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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동고양이 Aug 27. 2021

상대를 아니 나를 믿나요?

난 항상 너를 응원해라는 말은 진짜일까?

누군가의 말을 들어주고 얘기해 준다.


"언니! 나 아이 어린이집 문제로 마음이 무거워!" 하며 나보다 몇 살 어린아이 엄마가 나를 가끔 찾아온다.


어린이집 문제지만 듣다 보면 엄마의 마음에서 걸림돌이 크다. 이야기 중에 알게 되기도 하고 상대 엄마가 일 깨우치기가 어려운 경우도 있다. 이미 문제점을 멀리 온 경우는 부모가 모른척할 수도 있다. 그렇게 엄마들은 하소연하는 경우부터 마음 무거움의 실마리를 하염없이 수다로 풀다가 그저 유쾌한 아기 엄마로 돌아오는 경우도 있다.


그럼 정작 내가 힘들 때 찾는 곳은 있나? 없다. 정작 나는 수다든 만남이든 풀어낼 대가 없는 경우다. 그때마다 찾는 곳이 있다. 남편이다. 머리 복잡하고 가슴이 답답해 해결이 안 나는 문제를 가지고 난 꼭 남편한테 장황하게 소개한다. 정작 남편한테 한 보따리 풀어놓지만 말을 하는 과정에서 문제 해결이 나는 경우도 많다. 대화 속에서. 서로 풀어가다 보면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한다.


남편은 절대적 지지자다. 언제든 엄마인 내가 하는 것은 무조건적 믿는 사람이고 아이들한테 미안하거나 고민이 생길 때는 연락 없이 남편에게 호출을 한다. 항상 자책하지 말라고 그럴 이유가 전혀 없음을 강조한다.



© zacdurant, 출처 Unsplash





내가 누군가에게 항상 힘이 된다는 건 나를 성장시키는 일이다. 글쓰기도 그렇고 그랬으면 좋겠고 그럴 것이다. 마음이 복잡한 지금은 어떤 일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그저 오늘 하루를 보낸다. 시간이 지나 일주일이 지난 지금 이 글을 이어 쓰는 지금의 시간은 내가 누군가를 믿어 주고 있는지 하는 질문을 해본다. 오늘 아침 아이와의 대화에서 나는 힘들었다. 요즘 나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17살의 아들과의 대화다.


이 질문의 글을 이어가는 나는 일주일 전과 마음이 상당히 달라있다. 내가 무언가에 집중하는 것도 불편해하는 마음의 상태도 아차 하고 정신이 차려지는 순간이기도 하다. 마음 상태가 불안정할수록 현실을 바라보는 것이 더 적나라할 수 있다. 내가 무엇이 중요한지 잊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나를 멈추게 한다.


내 마음의 심적 갈등이 나를 괴롭히는 것이다. 누군가가 나를 그렇게 만든 것도 그렇게 하는 것도 아니다. 내가 선택한 마음의 갈등들이고 내가 만든 지금의 상황이란 것도 잘 알기에 앞으로가 두려움이라 내가 더 뾰족했었다.


누군가를 믿어준 다는 건 어쩌면 내가 나를 믿고 있는 전제가 기본이라야 아주 간단한 것 같다. 내가 나를 믿지 못하니 상대를 더욱 마음 깊이 믿지 못한다는 것을 오늘 일깨우게 됐다. 상대의 말과 행동 눈빛 온기에서 나는 그저 삐딱한 체 바라만 봤고 돌아서서 후회해도 다시 돌아서면 나의 온기는 사라진 대화였다. 상대가 힘들어하는 지점을 믿고 기다려준다는 것 어렵다. 해보니 그렇다. 그저 시간이 지나갈 뿐이었다. 말로는 기다린다 그저 시간이 지나면 그렇지 않겠지 하는 것도 나를 애써 포장하는 말들 뿐이었다. 때로는 그저 마냥 시간이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일 거야? 하며 기다려 볼까? 믿는다는 것도 기다리는 것도 억지로 되는 것은 아니기에 비겁하게 이 시간이 지나가길 바라기도 한다.



상대가 힘들었을 때 내가 믿어준 적이 있나요? 하고 질문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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