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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집우주 Sep 20. 2019

시작하기에 앞서

저는 개를 키우고 싶지 않은데요

혁구는 서울혁신파크(이하 혁신파크)에서 살고 있는 개다. 여느 백구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유독 다리가 짧고, 등과 꼬리, 귀와 다리 곳곳이 누렇다. 혁구는 낮에는 혁신파크에 입주해 있는 크리킨디센터(서울시립은평청소년미래진로센터)에서 머물며 혁신파크를 앞마당 삼아 놀고, 밤에는 근처 동네 주민분 집에서 잔다. 혁구는 사람들과 함께 살기 시작한 2018년 10월부터 이렇게 매일 ‘출퇴근’을 하고 있다. 


이 글은 혁구와 함께한 일 년여의 기록이면서 ‘개알못’이었던 내가 혁구를 만나서 알게 된 것에 대한 이야기다. 개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기본적인 정보도 있고, 혁구를 만나고 나서야 비로소 눈에 들어오게 된 개들에 대한 나의 느낌과 생각, 개뿐 아니라 나아가 동물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태도와 자세에 대한 나의 고민도 담겨 있다. 어느 누구에게는 비슷한 경험에 공감할 수 있는, 또 어느 누구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체험 같은 생경한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여러 의미를 늘어 놓게 되는데, 그저 내 삶의 일부를 기록한 일기일 뿐이니 편하게 읽힌다면 좋겠다. 


서울혁신파크를 가 보지 않았다면 '작은 캠퍼스'를 떠올리면 좋다. 서울혁신파크는 사회혁신의 거점으로서 조성된 곳으로 은평구 녹번동에 위치해 있다. 2010년 말 질병관리본부가 충북 오송으로 이전한 자리에 들어선 서울혁신파크의 한 편은 북한산 자락과 맞닿아 있고, 축구장의 열 배쯤 되는 대지에는 테니스장이었던 넓은 공터와 작은 숲 등이 있어 서울에서는 드물게 낮은 스카이라인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옛날 벽돌 건물부터 신축 건물까지 열댓 동의 건물에는 서울시 기관과 중간지원조직, 사회혁신기업 등 여러 단체가 모여 있으며 혁구가 출근하는 크리킨디센터는 공유동 건물에 입주해 있다.

 

서울혁신파크 뒷산. 혁구는 산책할 때 이 자리에 가장 오래 앉아 있다. ⓒ bich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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