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미친듯이 검색해본 바로는, 아이는 척추측만증인듯 했다. 교정기를 착용할 수도 있고 운동으로 교정이 가능하다고도 하고 수술을 해야할 수도 있고...쏟아지는 각종 정보가 믿기지않아 아득해졌다. 일단 병원에 가보기로 했다. 우리 셋은 조금 커보이는 집 근처 정형외과로 향했다. 어떤 얘기도 꺼내기 어려울 만큼 마음이 무거웠지만, 사실은 괜찮다는 얘기가 간절히 듣고 싶었다.
의사선생님이 먼저 아이의 등을 보았다. 제일 먼저 한 얘기는 지금까지 모르셨어요? 였다. 네, 제가 애미인 주제에 몰랐어요...굳이 변명을 하자면 아이는 혼자 씻는데다 코로나 이후로는 사우나나 수영을 같이 갈 일도 없어서 정말 몰랐어요...하지만 그게 다 무슨 소용인지. 결국 나는 아이가 아플때까지도 전혀 몰랐는걸.
엑스레이를 찍고, 허리가 아프다 하여 물리치료를 받게 하고 선생님이 다시 남편과 나를 불렀다.
척추가 많이 휘었어요. 각도가 50도가 넘습니다. 아마도..수술을 고려하셔야 할 것 같아요. 큰 병원으로 가보세요.
엑스레이 속 아이의 상태는 더욱더 심각해보였다. 믿기 어려울 정도로 구불구불 휘어있는 척추와 틀어진 쇄골, 골반..50도 라는건 척추가 올바를때와 비교했을 때 기울어진 각도인데 50도가 넘는건 굉장히 심각한 거라 하셨다. 진료의뢰서를 써줄테니 얼른 큰 병원으로 가라고 하시며 아산병원에 수술 잘하는 교수님이 계신다고 알려주셨다. 이제 어떻게 해야하지? 수술을 해야한다고? 그것도 척추수술을? 그건 괜찮은건가? 그냥 지내면 안될까? 무수히 쏟아지는 불안과 걱정때문에 숨이 턱 막혔다.
그리고 집에 와서...나는 그만 주저앉아 큰소리로 울고 말았다.
이사와서 그림을 걸며 정말 좋았는데,... 이제 그런 소소한 행복 따위는 앞으로 절대 없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