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형 인간.
새벽 일찍 일어나 다른 사람들보다 하루를 조금 더 빨리 시작하는 사람들, 조금 더 확보한 2~3시간을 통해 자기개발을 하거나 건강 관리를 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런 생활습관을 자신만의 루틴으로 만들어 어제의 나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내가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는 사람들은 다들 나름의 이유가 있다.
조깅을 하거나 다른 운동을 할 수도 있고, 책을 읽을 수도 있고, 남들보다 조금 일찍 회사에 출근해 일할 수도 있고, 학업을 위해 공부를 할 수도 있다.
어떤 이유에서든 그들은 모두 '새벽형 인간'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새벽에 일어나 무언가를 한다는 의미에서 (요즘의)나 역시 '새벽형 인간'으로 명명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새벽에 내가 하는 활동을 대표하는 단어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새벽작문인간'
새벽에 일어나 글을 쓰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이렇게 지어봤다.
그 이른 시간에, 그날의 태양이 얼굴을 보이기 전부터 나의 내면에 깊이 몰입하는 것.
새벽시간에 하는 다른 활동과 명확히 차별화되는 부분이었다.
글을 쓴다는 것은 다른 실천행동들과 명확히 다른 느낌을 내게 준다. 어떤 주제를 정하고 그 주제에 대해 내가 가진 생각을 담아 글을 써 내려가기 위해선 나의 머릿속과 가슴속으로 깊이, 더 깊이 들어가야 한다.
마치 얕은 물 위에서 물장구를 치다가 깊은 바닷속에 있는 보물을 찾아가기 위해 Deep Dive를 해야 하는 느낌이 든다.
두 글자로 표현하면 '몰입'이라 할 수 있다.
깊은 몰입의 상황에 다다르면 신비한 일들이 일어난다. 평소에 그냥 지나칠 수 있을 글귀나 사물에서 무언가 나만의 기발한 생각들이 꿈틀거린다. 과거의 기억 속에 묻혀 있던 예전의 경험들이 눈 앞에 보이는 글귀와 사물과 융합하여 새로운 문장들을 만들어낸다.
몰입의 상태에서 써내려간 글들을 얼마 뒤 다시 꺼내어 읽어보면, '내가 이런 생각을 했구나', '내가 이런 글을 썼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될 때가 있다. 어떤 글들은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로 부끄러운 글도 있고, 또 어떤 글들은 스스로 대견스럽다 느껴지는 글들도 있다. 글을 쓸 당시에는 마음 가는대로 손가락 움직이는대로 써내려간 글이었지만, 나중에 다시 돌아보면 생소해보이는 것은 신기한 일이기도 하다.
새벽은 이런 몰입을 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
어두운 창 밖과 대비되는 밝은 방 안,
지저귀는 새도 없고, 시동을 거는 차도 없고, 시끌벅적 놀기 바쁜 어린이들도 없는 적막한 시간,
울리지 않는 휴대폰,
새근새근 자고 있는 아이,
수면을 취하고 충분히 회복된 나의 정신,
모든 것이 나의 몰입을 위해 우주가 셋팅해놓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