 찜찜함보단 상쾌함을 안겨주었다.
내가 흘리는 땀만큼 나의 지방이 타고 있다고 생각했다.
땀을 훌리는 기분이 이런거구나, 나는 땀에서 묘한 해방감을 느꼈다.
한번 이 해방감을 맛보고 나니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어떤 일이 생기거나, 운동을 쉬는 일은 없었다. 그 무엇도 이 해방감을 방해할 수는 없었다.
지금까지는 꾸준히 운동하는 사람은 나와는 다른 별에 사는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내가 이젠 다른 별 사람이 되어 가고 있었다.
나는 그것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유산소로 흘리는 땀 말고, 무산소로 흘리는 땀은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가만히 서서하는 운동에서 이렇게나 땀을 흘릴 수 있다는 것이 처음에는 신기했다.
나는 습득력이 뛰어난 사람이 아니었다.
하나하나 일일이 세세하게 설명을 해줘야지만 그 한동작이 가능했다.
나는 누구나 처음에는 나와 같은 줄 알았다. 그러나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나는 괘 많이 둔한 사람이었다.
어디에 어떻게 힘을 줘야하는지 알지 못했고, 방법을 알려줘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상체에 신경을 쓰면 하체가 흐트러지고 하체에 신경을 쓰면 상체가 무너졌다.
서툴고 느려터졌지만 나는 헬스 또한 열심히 했다.
나중에는 뭉침에서 오는 고통을 즐거워하는 변태?가 됐을 정도로 나는 운동에 빠졌고, 땀이 주는 해방감의 쾌락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