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무기력했었어. 무슨 일이 있었던 건 아냐. 그냥 다 귀찮았어. 그래, 그저 게을렀던 거지. 근데 나라도 날 감싸줘야 하니 무기력증이라고 치자. 왜 또 찡찡거리냐고?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잘 모르겠어. 요즘 뭔가 길을 헤매는 기분이거든. 돈 몇 푼 벌어보겠다고 출근은 하는데 뭔가 나아질 거란 희망은 없고, 준비된 게 너무나 없는데 다시 또 이직을 반복하고 있으니까. 이번에는 좀 다를 거라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달라지지 않는 내 모습에 한숨이 푹 나오고 말았어. 이 정도면 프로방황러가 아닐까.
이런 상태에서 도저히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잘 안 들더라고. 내가 또 부질없는 데 시간을 쓰고 있는 건 아닐까 싶어서. 돈, 돈, 돈. 돈도 안 되는 일에 너무 마음을 쓰는 거 같은 거야. 이런 부질없는 생각 말고 뭔가 생산적인 일을 해야 할 텐데. 막상 몸으로 움직일 생각도 없으면서, 부정적인 생각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는 거지.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은 채 하루를 흘려보내면서, 무책임하게 내일은 뭔가 달라지길 바라는 심보로.
그런데 이제는 이런 내 모습에도 슬슬 지치더라. 이래서 이건 안 되고, 저래서 저건 안 되고. 당장 머리 아픈 일을 회피하려는 변명들. 그런 변명들을 하나하나 줄여가고 싶었던 거야. 그동안 너무 안일했던 부분은 하나씩 고쳐나가고, 미뤄뒀던 일들은 지금부터라도 시작해 보려고. 너무 늦었다는 생각에 거들떠보지 않았던 일들,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미뤄두었던 공부들, 어차피 푼돈 모아봤자 소용없다는 안일함에 망가졌던 소비 습관까지. 하나하나 다시 뜯어보고, 차근차근 바꾸어나가려고. 일단 그동안 멈췄던 글쓰기부터, 하루에 한 시간 달리기부터 해 보는 거야.
그렇게 작은 한 가지 한 가지를 더해가면, 나도 언젠가는 바뀔 수 있지 않을까? 당장 해결해야 할 삶의 과제에 눈 돌리지 않고, 좀 더 치열하게 부딪힐 수 있지 않을까? "남들이 얼마나 잘 살고 있느냐"보다 "내 삶을 어떻게 채워가야 할까?"에 더 초점을 두고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만일 너도 미치도록 네 모습을 바꾸고 싶다면, 나와 함께 한 걸음 내디뎌보는 건 어때. 이제부터 네가 하려는 일이 남들이 보기에는 작아 보여도 말이야. 그런 작은 실천들이 조금씩 모여서 삶의 방향을 잘 잡아줄 거라 믿거든.
네 삶에서 오롯이 빛나는 항성인 네게. 넌 정말 뭐든지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말을 꼭 전하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